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까지만 해도 레몬소주와 체리소주, 폭탄주가 화제였다. 안타깝게도 둘 다 오랫동안 사랑 받지는 못했다. 소주에 주스분말과 사이다 등 이것 저것 막 섞은 레몬소주는 머리가 아프고 쉽게 물려 서서히 인기가 시들었다.

군대와 정치문화의 사생아인 위스키 폭탄주 역시, 즐거움보다는 위계질서의 의식적 성격이 강하고 맛도 독해 상상만으로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2000년대에는 소주와 맥주를 혼합한 소맥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소맥은 소주의 짜릿함과 맥주의 시원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인기를 더했다.
 

게다가 베이스 술인 소주는 위스키에 비해 알코올 함량이 절반 이하여서 이튿날 숙취에 대한 부담도 적었다. 특히 언제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고, 가격마저 저렴해 다양한 계층의 사랑을 받았다.

근래 들어 이색적인 원료가 칵테일의 파트너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바로 청정원의 ‘마시는 홍초’다. 석류, 복분자 등 천연과실로 만든 홍초는 새콤달콤한 맛으로 술의 풍미를 돋운다.

더불어 유기산을 함유해 근육에 쌓인 피로물질을 분해해주고,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올리고당도 들어 있어 건강지향적인 느낌도 준다. 특히 다양한 제조법과 스토리텔링으로 술자리의 사랑을 모으고 있다.

단, 너무 무리해서 마시지는 말자. 맛있다고 과음하다가 한 방에 ‘훅’ 가는 사람들 많이 봤다.

#칵테일1. 블러디 키스(Bloody Kiss)

유래: 귀한 것을 '피 같다'고 표현한다. 소주를 마시다 보면 피 같은 홍초와 입맞춘다고 붙여진 이름. 하지만 맛있다고 무리하면 그 피를 토해낼 수도 있다.
재료: 소주, 마시는 홍초(석류)
제조법: 소주잔에 소주를 35% 정도 따른다. 소주잔을 기울여서 마시는 홍초를 붓는다. 따른 소주량의 25% 가량을 천천히 따른다. 천천히 조심스레 따를수록 아래쪽에 깔린 홍초의 층이 또렷하고 진해진다. 홍초층이 또렷할 수록 우수한 실력 
맛: 첫 맛엔 소주의 짜릿함이 느껴진다. 뒤끝에 오는 소주의 쓴 맛을 홍초의 새콤함이 덮어준다.

#칵테일2. 초주연

유래: 홍초와 술이 어우러진 연못, 홍초와 술의 인연이라는 의미
재료: 소주, 맥주, 마시는 홍초(석류)
제조법: 맥주잔에 소주 반 잔을 따른다. 맥주잔의 35% 정도까지 차게 맥주를 붓는다. 홍초를 천천히 따른다. 전체 따른 술의 15~20%가 적당하다. 황색 맥주와 붉은빛 홍초가 어우러져, 노을 진 가을 석양을 연상케 한다. 
맛: 칵테일바의 저알콜 칵테일 맛. 부드럽고 새콤달콤하다.

 

#칵테일3. 초주검
유래: 초주연을 튜닝해 마시다가 초주검이 될 수 있다. 
재료: 소주, 맥주, 사이다, 마시는 홍초(석류) 
제조법: 맥주를 부을 때까지는 초주연과 같다. 사이다를 소주 반 잔 만큼 따른다. 홍초를 초주연의 비율로 따른다. 
맛: 초주연보다 산뜻하고 상큼한 맛. 하지만 탄산 때문인지 개인적으로 약간의 숙취를 느껴 맛 배기 정도로만 권한다.

#칵테일4. 크림슨 & 아이보리(Crimson & Ivory)

유래: 진홍빛 홍초와 상아빛 막걸리의 조화 
재료: 막걸리, 마시는 홍초(석류) 
제조법: 블러디 키스와 같다. 소주만 막걸리로 대체. 
맛: 막걸리는 술 중 드물게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다. 단백질과 홍초가 만나면 살짝 응고가 이뤄지며 요플레 같은 맛이 난다. 일본 여성들을 녹이는 비밀병기다. 






※ 독자 여러분들의 맛있고 기발한 '소맥' 등 톡톡튀는 폭탄주 제조법을 아래 댓글로 공개해 주세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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