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거인을 쓰러뜨리는 비법은…
업계 거인을 쓰러뜨리는 비법은…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2.04.12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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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 자이언트’의 저자 스티븐 데니 인터뷰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린다-!’
상상만으로도 짜릿한 이 순간이 기업경영에 실제로 일어난다면? ‘킬링 자이언트(Killing Giants)’의 저자 스티븐 데니(Stephen Denny)거인을 쓰러뜨리는 일이 결코 신화 속의 얘기만은 아니다고 강조한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왕왕 있어왔고, 앞으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 거인을 잡기 위한 비법의 소유자! 이메일로 그를 만나봤다.

[The PR=강미혜 기자] 아무리 거대하고 위협적으로 보이는 거인일지라도 파고들 빈틈은 반드시 있다. 약점을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스티븐 데니는 살얼음판으로 끌어내라’ ‘속도를 높이라’ ‘마지막 1미터에서 승부를 걸라’ ‘비겁하게 싸우라’ ‘벌레를 삼키라’ ‘불편한 진실을 밝히라’ ‘의도적으로 양극화하라’ ‘마이크를 잡으라’ ‘만반의 준비를 하라’ ‘이빨을 드러내라등 허를 찌르는 10가지 핵심 전략을 제시한다. 
 

▲ 킬링 자이언트 저자 스티븐 대니
‘킬링 자이언트란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거인을 죽일 수 있는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 변화를 이끈 결정적 요인은 무엇인가?

거인을 마주하는 일은 인류가 존재하는 이래 계속해서 있어왔다. 우리는 누구나 영웅 신화가 있는 문화에서 자라났다. 외딴 곳에서 별 볼일 없던 사람이 힘을 얻어 전투에서 이기는 것이다. 스토리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영웅은 반드시 돌아와 받은 선물을 백성들(the people)에게 돌려준다. 이것이 바로 기업가 정신이자 비즈니스 스토리이다변화를 이끄는 결정적 요인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비롯돼야 한다. 시장에서 기득권을 쥐고 있는 거인은 절대 기존 체제에 이의를 제기하려 들지 않는다.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야 한다.”
 
이런 시대 변화는 (업계)거인에 맞서는 소인에 어떤 강점이 되고 있나?
 
전세계에 걸쳐 거인 킬러(Giant Killer) 출현을 준비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모든 거인 킬러가 세상을 바꾸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그들은 다른 사람이 놓치는 무언가를 포착해 변화를 일으키는 기회로 활용한다. 책에도 소개된 집카(Zipcar)라는 회사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필요할 때마다 시간당 7달러의 비용을 받고 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집카 스토리는 렌터카업계에서 전혀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발상을 기반으로 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자동차가 개인용 교통수단이지 소유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는 셀프서비스 웹사이트를 주로 이용한다. 주머니에는 GPS와 위치기반 서비스가 장착된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우리 주변의 개인적 영향에 큰 관심을 갖는다. 미국 도시 설계자들은 주차(parking) 보다 다른 용도로 도시 공간을 활용할 것을 생각하며, 2008년 경제 위기의 여파로 우리는 절약하는 법을 기대한다. 집카는 이런 기술적·사회적·경제적인 모든 변화의 한 가운데에서 독특하고 대중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른 경쟁업체와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 명확한 기회를 잡은 셈이다.”
 
거인이 하는 일을 두려워 말라
 
최근의 글로벌 마케팅/브랜드의 주된 흐름은?
 
사실 브랜드 자체 변화는 그리 크지 않다. 다만 브랜드를 접하는 소비자들이 변했다. 이제 소비자들은 새로운 테크놀로지 플랫폼을 통해 스스로 조직화되고 있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기업이나 브랜드의 목소리를 듣기 원하며, 해당 브랜드 및 동료들(peers)과도 직접 대화한다. 소비자들은 브랜드와 관련된 기쁨이나 좌절의 감정을 매우 빠르게 표현하며, 그런 행위들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특히 이런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은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더욱 가까워졌다.
 
피드백(echo) 없이 기업이 원하는 이미지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던 과거 전통매체 시절은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물론 모든 브랜드 및 기업이 소셜미디어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 사용자(소비자)들이 급격하게 미디어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바꿀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책 표지
책에 언급된 거인을 쓰러뜨리는 10가지 핵심 전략에서의 공통된 핵심 키(key)는 무엇인가?
 
“10가지 전략은 심플한 하나로 귀결된다. 거인 킬러로서, 거인이 하는 일에 대해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다. 거인의 행동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약점을 이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이것은 중요한 스킬이다. 거인은 많은 인력과 돈, 자원을 가지고 있다. 또 오랜 시간 동안 성공한 결과물들을 만들어왔으며, 시장에서 제대로 게임하고 있다는 기대감을 구축해왔다. 거인이 가진 이같은 추진력과 확신은 그들이 갖는 가장 큰 장점인 동시에 잠재적 파멸이라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비대해진 몸집으로 그러한 특정한 관습과 구조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킬링 자이언트는 동양사상의 손자병법과도 매우 유사한 느낌이다. 동양적 인사이트를 염두에 둔 것인가?
 
