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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PR 전문가가 없다?
한국에는 PR 전문가가 없다?
  • 김광태 doin4087@hanmail.net
  • 승인 2012.05.07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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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의 홍보一心

최근에 ‘The PR’의 한 기자가 홍보 광고 전공하는 교수들과 저녁 자리를 가진 후 나에게 “‘한국에는 PR 전문가가 없다’고 어느 교수가 이야기했는데 회장님은 그 말에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물은 적이 있다.

그 질문을 듣는 순간 난 당황했다. “아니, 내가 그래도 기업 피알 전선에서 30년을 지낸 사람인데….” 그 교수 왈 “기업에서 홍보한 사람은 PR 전문가 가 아니라 그냥 기업인”이라는 거다. 그 말을 듣고 난 후 난 내내 많은 생각에 잠겼다.

“정말 지금의 내가 PR 전문가가 아니라면 그럼 지금까지 내가 보낸 세월은 뭐란 말인가?” “그리고 내 머릿속에 수많은 홍보 전선에서 겪은 경험과 지식은 또 뭐고..?” “그럼 PR 전문가는 도대체 누구를 가리키며, 한국엔 없다면 세계 어는 곳엔 있다는 말인데 그 사람과 내가 다른 건 뭔가?” 그 교수에게 PR 전문가에 대한 자격을 따지고 묻고 싶었지만 그만 두었다. 그냥 내 나름대로 이런 시선이 있는 것에 대해 그 원인을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실상, 우리 PR 업계를 들여다보면 경력들이 일천하다. 회사에 입사 해 줄곧 홍보 전선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 드물다. 영업을 하다 온 사람, 인사를 하다 온 사람, 연구소에 있다 온 사람 등등 어떻게 보면 홍보는 전문직종으로의 인식 보다는 아무나 그 자리에 두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보편적 인식이 강하다. 게다가 최고 경영자 인식도 업무가 언론매체를 다루다 보니 ‘홍보’는 기자출신이 맡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인식은 정부나 정치권에서도 마찬가지다. 정부 모든 부처나 국회, 공공기관 등 ‘홍보’ 업무의 책임자를 보면 언론 출신 아니면 내부에서 잠시 기용된 비전문가다. 사실 ‘기자’와 ‘홍보인’의 업무와 성격은 근본적으로 다른데 말이다.

언론인은 자존심을 근간으로 ‘파워’가 그 바탕에 깔려 있다. 그래서 어느 누구도 건드리는 사람이 없다. 그 맛에 기자들은 취재를 할 수 있고 기자 생활을 즐긴다. 그러나 홍보인은 전혀 다르다. 상대에게 ‘호의’를 끌어 내기 위해 자신의 알량한 자존심 마저 버려야 한다. 항상 상대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몸에 베어 있다.

최근 몇 년 전부터 우리사회에 ‘소통’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소통의 기술자와 해결사는 다름 아닌 홍보전문가인데 정작 정부나 정치인들은 국민들과 소통을 해야 된다면서 여기에 전문가로 언론인 출신을 고용 한다. 정부가 최초로 민간 기업으로부터 홍보기법을 도입해야겠다고 시도한 정부는 DJ정부다. 그 전까지는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 ’공보’ 개념이었다. DJ정부는 각 부처에 ’공보’라는 명칭을 빼고 ‘홍보’라는 명칭으로 다 바꾸고 ‘국정 홍보처’까지 신설했다. 그러나 정작 이 부처의 수장은 언론인 출신을 그 자리에 앉혔다. MB정부도 마찬가지다. 현재까지 언론인 출신들이 다 수장을 했고, 하고 있다.

물론 언론인 출신이 못한다는 거는 아니다. 단지 홍보업무를 하기에는 홍보인이 경쟁력에 앞 선다는 것이다. 몸에 벤 기자의 속성을 빼지 않으면 ‘소통’은 곧 ‘불통’이 된다. 홍보인의 습성은 항상 상대가 먼저 이지만, 기자는 자기가 먼저다. 그러기에 국민 입장에서 생각할 줄 아는 전문가라면 홍보 전문가가 그 역할에 적임자라는 것이다.

지난 3월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한 새누리당 홍보본부장이 토론을 하는 것을 보고 너무나 깜작 놀란 적이 있었다. 어떻게 저 사람이 홍보본부장을 맡았나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방송 후 그 사람 이력을 찾아보니 홍보부서에서 근무 한 사람이 아니고 광고 카피라이터 출신이었던 것이다. 제대로 직책을 준다면 홍보본부장이 아니고 광고본부장이래야 맞다.

홍보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광고=홍보, 기자=홍보’가 아니다. 홍보는 홍보대로 고유 영역이 있음을 최고 책임자들은 상식적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 광고와 홍보도 구별을 못하는 우리 사회, 참으로 안타깝다. 고도의 전략과 기술이 필요한 것이 홍보다. 오로지 이 기법은 홍보 영역에서 기초부터 다지고 훈련을 쌓아야 가능 한 것이다. 그러한 인적 자원들이 그냥 광고와 언론에 묻혀 빛을 내고 있지 못하니 한국에는 피알 전문가가 없다는 소리를 듣는 가 싶다.


김광태

(주)온전한커뮤니케이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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