[현장] 유인촌 “내년에는 독서분야 예산 늘도록 정리 중”
[현장] 유인촌 “내년에는 독서분야 예산 늘도록 정리 중”
  • 김병주 기자 (kbj1218@the-pr.co.kr)
  • 승인 2024.04.2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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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세계 책의 날 맞아 광화문에서 ‘더 많은 책, 더 넓은 세계’ 행사
유인촌 장관 “복제 영상 시대 책도 진화해야…독서 예산 확대할 것”
장강명·김민영 “책모임으로 교류하고 단행본 구매하며 기쁨 누리길”
환영 메시지 시간 이후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 낭독회에 나선 배우 황정민(왼쪽)과 유인촌 장관.
문체부가 4월 23일 ‘세계 책의 날’을 맞아 광화문에서 개최한 ‘더 많은 책, 더 넓은 세계’ 독서문화행사에서 환영 메시지 시간 이후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 낭독회에 나선 배우 황정민(왼쪽)과 유인촌 장관.환영 메시지 시간 이후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 낭독회에 나선 배우 황정민(왼쪽)과 유인촌 장관.

더피알=김병주 기자 | 마음이 자라니까, 그래도 책을 읽습니다

독서 지표가 지속적으로 하락 중이다. 성인 10명 중 6명은 지난해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18일 발표한 ‘2023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잡지나 만화를 제외한 일반도서를 1권 이상 읽거나 들은 성인의 비율은 43%, 종합독서량은 3.9권이다. 2021년에 비해 4.5%p, 0.6권 줄어든 숫자다.

독서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 성인들은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24.4%)라 답했다. ‘책 이외 매체(스마트폰·TV·영화·게임 등)를 이용해서’(23.4%)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독서 목적으로는 ‘마음의 성장(위로)을 위해서’(24.6%)라 답한 성인이 가장 많았다.

마음의 양식인 책이 주는 유익함과 기쁨을 강조하는 곳은 많지만, 우리를 유혹하는 다른 매체를 제쳐두고 부족한 시간을 할애하여 책을 읽는 데엔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독서의 중요성을 다시금 상기시키기 위해 나선 사람들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인 4월 23일 오전 광화문 광장에 대형 책 모형들이 줄 지어있다. 사진=김병주 기자.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인 4월 23일 오전 광화문 광장에 대형 책 모형들이 줄 지어있다. 사진=김병주 기자.

장미와 함께한 나눔…“정부 역할은 작가-유통 이르는 시스템 정리”

문체부는 23일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약칭 세계 책의 날)’을 맞아 광화문에서 ‘더 많은 책, 더 넓은 세계’ 독서문화행사를 진행했다.

1995년 유네스코가 제정한 세계 책의 날은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 책과 장미를 교환하던 세인트 조지의 날(Saint George's Day)과 1616년 세계적인 작가 세르반테스와 셰익스피어가 사망한 날에서 유래한다.

이날 낮 12시 세종라운지(세종문화회관 1층)에서 유인촌 문체부장관과 출판계, 도서관계 관계자들이 책과 장미를 하나씩 선물하면서 책을 나눔 받으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건물 바깥까지 이어졌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에서 두 번째)과 관계자 일동이 시민들에게 책과 장미를 나눠주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에서 두 번째)과 관계자 일동이 시민들에게 책과 장미를 나눠주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날 선물한 책들은 문체부의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 세종도서 지원사업을 비롯해 출판계와 도서관계의 추천을 받은 다양한 분야의 서적으로 구성됐다.