킬링 자이언트엔 불교적 성향이 강하게 흐를 수 있다. 실제 나는 상대의 추진력을 역으로 이용해 거인을 쓰러뜨리는 전략을 묘사할 때 종종 합기도와 유도의 은유를 사용하곤 한다. 물같이 흐르고, 행위를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이런 철학은 개인(브랜드)이 이겨낼 수 없을 것 같은 장애물과 마주했을 때에 발현되는 자연적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기업에 대한 견해는 어떤가?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 속 한국기업의 장점과 단점은 각각 무엇이고, 특히 갖춰야 할 필수 덕목을 꼽는다면?
 
한국은 빠르게 변화하고, 기술적으로도 앞선 시장이다. 또한 삼성과 LG, 현대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널리 알려진 몇몇의 진짜 거인들이 존재한다. 기업이나 브랜드가 과거 경쟁적 자세를 쉽게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업계 리더로서 성공한 경영진들은 어느 날 갑자기 다른 규칙과 기대, 경쟁자가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을 강요받는다.
 
한국 거인들은(내가 있는) 이곳 미국에서 위대한 발전을 이루고 있다. 삼성은 지난 20년간 저가형 브랜드에서 최상위 소비층의 전자제품 브랜드로 성장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세계 넘버원이라 불리던 소니마저 크게 추월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의 소니를 넘어서는 소니(more Sony than Sony ever was)’인 경쟁자와 맞닥뜨리게 됐다. 바로 애플이다. 변화하는 글로벌 지형과 함께 삼성도 바뀌고 있다. 현대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과 현대는 유사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가격이 적당한 브랜드에서 소비자가 정말로 갖고 싶어 하는 하는 브랜드로 점프업하기 위해 어떻게 과거와 깨끗이 단절할 것인지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킬링 자이언트란 단어에는 그들의 살얼음판, 즉 거인이 밟기 두려워하는 곳에 대해 토론하고, 이를 컨트롤하고 거인이 차지할 수 있는 포지션을 만들어내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이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다.”
 
소셜미디어, 미디어 보다 소셜을 이해해야
 
최근 전세계적으로 소셜미디어의 인기와 영향력이 막강하다. 거인을 죽이는 데에 있어 소셜미디어는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보는가? 또 향후 전망은?
 
소셜미디어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문화적 결정이다. 브랜드들은 소셜미디어상에서 최종 사용자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또 말하는 것보다는 듣는 것을 즐겨야하며, 마케팅 메시지를 전하는 것에만 소셜 툴을 활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소셜미디어에서 미디어보다 소셜을 더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소비자는 브랜드의 개성을 보길 원하고, 무미건조한 팩트 이상의 그 무엇을 듣길 원한다. 모든 브랜드가 이런 요구를 편안히 수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아이디어를 기꺼이 포용하는 브랜드들은 소비자의 자발적 참여를 비롯해 헌신적 팬들을 확보할 기회를 얻게 된다. 이것은 마케팅에 쓰이는 돈으로는 절대로 만들 수 없는 자산이다.
 
거인을 쓰러뜨리기 원하는 자이언트 킬러 회사들에게 소셜미디어의 이런 특성은 독특한 이점이 된다. 상위 관리층이 적은 소규모 기업일수록 좀 더 많이 선택할 수 있고, 좀 더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으며, 헌신적 사용자들에 더 많은 도구를 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소셜의 이런 변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여라. 그러고 나서 거인들에 카운트펀치를 날려라!”
 
한국 마케터와 커뮤니케이터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다음과 같은 말을 전하고 싶다. 먼저 지난 3~5년 동안 당신의 소비자 삶 속에서 어떤 변화들이 있었는지 자문해 보라. 그리고 그 변화들이 당신과 당신이 마주하는 업계 거인에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파악하라. 또 스스로 알고 있고, 이길 수 있는 한 가지 논점을 가져라. 마지막으로 패배에서 승리로 바꾸는 스피드 문화를 어떻게 창조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고, 그러한 일이 일어나도록 하려면 회사와 당신의 생각이 어떻게 변화해야 할 것인지를 결정하라.”
 
스티븐 데니는...
 
 
전략·마케팅·브랜드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데니 마케팅의 사장이며 지난 20년간 소니, 온스타, 로메가, 플랜트로닉스를 비롯한 여러 브랜드의 간부직을 역임했다. 마케팅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데일리 픽스, 마케팅프로프스에도 꾸준히 기고하고 있다. 현재 미국 샌프란스시코 외곽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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