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4 : 시리즈의 미래를 보여주다
범죄도시4 : 시리즈의 미래를 보여주다
  • 성장한 (sickarl@gmail.com)
  • 승인 2024.05.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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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칼의 PICK THE CULTURE] 범죄도시 시리즈

한국 관객들 수준이 높아져 눈높이 맞추기 어려워졌다고?
범죄도시만큼 만들라는 것이 대단한 요구는 아니지 않나
관객 니즈 읽고 거기에 확실하게 보답…안전자산의 반열
주요 캐릭터
범죄도시4 주요 캐릭터 포스터 부분 모음

더피알=성장한 | 코로나19가 사그라지던 2022년에 범죄도시의 첫 후속작이 나왔다. 전작으로부터 5년만의 후속작이었다.

이후 1년 텀으로 계속 후속작이 나오고 있다. 나올 때마다 천만 관객을 넘기면서 말이다.

한국 영화 역사상 이렇게 성공한 시리즈물은 없었다. 그런데 1년마다 속성으로 찍어내는 영화가 그것을 해내고 있다.

범죄도시 시리즈가 이렇게 연속적으로 흥행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2015년작 베테랑을 만든 류승완 감독의 2006년작 짝패의 영어제목은 City of Vioence. 폭력도시였다.
류승완 감독의 2015년작 베테랑보다 한참 앞선 2006년작 짝패의 영어 제목은 City of Vioence(폭력의 도시)였다.

범죄도시는 1편이 개봉했던 2017년 기준으로도 그다지 신선한 영화는 아니었다. 범죄도시보다 2년 더 빨랐던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도 범죄도시와 유사한 컨셉과 플롯을 가지고 있었다.

흥행에서도 베테랑이 훨씬 앞섰다. 베테랑은 범죄도시 1편보다 약 2배 정도의 관객을 동원했다.

후속작이 이어지지 않았다면 범죄도시는 베테랑보다 덜 흥행한 형사물 중 하나로 기억됐을지도 모른다.

베테랑은 1편 개봉으로부터 9년 만인 올해 2편 개봉이 예정돼있다. 국내 시리즈물 최초로 칸영화제 공식 초청을 받았다.
베테랑도 1편 개봉으로부터 9년 만인 올해 마침내 후속작이 나온다. 베테랑 2편은 국내 시리즈물 최초로 칸영화제 공식 초청을 받았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흥행은 경쟁작이나 환경을 고려하면 더욱 경이롭다.

2022년에는 한국 역대 박스오피스 1위인 ‘명량’의 후속작과 전세계 박스오피스 1위인 ‘아바타’의 후속작이 개봉했다. 톰 크루즈 커리어 최고점인 ‘탑건: 매버릭’도 있었다. 범죄도시2는 이 영화들을 모두 제치고 2022년 한국에서 가장 흥행한 영화가 됐다.

2023년은 한국 영화 멸망의 해였다. 흥행한 한국 영화는 단 3개뿐이었는데, 범죄도시3는 이번에도 크게 성공하여 2023년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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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촬영 현장 스틸
액션 촬영 현장 스틸


범죄도시 시리즈가 흥행만큼 좋은 평을 받는 것은 아니다.

1편이 대단히 반향적인 작품이 아니었음에도 시리즈의 고점으로 여겨지고 있고, 신작이 나올 때마다 전작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항상 따라다닌다. 호평을 내리는 관객들조차 시원하게 칭찬만 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개봉 영화 중 살아남는 것은 결국 범죄도시였다.

이 정도 창살 쯤은...
이런 창살 쯤은...

최근 한국 영화의 부진에 대해 논할 때, 한국 관객들의 수준이 높아져 눈높이를 맞추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있다.

일리가 없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 강력한 반례가 바로 범죄도시 시리즈 아닐까.

범죄도시 정도의 퀄리티만 갖춰도 관객들은 기꺼이 돈과 시간을 지불한다. 범죄도시만큼 만들라는 것이 대단한 요구는 아니지 않나.

한국 영화계는 범죄도시보다 못한 영화들을 만든 것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범죄도시의 훌륭한 점은 관객의 니즈를 읽고 거기에 확실하게 보답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충실한 한국 영화가 얼마나 있었는지 생각해 보자.

많은 영화들이 욕심을 부려 무리수를 두거나, 관객을 얕보고 건성으로 넘기려 한다.

범죄도시는 관객들이 요구하는 것 이상의 욕심을 부리지도 않고,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치열하게 변주한다. 부분적으로는 실패하는 쇼트들이 있지만 차린 것이 많으면 관객들은 너그럽게 넘어간다.

그렇게 범죄도시는 자신의 길을 지켜 왔다.

감독과 주연
허명행 감독과 영화의 주연이면서 기획과 제작, 각색을 맡은 배우 마동석

범죄도시 시리즈에도 위기가 있을까?

나는 위기가 될 뻔한 순간이 이번 4편이었다고 본다.

전작인 3편이 1, 2편에 비해 현저히 낮은 평을 받았다. 그 와중에 4편에서 또 감독이 신인으로 교체되었다. 그런데 새 감독의 데뷔작이 ‘황야’였다.

황야는 범죄도시의 유사품이면서도 범죄도시 시리즈의 강점은 이식하지 못한 결과물로 실망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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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배운 것이 없다면, 타이틀을 받는다고 정체성도 같이 물려받을 거라 기대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우려 끝에 대면한 범죄도시4는 ‘황야’가 아니라 ‘범죄도시’였다.

황야를 만든 감독도 범죄도시를 잡으니 이 정도의 결과물이 나왔다.

이건 프로덕션이 충실히 작동한다는 의미일 것이고 범죄도시 시리즈의 진짜 저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범죄도시는 안전 자산의 반열에 오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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