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시대 뉴 토론 문화-페포지엄을 열다
소셜 시대 뉴 토론 문화-페포지엄을 열다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2.05.14 10: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페이스북과 심포지엄의 첫 만남…학계·업계·정부 전문 패널 27명 총출동

‘특정한 문제에 대해 두 사람 이상의 전문가가 서로 다른 각도에서 의견을 발표하고 참석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의 토론회’. 심포지엄의 사전적 의미다. 정해진 기간 동안 별도의 장소를 대관해 개최하는 것이 일반적. 그런데 이 심포지엄이 온라인, 그것도 페이스북상에서 이뤄진다? The PR은 창간 2주년을 기념해 국내 최초 페이스북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름하야 ‘페포지엄(Faposium, Facebook+Symposium)’.

지난 4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진행된 이 행사는 PR 업계 및 학계를 대표하는 전문가 30여명이 각자의 생각을 기탄없이 쏟아내는 자리였다. 무엇보다 시공간의 개념을 초월해 PR에 대한 깊이 있는 담론이 오갔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소셜 시대 새로운 토론 문화의 지평을 연 The PR 페포지엄, 72시간의 열띤 그 현장 속으로 지금 들어가 본다!

“격동기 맞은 PR, 위기에서 기회를 만나다”
시공간 초월한 ‘페포지엄’…주제별 토론 전세계 ‘페친’들과 공유

[The PR=강미혜 기자] 2012년 4월 17일 오후 2시, The PR 주최 페포지엄의 막이 올랐다. 이번 페포지엄은 The PR 창간 2주년을 기념해 PR산업의 당면 과제를 점검하고, 미래 방향성을 심도 있게 모색해 보기 위해 마련됐다. ‘격동기 맞은 PR, 위기에서 기회를 만나다’를 주제로 총 3개의 발제와 토론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학계와 업계, 기업, 정부 PR 전문가 30여명이 패널로 참여해 논의의 풍성함을 더했다.

특히 오프라인 심포지엄 형태를 벗어나 SNS 사상 최초로 페이스북이란 공간을 개최 장소로 활용하는 ‘모험’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이채를 띄었다. 시공간을 초월, 국내는 물론 미국 현지의 전문가들도 참여하는 열린 심포지엄으로 기획된 것. The PR 페이스북(http://www.facebook.com/groups/theprmagazine/) 내 그룹을 지정해 패널들을 초청했으며, 주제별 토론 내용은 전세계 페이스북 사용자 모두와 공유했다.

일반인 참여 지원 및 참관자 질문은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접수 받아 토론과정에 반영시켰다. 100여명에 달하는 페친(페이스북 친구)들이 페포지엄 그룹을 통해 참여 신청을 한 가운데, 하일만 코콤포터노벨리 과장과 문종원 포스코 과장 등이 행사 기간 동안 토론자로 추가 참여했다. 참관자들의 질문도 줄을 이어 유은영씨는 ‘수도권과 지역권의 소셜 격차 차이’를, 또 대학생 황성문씨는 ‘PR의 ROI 측정과 측정모델’에 대한 내용을 각각 묻고, 전문가 패널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 the pr은 창간 2주년을 기념해 국내에서 최초로 페포지엄(faposium, facebook+symposium)을 열었다.

주요 발제 내용은 ▲‘PR은 당연히 이런 것이다’는 기존 도그마는 무엇이고, 또 깨야 할 도그마는 무엇인가 ▲소셜미디어 PR 마케팅 과연 거품인가 대세인가 ▲소셜 시대 PR 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등으로, 세 가지 주제를 놓고 동시다발적 토론이 이뤄졌다. 특히 이들 주제는 살아있는 PR 현장의 이야기를 끄집어내기 위해 일선에서 뛰는 PR 학계 교수 및 전문가들의 조언을 토대로 안이 도출됐다.

첫 번째는 PR의 도그마에 관한 것. 김태욱 스토리엔 대표가 사회를 맡고 강함수 에스코토스컨설팅 대표, 김범수 KT 부장, 김장열 미 콜로라도주립대 교수, 김주호 제일기획 마스터,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배재형 한국야쿠르트 과장, 신동광 LS-Nikko동제련 과장 등이 전문 패널로 참여했다. 공통적으로 ‘PR=홍보’라는 공식을 깨야 할 도그마로 인식하면서도 방법론에서는 전문가별로 시각을 달리했다.

배재형 과장은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 PR은 조직 중심의 기능적인 함정에 빠져 있다”고 지적하면서 “새로운 PR은 PR을 사회적 현상으로 확대해 사회적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주호 마스터 역시 사회적 현상으로 PR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PR을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의 여러 수단을 통합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美 현지에서 전문가 참여…24시간 내내 열띤 토론 진행

김호 대표는 미디어 관계(media relations)에 한정된 PR이야말로 도식화되고 깨야 할 개념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PR(Public Relations)이란 단어의 원래 의미를 되새겨 ‘기자들과의 관계 전문가’에서 ‘공중들과의 관계 전문가로 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신동광 과장은 “PR은 언론(미디어)을 활용해 대중에게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며 “마케팅 등의 개념의 집어넣어 PR의 범위를 키우려는 시도들이야말로 깨야할 도그마라고 생각 한다”는 상반된 견해를 피력했다.  

