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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커뮤니케이션이 안 되면 지속적인 경영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하는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한정호 교수. 국내기업의 사내커뮤니케이션 발전 방향에 대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 한 교수를 만나 사내커뮤니케이션의 핵심 체크 포인트에 대해 들어봤다.
사내커뮤니케이션이란 어떤 의미입니까?
“회사의 모든 활동이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아침에 상사에게 보고하고 지시하고 회의하고 발표하고 토론하고 개인업무로 타인과 얘기하고 보고서 쓰고 등 따지고 보면 회사업무의 대부분이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옛날에는 사원들간의 화목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협력하게 하고 사기 앙양 등의 차원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했는데 지금은 CEO의 경영전략 차원에서 커뮤니케이션 합니다.”
왜 사내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는 건가요?
“요즘 제일 중요한 문제가 변화관리(Change Management)입니다. 변화경영이 화두인 시대잖아요. 글로벌라이제이션과 M&A, 구조조정, 기술혁신 등 이런 요구들이 조직에 밀어닥치기 때문이죠. 또 해외에 대한 라인 개선, 사내 캠페인, 기업문화 개선 등 끊임없이 변화가 요구되는데 주주나 CEO가 요구하는 변화를 사원들이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이러한 상황에서 변화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사내커뮤니케이션이 발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내커뮤니케이션의 또 다른 이름이 바로 체인지매니지먼트(CM)라고 할 수 있습니다.”
HR 측면에서 사내커뮤니케이션이 부각되는 이유는?
“현대는 더 이상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효용을 내는 시대가 아닙니다.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고 적정한 이윤을 내고 회사가 사회로부터 인정을 받는 그런 형태로 가기 때문에 결국 승부는 누가 우수한 인재 또 우리 회사에 잘 맞는 사원을 확보하고 있느냐는 등 휴먼 리소스 계발(HRD)로 가게 돼 있습니다. 누가 우수한 재원을 관리하고 또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회사의 미래가 달렸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훈련과 교육을 많이 시키고 또 사내커뮤니케이션이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겁니다.”
커뮤니케이션 문제는 과거에도 있었는데 왜 최근 들어 더욱 강조되는 겁니까?
“이유 중 하나는 외국인 CEO들이 많이 들어오다 보니까 이분들이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요구를 국내 사람보다 더 많이 느낍니다. 서양적인 커뮤니케이션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이에요. 또 조직으로 보면 직제개편이 모두 부서제가 아니라 팀제 형태로 가고 있습니다. PM, BM 등 이런 식으로 조직개편이 많이 이뤄지고 있고 또 트렌드를 이루기 때문에 특히 사내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경영진이 보는 관점에서의 사내커뮤니케이션은?
“지금은 CEO가 어떻게 하면 인재를 육성하고, 또 어떻게 인재간 협력하고, 또 어떻게 최대의 효과를 만들어 내느냐 하는 것뿐만 아니라 팀과 팀, 상하, 하상, 좌우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안 되면 효율성을 꾀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됐어요. 효율성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또 강조되고 있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봅니다. 부서간에 말이 안 통하고 회의 하면 부서이기주의로 흐르고 그러면 안 되기 때문이죠.”
과거의 커뮤니케이션 방법과 다른 점은 무엇입니까?
“업무적으로 보면 과거에는 사보, 사내방송, 인트라넷, 게시판 등 매체 위주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개인적인 스피치, CEO의 스피치 지시, 업무보고, 부서원들끼리 함께하는 레크리에이션, 팀워크를 위한 여러가지 활동 모두가 체인지매니지먼트이자 사내커뮤니케이션입니다.”
사내커뮤니케이션을 두고 부서간 경쟁이 치열한 문제도 있는데요.
“어차피 지금은 모든 업무 부서간에 업무 침범 문제가 심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홍보를 두고도 마케팅, 법무, IR, 인사팀 간에 업무 침범이 심각하죠. 의사들만 해도 그래요. 쌍꺼풀 수술을 두고도 안과와 성형외과가 다투잖아요. 사내커뮤니케이션도 마찬가지 일수밖에 없어요.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봐야겠지요.”
사내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을 때 어떤 문제가 일어납니까?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많이 일어 납니다. 회사에 불만을 품고 음해할 경우도 있구요. 제일 중요한 건 이직과 보신주의라고 할 수 있죠. 일부 공무원처럼 말 잘해봐야 나만 터진다고 생각하거나 자기 부서 보호주의가 싹 틀 가능성도 많죠. 냉소주의(cynicism)도 경계해야 할 대상입니다.”
PR부서가 사내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요?
“회사 내부에 대한 관심부터 먼저 가져야 합니다.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와 지식 그리고 회사 전체에 대한 메커니즘을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기자만 상대하는 것으로 만족해선 안 됩니다. 원래 PR개념에 내부공중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외부공중을 잘 아는 것과 함께 내부공중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다음에 내부공중과 외부공중을 잘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역할을 잘해야만 사내커뮤니케이션을 맡을 수 있는 거죠. HR은 그런 기능이 없고, 외부와 내부를 연결시킬 수 있는 강점을 지닌 게 PR이니까 사내커뮤니케이션의 헤게모니를 가질 수 있을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