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큐레이션, 기업 마케팅 바꾼다
소셜큐레이션, 기업 마케팅 바꾼다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2.05.08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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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터레스트’ 사용자 급증…기업 주도 정보유통 ‘내리막 길’

[The PR=서영길 기자] ‘큐레이션(Curation)’ 개념이 소셜미디어에도 도입되며 마케팅 분야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주로 미술계에서 작품의 해석 및 전시, 전파 활동 등을 통칭해 국한적으로 사용되던 큐레이션이란 용어가 최근 온라인 정보의 범람으로 인해 ‘정보를 취합하고 가치를 선별해줄 수 있는 사람’의 개념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같이 방대한 정보에서 의미를 선별해 수집, 공유해주는 큐레이터들의 영향력이 확대되며 소셜큐레이션 서비스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SNS의 특징이었던 친목과 소통에서 벗어나 취미와 관심사를 중심으로 서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같은 소셜큐레이션 서비스의 성장으로 인해, 기업 주도의 정보 유통이 가능했던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이 점차 감소하며 마케팅 방식에도 일대 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허지성 LG경제연구원 책임 연구원은 이에 대해 “정보 유통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매스미디어의 중요성은 감소한 반면, 이로 인해 발생한 정보 공백을 소셜네트워크 상의 믿을만한 지인들의 설명 등을 통해 보충하려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변화는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시 기업의 영향력이 미치기 어려운 SNS로 정보를 서로 나누는 등 기업 주도의 마케팅 효과 감소를 불러오고 있다. 

큐레이션 된 정보…소비자 의존도↑

실제로 소셜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터레스트’ 등의 사용자가 급격히 증가하며 이른바 ‘큐레이션 된’ 수많은 정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허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핀터레스트는 8개월만인 2012년 1월 순 사용자 수가 1100만 명을 기록해 인터넷 서비스 사상 가장 빨리 순 사용자 수 1000만 명을 돌파했다. 또 월 평균 이용 시간은 트위터에 3배를 웃도는 80분에 달해, 페이스북, 텀블러에 이어 인터넷 서비스 전체 3위 서비스로 부상했다.

인터넷 서비스 업계의 많은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는 핀터레스트 외에도 텀블러, 플립보드 등 소셜큐레이션 서비스의 사용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유사 서비스의 신규 론칭도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예로 유튜브의 공동 창업자였던 채드 헐리와 스티브 첸도 최근 맞춤형 매거진 형식의 Zeen이라는 소셜큐레이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핀터레스트 초기화면.

아울러 소셔블연구소(Socialble Labs)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이용자들 중 62%가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지인들의 제품 사용 관련 코멘트를 읽어본 적이 있고, 그들 중 75%는 제품 정보 링크를 눌러 해당 제품 판매 페이지를 방문한 적이 있으며, 이 중 53%는 이 정보를 토대로 제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21%에 이르는 이용자들이 핀터레스트에서 본 아이템을 실제로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허 연구원은 소셜큐레이션 서비스가 급부상하는 현상에 대해 “정보의 유통이 인터넷에 의해 개방되고, 정보 생산의 주체가 매스미디어에서 일반이용자로 확대되면서 매스미디어에 의해 형성됐던 ‘사물에 대한 합의된 사회적 가치’의 힘이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렇듯 정보의 양이 많아지고 정보의 생산 주체도 다양해지면서 믿을 수 있는 전문가나 지인인 ‘큐레이터’가 제공하는 정보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공유하고, 지인들의 추천에 의해 그 중요성과 신뢰성이 검증된 정보와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이용자가 정보를 쉽게 공유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좋아요(페이스북)’나 ‘리트윗(트위터)’ 등 이용자 개개인이 필터가 되는 ‘소셜필터링’ 기능을 부가해 선호도 높은 정보들이 선별적으로 유통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가 제품에 대해 어떤 이야기 하는지 들어야" 

이처럼 소셜큐레이션 서비스를 통해 필터링 된 정보가 소비자의 제품 선택시 크게 영향을 미치다 보니 기업들은 이런 상황을 외면하기 쉽지 않다.

허 연구원은 “소셜큐레이션 시대 기업 마케팅 활동은 소비자들이 제품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를 듣고, 이를 통해 그 제품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진정성의 요소를 찾아 이를 제품에 반영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소비자들이 제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지속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제품 개발 단계부터 소비자들의 관점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소비자들이 다른 소비자들과 공감할 수 있도록 제품에 대한 마케팅 방향을 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어떤 경우에 소비자들이 자신이 사용하는 제품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추천하는지, 어떻게 해야 기업의 진정성을 유지하면서 잠재 고객들의 입소문을 북돋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이해를 통해, 이런 환경 변화에 대응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중요한 시점이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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