소셜미디어 PR 마케팅과 관련한 두 번째 발제에선 김종래 KPR 소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이 사회자로 나섰다. 패널로는 강학주 이비즈랩 대표, 김선영 샤우트웨거너에드스트롬 부장, 김정현 SNC 대표, 송동현 스트래티지샐러드 부사장, 이태원 겟소셜코리아 대표, 임산 컨셉온 대표,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정진혁 SNS베이커즈 소장, 정희연 LG전자 차장, 한정진 법무부 온라인대변인 등 각계의 소셜 대표 주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대변되는 소셜 대세론 속에서도 분명 거품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무엇보다 SNS를 통한 홍보 프로모션의 과잉이 정보 신뢰도의 하락과 사용자 피로감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 이번 페포지엄에는 학계·업계·정부 등 각 분야 전문 패널 27명이 총출동했다.

한정진 대변인은 SNS상에서 이뤄지는 물량공세 치중의 홍보활동에 대해 “소통 구조와는 별개로 경품사냥꾼들만 참여하는 ‘그들만의 리그’ 현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우려감을 표했다. 정희연 차장의 경우 “‘거품’ 보다는 ‘과대평가’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면서 “SNS만 통하면 무엇이든 도깨비 방망이처럼 뚝딱 이슈가 되고 홍보가 되는 줄 알지만, 실제로는 채널이 아니라 메시지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고 실제 경험에 근거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아울러 소셜미디어상에서 이뤄지는 PR 및 마케팅활동들을 판단하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상당수였다. SNS가 확산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시장 자체도 명확하게 형성되지 않았기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이른바 신중론. 정용민 대표는 특히 거품론과 관련해 “시장에서 거품이라고 불리기 위해선 상당 수준의 예산들과 플레이어들이 일정기간 유입돼야 하는데, 이 점에서 소셜미디어를 통한 PR, 마케팅활동 등은 초보적인 수준이다. 시장 전체를 바라보는 정확한 표현은 아닌 것 같다”며 보수적 입장을 취했다.

세 번째 발제는 소셜 시대 PR 교육이란 주제에 걸맞게 학계 교수진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정동훈 광운대 교수의 사회로 현재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교환 교수로 가있는 김찬석 청주대 교수, 박노일 서울디지털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또한 업계와 학계를 오가며 실질적인 소셜 교육을 고민하는 노진화 밸류커뮤니케이션 대표, 배성호 SK텔레콤 부장, 이원섭 엠에스코리아 대표, 이중대 소셜링크 대표, 임유진 KPR 소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수석 책임 연구원 등도 전문 패널로 초청됐다.

언론 기사화, 실시간 대학 강의 연계 등…“참신하다”는 평가 줄이어

정동훈 교수는 “학계에서도 소셜이 이슈가 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디지털 환경에서의 PR/마케팅이 지나치게 협소하거나 구체화되지 않은 분야라고 인식하는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소셜 교육의 목적과 타깃, 그리고 결과물은 무엇이 돼야 하는가’를 화두로 의견을 구했다. 이에 대해 박노일 교수는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기존의 PR이론들은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맞게 수정 혹은 정제되거나, 다양한 인접 학문과 연계돼 통합적으로 발전돼야 할 것”이라며 학계의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했다. 김찬석 교수는 소셜미디어 시대의 PR/마케팅 현상이 ‘보다 많은 사람에게 보다 많은 행복을 준다’는 공리주의 흐름과 연결돼 있다고 보고, 교육에서도 인류의 철학적 가치가 맞닿아 있다는 점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소셜미디어라는 새로운 채널에 대한 학습도 중요하지만, 그 기저에 깔린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적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배성호 부장은 “교육은 파운데이션(Foundation. 기초)을 축적하는 곳이지 테크닉을 가르치고 변화하는 트렌드의 끝에서 곡예 하는 법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고 잘라 말하며 “새로운 물결에 따른 부족한 부분들은 학계와 업계의 인력교류를 통해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The PR 페포지엄은 국내 최초로 시도된 SNS 심포지엄이라는 점에서 PR업계는 물론 일반인들로부터도 큰 호응을 얻었다. 홍익대와 서울대 등 일선 대학교에선 페포지엄을 컴퓨터 화면에 띄워놓고 실시간으로 수업과 연계하는 시간을 가질 만큼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관전하는 페친 또한 ‘좋아요(Like)’ 버튼을 누르지 못해 아쉬워하는 이들이 많았다는 후문. 한 블로거의 경우 자신의 블로그에 The PR 페포지엄 내용을 소개하며 “PR에 대해 솔직한 토론을 기대하며 댓글 하나하나를 살펴보니 여간 좋은 게 아니었다. 아직까지 몰랐던 PR학계나 산업의 전문가 분들의 댓글을 만나볼 수 있었고, 그 분들의 PR을 접하고 있는 배경에 따라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도 알 수 있다”고 소감평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실제 행사가 진행되는 3일, 72시간 내내 페이스북은 물론 블로그, 트위터 등의 다양한 SNS 채널로 관련 내용이 확산·공유됐으며, “참신하다”는 평가와 함께 여타 언론보도를 통해 기사화되며 반향을 일으켰다.

The PR은 앞으로도 온라인을 통한 새로운 포맷의 쌍방향 토론문화를 지속적으로 개척, 이어나갈 예정이다.

* 위 페포지엄 기사는 토론 내용 중 일부를 정리한 것입니다. 전체 토론은 페이스북 ‘The PR 페포지엄’(http://www.facebook.com/groups/theprmagazine/)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