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O 26000 패널토론 “리더십 회복이 관건”
ISO 26000 패널토론 “리더십 회복이 관건”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2.04.20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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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뢰더 대표·비서 박사·구긴 소장이 말하는 CSR

 

강연 이후 이지현 쥴리안리앤컴퍼니 대표의 사회로 연사 3(크뢰더 대표·비서 박사·구긴 소장)을 비롯해 국내 전문가 패널(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김영기 ()LG 부사장·남영숙 이화여대 교수)이 참석하는 라운드 테이블 토론이 마련됐다. 다음은 토론 내용.

 
[The PR= 강미혜 기자] 이지현 : CSR 1.0에서 2.0으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구긴 :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구성원들의 참여(engagement)가 중요하다. 자선, 봉사활동을 넘어 직원들이 갖고 있는 에너지를 어떻게 활용해 CSR을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많은 기업이 너무 외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내부에 투자를 하고 외부로 확산시키면 적어도 진정성이 없다는 비난은 피할 수 있지 않을까? 내부 자산을 제대로 잘 활용하면 조금 더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 수 있다.
비서 : 기업들이 진보적 이슈를 다루고 싶어 하더라도 여러 가지 이유로 발전적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 결국 다른 차원에서 변화될 수 있는 촉매제를 마련해야 한다. 가령 CSR을 다루는 언론에 대해 투자하는 방식 등이 있을 수 있다.
 
남영숙 : 한국적 CSR은 특수성을 갖고 있다. 먼저 97IMF 위기 상황이 CSR 확산의 동인이 됐다는 점이다. 당시 대기업 중심의 급속한 경제성장이 IMF 위기를 초래했다는 사회적 비난이 쏟아졌고, 결과적으로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문어발식 사업 확장의 책임을 물어 나눔에 대한 압력이 커졌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 자선 등을 통해 평판이나 신뢰 회복에 나섰다. 또 하나의 특징은 CSR활동에서 내부 이해관계자들 즉, 임직원이나 소비자, 협력업체들이 주목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역시 기업들이 너무 자선활동에만 포커스를 뒀기 때문이다. 점차 다른 각도에서의 CSR활동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아직까지 CSR 2.0으로 가기엔 그 길이 굉장히 멀다는 생각이다.
 
 
이지현 : 한국기업들은 CSR 2.0의 가치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현재 어떤 노력을 펼치고 있는가?
 
김영기 : LG전자의 사례를 들자면, LG전자는 글로벌 전자업계 CSR 협의체인 EICC에 속하면서 협력업체까지 아우르려는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특히 환경 문제에 있어선 NGO 등에서 즉각 컴플레인이 들어오기에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다. 이런 시스템은 CSR 수준을 보다 빠르게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기업이 발전적 CSR을 도모하려면 무엇보다 우리 사업의 가치와 방향성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사회에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사업의 목적이라는 기업철학을 갖고 이것이 구성원들 사이에서 문화로 젖어들게 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면 경영활동에서도 실제 행위로 드러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지현 : 사회적 책임은 기업을 비롯해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합의가 수반되는 과정이다. 정부나 NGO, 기업 등 각 기관이 모여서 사회적 책임의 가치를 어떻게 논할 수 있을까?
 
크뢰더 : ISO 260007대 원칙도 모든 형태의 조직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것이다. 따라서 한 공간 안에서 다양한 조직의 이해관계자들과 시각을 같이 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사회적 가치를 교육할 필요가 있다. 실제 지난 10년간 최적의 솔루션은 산업계, 재계가 정부와 소비자단체 등과 한 테이블에 모였을 때 나왔다. 한국기업의 경우엔 로컬 챔피언을 만들어야 한다. 모든 기업이 다 코카콜라처럼 될 순 없다. 각자의 영역, 지역에서 잘 하는 CSR의 모범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사회적 책임의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지속가능한 서비스, 제품에 대한 기준을 설정해 정부가 인정해주는 식으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이지현 : 아직까지 CSR에 대한 저항이 많다. 변화의 추진 세력은 어디서부터 나와야 하나?
 
구긴 : 실제 기업 내에선 CSR을 기업경영의 장애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구성원들의 이해가 부족한 까닭인데, 특히 최고경영진이 더욱 그렇다. CSR의 비전이 없다. CSR의 가치, 잠재력에 대해서 깨닫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부터 먼저 각성해야 할 것이다.
 
 
이지현 : 금융업계의 CSR활동은?
 
하영구 :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금융이 본연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크다. 때문에 투자뱅킹에서 소비자보호로 사회적 가치의 무게 중심이 상당 부분 옮겨갔다. 시티은행도 금융 상품이나 서비스 제공시 고객에 있을 수 있는 리스크가 무엇인지 충분히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
 
비서 : 다른 나라와 비교해 한국금융이 잘 하고 있는 부분을 먼저 살필 것을 제안한다. 미국의 경우 금융업계에서 CEO와 사원의 연봉 차가 197040:1 정도에서 현재는 250:1 정도로 엄청나게 벌어졌다. 반면 한국은 30:1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가능하지 못한 이런 트렌드는 따라가지 말고, 한국적 가치를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이지현 : 사회적 책임은 결국 리더십이 근간이 돼야 한다. 하지만 한국은 리더십에 상당히 회의적인 모습이다. 사회적 책임 관점에서 리더십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
 
남영숙 : CSR에서 가장 어려운 게 인식에 대한 갭을 줄이는 것이다. 각자 처한 상황과 위치에서 서로 관점이 다 다르다. 가령 어떤 사람은 사회공헌을 사회적 책임으로 보는가하면, 또 다른 사람은 노동관행, 품질관리 등으로 각각 볼 수 있다.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CSR에 대한 교육이 전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올해는 선거의 해다.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CSR은 사회의 주요 아젠다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해시키고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김영기 : 기업을 운영하다보면 리더는 수많은 유혹에 부딪히게 된다. 뇌물을 써서 비즈니스를 성사시키느냐, 그렇지 않고 비즈니스를 접느냐 하는 등의 선택의 기로에 설 때도 있다. 원칙 중심의 리더십, 가치 중심의 리더십, 비전 중심의 리더십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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