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걱정인형’으로 매출 쑥↑
메리츠화재, ‘걱정인형’으로 매출 쑥↑
  • 박주연 기자 (jooyun4972@the-pr.co.kr)
  • 승인 2012.04.05 14: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0주년 맞아 토종 보험사 정체성 회복

[The PR=박주연 기자] “그 인형 하나 사고 싶어요.”, “인형 좀 구할 수 없나요?”
인형에 대한 문의 전화가 하루에도 수십 통씩 걸려온다. 인형회사에서나 일어날 법한 이 상황은 다름 아닌 보험회사인 메리츠화재 고객 상담실의 이야기다. 작년 7월 출시 이후 메리츠화재의 걱정인형 캐릭터는 가히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소비자들의 엄청난 호응 뿐 아니라 업체들로부터 캐릭터를 활용한 콘텐츠 사업 러브콜까지 밀려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 이렇게 공전의 히트를 친 ‘걱정인형’을 만든 주인공, 메리츠화재의 브랜드전략팀에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걱정 해주는 인형, 걱정 덜어주는 보험업과 딱!

걱정인형 캐릭터는 과테말라의 전설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걱정이 있을 때 베개 밑에 인형을 넣고 자면 그 인형이 걱정을 대신 가져간다는 내용이다. 10여개의 광고 시안 중 보험업의 특성과 가장 잘 부합하고, 온오프라인 상에서의 홍보 활동에도 적합할 것이라는 판단에서 선택된 것이 바로 이 걱정인형 기획이었다.

브랜드전략팀은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메리츠의 철자인 ‘M·E·R·I·T·Z’를 각각 이니셜로 삼아 ‘메리, 에코, 라라, 인디, 타타, 찌지리’라는 이름의 걱정인형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그 위에 보험이라는 옷을 덧입혔다. 인형마다 담당하는 걱정 분야를 부여해 보험 상품과 연결 지은 것이다.

메리는 가족 걱정을 맡아서 가족 관련 보험에 주로 등장한다. 또 타타는 자동차에 관심이 많아서 자동차 보험에 등장한다는 식이다. 이 외에도 노후 걱정, 아이들과 여성 걱정 등 일상생활에서 갖게 되는 걱정들을 각각의 인형이 맡고 있다.


유명 연예인들을 활용한 빅모델 전략이 대부분인 보험 광고업계의 관례를 뒤집고 시도한 캐릭터 광고가 위험한 시도이진 않았을까 하는 의문도 있었지만 오히려 반대였다. 걱정을 대신 해준다는 걱정인형의 콘셉트가 ‘고객의 걱정을 덜어준다’는, 보험업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과 정확히 부합했기 때문. 더불어 유명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광고보다 투입한 비용은 훨씬 적지만, 더 나은 효과를 가져오는 등 오히려 비용 대비 좋은 결과를 얻었다.

출시 이후 가입동의 2배↑ 브랜드 인지도 2%↑

고객들의 걱정을 대신하기 위해 만들어진 걱정인형은 메리츠화재의 걱정까지 덜어줬다. 매출 증가 등에 대한 걱정인형의 기여도를 계량화할 수는 없지만, 영업 활동에서부터 브랜드 인지도까지 홍보 효과를 톡톡히 얻은 것은 분명해 보였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활동량 지표가 2배 가량 상승했다는 것. 활동량 성과는 고객정보 가입동의가 얼마나 이뤄졌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걱정인형을 영업 판촉에 활용한 이후 3만 건 정도였던 고객정보 가입동의가 6만 건 가량으로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걱정인형 출시를 기점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13.1%에서 15.1%로 약 2% 가량 상승했다.

브랜드 인지도는 통상 손해보험사들의 시장 점유율과 비슷한 수치를 보이는데 작년 회계연도 상반기 9개 손해보험사 마켓쉐어가 25조5455억원을 감안하면 걱정인형 캐릭터로 인해 약 5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증대 효과를 본 셈이다.

기업 아이덴티티 알리는 일등 공신

하지만 걱정인형은 무엇보다도 ‘메리츠화재’의 기업 아이덴티티를 대중에게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많은 이들이 외국계 기업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메리츠화재는 사실 올해 10월 1일이면 창립 90주년을 맞는 토종 장수 기업이다. 1922년 설립된 국내 최초 보험사인 ‘조선화재’가 전신이며 지난 1950년 ‘동양화재’로 CI를 변경했다. 이후 브랜드 인지도 및 보수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2005년 지금의 메리츠화재로 CI를 변경했다.

CI를 변경할 당시 과거의 동양화재가 메리츠화재의 전신이라는 것을 별도로 알리지 않았다. 외국계 기업과 같은 세련되고 젊은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포지셔닝이었다. 이런 이유로 메리츠화재가 새로운 외국계 기업으로 인식하는 이들이 많았던 것. 하지만 걱정인형 이후로는 외국계 기업이라는 인식이 줄고, 오히려 친근하다는 반응이 늘었다. 걱정인형을 활용한 이벤트도 호응이 좋다는 리포트가 꾸준히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반응은 메리츠화재가 자신감을 얻는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작년 7월 1일 걱정인형 TV 광고가 처음 방영될 때만 하더라도 이런 반응이 올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TV에 나오는 인형을 구할 수 있냐는 문의 전화가 하나둘씩 오기 시작했던 초기 반응이 지금의 관심으로 커진 것. 아직까지도 인형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지만 비매품이라 고객들에게만 선물로 제공되고 있다. 수요가 많다보니 인형을 제작해서 판매하는 사업도 고려됐다. 하지만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인형이 되는 순간 희소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인형 제작은 보류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영업사원들로부터의 걱정인형 지원요구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보험업의 특성상 영업 환경이 어려운 점을 감안할 때 현장 보험영업사원들은 걱정인형이라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걱정인형 광고하는 메리츠화재입니다”라고 운을 떼면 고객과의 대화가 훨씬 자연스럽게 이어져 영업이 수월해진다는 것. 호감도 높은 걱정인형이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비매품인데다 영업사원을 통해서만 전달돼 고객과의 소통에 절대적인 채널 역할을 함은 물론 그 결과는 매출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제 2의 뽀로로’ 야심, 나눔 경영 사업 펼친다