유인촌 장관은 환영메시지를 통해 “사람을 궁리하게 하는 것이 책”이라며 “다른 여러 가지 형태의 예술도 우리가 간접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지만, 책은 읽는 사람이 상상의 폭을 펼칠 범위를 더 넓게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 장관은 “SNS를 통해 제약 없이 퍼지는 쇼츠가 만연한 ‘복제 영상 시대’의 환경은 변화할 수 없는 법칙”이라며 “책이라는 것 자체도 시대적인 변화에 따라서 더 진화해야하고, 작가와 출판업자 등 관계된 모든 분들이 변화를 따르기 위한 고민을 더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독서를 장려하는 정책에 어떤 것이 있을 수 있냐는 질문에 유 장관은 “정부가 할 일은 단순히 독서율을 올리는 것보단, 좋은 작가가 나오고 출판사가 좋은 책을 골라 출판해 판매·유통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정리해주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작년의 긴축 재정으로 독서 분야 예산이 줄어든 데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고 언급한 유 장관은 “출판, 작가, 서점, 도서관 등의 분야가 확실히 회복할 수 있도록 예산을 다시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리를 하고 있고, 관계자들과 계속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진 낭독회에서는 명품 배우 황정민과 유 장관이 각각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일부 대목을 낭독했다. 유 장관은 황정민 배우가 주연을 맡은 7월 장충동 국립극장 ‘맥베스’ 공연을 기대해달라며 자리를 훈훈하게 마무리지었다.

‘미리보기로 구매 판단, 단행본으로 읽는 습관’ 같이 읽기 꿀팁 나눈 연사들

‘책 읽는 일상의 기쁨’을 주제로 한 북토크에서는 김민영 숭례문학당 이사와 장강명 소설가가 연사로 나섰다. 두 연사는 ‘이전처럼 책이 읽히지 않는 시대’를 돌파하고 재미를 회복하기 위해 ‘함께 읽는 책모임’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책 읽는 일상의 기쁨'을 주제로 한 북토크 세션 연사로 나선 김민영 숭례문학당 이사(왼쪽)와 장강명 소설가(오른쪽).
'책 읽는 일상의 기쁨'을 주제로 한 북토크 세션 연사로 나선 김민영 숭례문학당 이사(왼쪽)와 장강명 소설가(오른쪽).

“책 읽는 사람에게는 다른 생각, 다른 책으로 나아가게 해줄 책모임의 자리가 절실하다”고 말한 김민영 이사는 “같이 책을 읽다보면 책 맛도 훨씬 깊어질 뿐만 아니라, 책이 안 읽힐 때 그 이유와 다른 사람들이 즐기는 부분을 알기 위해서라도 책모임은 필요하다”며 “대화하면서 동질감과 소속감을 느끼는 것도 굉장히 자신감을 갖게 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상 속에서 틈틈이 독서의 즐거움을 누릴 방법에 대해서 장강명 작가는 “휴대폰 첫 화면을 전부 전자책 아이콘으로 채웠다”며 “길을 가며, 혹은 자기 전 연예인 기사나 쇼츠를 볼 찰나의 시간에 한두 페이지라도 읽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이사는 “온라인 미리보기를 활용해 장바구니 가득 담아놓은 책들을 보면 실제로 해당 도서를 구매할지 말지 판단할 수 있는 점이 좋다”고 덧붙였다.

독서 지표가 점점 떨어지는 세태에 대해 장 작가는 “한탄하는 데엔 한계가 왔다”며 책을 발견하는 흥미를 되찾는 이야기에 주력했다.

그는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으려면 처음부터 그런 음식 위주로 구매해야하듯, 가치를 검증받은 정보가 맥락에 따라 논리적으로 갖춰진 ‘단행본’을 통해 읽는 습관을 들이고 나니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의식했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책을 고르는 방법에 대해 김 이사는 “미디어에서든 주변에서든 누군가 책을 추천하는 한 마디에 귀 기울이는 때가 매우 소중하다”고 밝혔고, 장 작가는 “추천을 받지 않아도 백화점 돌아다니듯 도서관에서 아무 책이나 빌리다보면 안목이 생긴다”는 의견을 표했다.

오후 1시부터 야외에서 진행된 책드림 행사에서 책을 읽고 있는 시민들.
오후 1시부터 야외에서 진행된 책드림 행사에서 책을 읽고 있는 시민들.

한편 이날 오후 1시부터 광화문 해치마당에서 진행된 책드림 행사에서도 책을 받으려는 시민들이 줄을 이었다. 매년 4월 23일 열리는 세계 책의 날 행사를 넘어 더 많은 사람들의 일상의 저변에 독서가 자리 잡을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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