메리츠화재의 걱정인형은 소비자들 뿐 아니라 임직원들 자녀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다. 가장 호응이 좋은 캐릭터는 ‘메리’와 ‘찌지리’. 걱정인형 이전에도 스누피를 내세운 메트라이프, 만화 오스카 캐릭터들을 등장시킨 기업은행, 삼성생명의 비추미 등 여러 금융기업에서 캐릭터 마케팅을 시도한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메리츠화재의 걱정인형만큼의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캐릭터 활용 마케팅에서 유례없는 성공을 거둔 만큼, 론칭 과정을 벤치마킹 하고 싶다는 업체들도 있을 정도로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런 긍정적인 반응에 힘입어 올해는 걱정인형 콘텐츠 제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콘텐츠 제휴를 제안하는 기업들도 많지만, 팀 내부에서 능동적으로 걱정인형 콘텐츠 활용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그 첫번째 단계로 우선 걱정인형 사업의 부수 업무화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승인을 받아둔 상태. 2차 콘텐츠 사업을 통해 얻게 되는 저작권료 수입을 모두 나눔 경영 사업에 사용한다는 계획으로 올 1월초에 승인을 얻었다. 금융당국에서는 보험회사가 인형사업을 하냐며 의아해 하기도 했지만 사회 공헌에 초점을 둔, 좋은 취지의 사업이라는 점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

걱정인형 전담 파트 신설, 4~5월 중 인재 공모

걱정인형이 본격적으로 전담 매니저를 만날 것 같다. 브랜드전략팀은 부서 내에 걱정인형 전담 파트를 신설, 상반기 중 3명 정도를 담당 인력으로 충원할 예정이다. “걱정인형 전담 파트는 말 그대로 밥 먹고, 자는 시간 외에는 걱정인형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팀이 될 것”이라는 게 브랜드전략팀 김주형 과장의 말이다.

맨파워는 캐릭터 사업 경험 혹은 마케팅 제휴 경험, 온오프라인 이벤트 경험 등이 있는 인재들로 구성할 계획이다. 전담 파트가 개설되면 아직은 걱정 분야 정도만 되어있는 스토리텔링에도 살을 붙일 예정이다. 콘텐츠 사업을 위해 인형의 성격, 친구 관계 등 세부적인 스토리텔링 요소를 구상하고 있다. 총 8명의 팀원으로 구성된 메리츠화재 브랜드전략팀은 앞으로도 걱정인형이 뽀로로만큼 인기있는 캐릭터가 될 수 있을 때까지 걱정인형 캐릭터에 쏟는 관심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Q. 올해가 창립 90주년을 맞는 의미있는 해라고 알고 있습니다. 걱정인형을 통해 어떤 PR 전략을 세우고 계시는지요.

올해는 우리나라 최초의 보험회사인 메리츠화재가 90주년을 맞았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90주년 기념에는 현재 걱정인형 캠페인과는 별개로 토종 보험사로서의 정체성을 알리는 90주년 메시지만을 부각시킬 계획입니다. 반면 걱정인형도 소비자들에게 잊혀지지 않고 인기를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광고를 병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걱정인형 광고는 꾸준한 노출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것입니다.

Q. 보험업계에서 메리츠화재만의 차별성이 있다면.

메리츠화재는 외형경쟁보다는 내실을 중요시 하는 기업입니다. 대부분의 보험회사들이 매출을 커보이게 하는 저축성 보험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회사 실익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반면 메리츠의 경우 매출이 커보이는 저축성보다는 이익이 좋은 보장성 보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면 알 수 있지요. 매출 마켓쉐어(Market Share)에서는 메리츠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는 경쟁 업체도, 이익으로만 따지면 비슷한 수준입니다. 아마 보여지는 매출 중심이 아닌 수익 중심으로 경영하는 것이 메리츠의 차별성이라고 생각합니다.

Q. 창립 90주년, 앞으로 어떤 비전을 갖고 나갈 것인지.

10년 후이자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22년에는 어떤 위치, 어떤 모습의 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를 담은 ‘비전 2022’를 현재 구상 중에 있습니다. 매출, 자산규모와 같은 수치적인 성장 뿐 아니라 질적 성장까지 포괄하는 목표를 위해 의욕과 도전의식을 갖고 일하고 있습니다. 2005년 메리츠 화재로 거듭난 이후 높아진 기업 위상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1호 보험사, 토종 보험사라는 메리츠의 아이덴티티를 알리는 작업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이제는 가장 오래된 기업이면서 가장 훌륭한 기업, 즉 최고(古)이자 최고(高)인 기업이 되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걱정인형이 올해 메리츠화재가 계획하고 있는 작업을 잘 연착륙시킬 수 있는 완충 작용을 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