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인이라면 보스 설득할 수 있어야”
“PR인이라면 보스 설득할 수 있어야”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2.05.1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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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포지엄 세션 1] PR의 도그마는 무엇인가?②

[The PR=강미혜 기자] 1세션은 ‘PR은 당연히 이런 것이다’라는 기존 도그마는 무엇이고, 또 깨야 할 도그마는 무엇인가를 주제로, PR의 기본 철학 및 가치와 관련한 밀도 있는 논의들이 오갔다. 김태욱 스토리엔 대표의 사회로 강함수 에스코토스컨설팅 대표, 김범수 KT 부장, 김장열 미 콜로라도주립대 교수, 김주호 제일기획 마스터,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배재형 한국야쿠르트 과장, 신동광 LS-Nikko동제련 과장 등이 전문 패널로 참여했다. 또한 2세션 토론자 한정진 법무부 온라인 대변인과 3세션 토론자인 박노일 서울 디지털대 교수, 임유진 KPR 소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 등도 의견을 더했다.  <①에 이어 계속...>

사회자 : PR의 본질에 대한 생각은 비슷하지만 실천이나 툴적인 측면에선 다소 차이를 보이는 듯합니다. 자, 이제 논의의 각도를 조금 달리가져가 볼까요? 변화하는 이 시기에 PR인들은 어떤 자세와 어떤 준비를 해야 할 지에 대한 생각을 나눴으면 하는데, 우선 김주호 마스터부터 말씀해주시죠.

 

김주호 : 무엇보다 PR을 좀 더 큰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몇 년 새 SNS가 커뮤니케이션의 중요 매체로 급부상하면서 온라인마케팅을 해 오던 회사들이 PR회사보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 광고를 하는 사람들이 SNS 주도권을 가져가고 있기도 하고요. 그만큼 PR인들의 대응이 늦었다는 얘기가 됩니다. 그간 4대 매체를 중심으로 한 언론관계에 집중하고, 대내적으론 사보에 집착하다보니 시기를 놓쳤을 수 있습니다. 홍보실장이 여전히 광고에 비해 PR을 후순위로 뒀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더 이상은 아닙니다. PR적 시각으로 광고를 할 수도 있고, IT기술을 PR에 접목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PR하는 분들이 보다 폭넓게 생각하며, 공격적으로 제안하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강함수 : 김 마스터님께서 말씀하신 ‘PR적 시각으로 광고를 할 수도 있고, IT기술을 PR에 접목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는 말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실무를 접한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홍보인이 메시지전략과 매체전략을 수립하고 그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ATL, BTL, 언론퍼블리시티, 관계관리, 그에 따른 전체 예산을 집행하는 일이 결코 쉽지가 않습니다. 그렇지만 분명한 점은 통합적 관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지요. PR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를 통합하고, 매체라인과 프로그램의 피드백, 이해관계자 반응 등을 고려해 통합적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기능과 역할을 PR인이 가져가야 하겠습니다.

배재형 : 인하우스 PR팀에서도 점차 전략적·통합적 관점으로 PR을 바라보는 시각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커뮤니케이션의 다방향을 추구하기 시작했고요. 물론 일부는 대행사와, 또 다른 일부는 다른 팀들과 협업해야 합니다. 하지만 중심에 서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PR팀의 존재가치이기도 하고 특히 CEO의 의지가 포함되기는 것이니까요. 앞으로의 PR은 PR팀이나 홍보팀 중심의 360도 커뮤니케이션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사회적이고 성찰적인 이슈와 함께 PR을 가져간다면, 더 큰 시각에서의 PR을 전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장열 : 저는 PR인의 필수 자질로 상사(boss)를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을 꼽고 싶습니다. 기업 내에서 PR부서의 위상은 최고경영자 또는 경영층과의 근접성(proximity)에 의해 많이 좌우됩니다. 최고경영자가 PR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정하는 기업일수록 PR책임자의 위상도 올라가고, PR의 범위와 역할도 확대됩니다. 반대로 경영층에서 PR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할 경우엔 PR의 역할이 대언론관계나 홍보자료 제작 등에 그치게 됩니다. 따라서 PR인이라면 첫째는 상사를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어진 권한과 책임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실무자로서의 자질을 갖춰나가야 할 것입니다. 제가 학생들이나 업계 후배들에게 항상 하는 ‘진정한 PR 전문가가 되려면 경영자의 자질과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말로 이를 대신하고 싶군요.

김호 : 저 역시 PR 실무자가 CEO를 설득하는 능력을 갖추는 일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PR에 대한 PR인들의 발전적 논의가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접목되기 위해서는 CEO와 CFO 등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 그들에게 직접 보고할 수 있는 정치력 등이 중요할 텐데요. 이를 위해 기업 내에선 비즈니스적인 정치력 발휘에 힘쓸 필요가 있겠고, 기업 외부에서는 사회적으로 PR이나 PR인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PR인들이 사회나 경제, 경영 이슈에 대해 PR 관점에서의 시각을 전달하는 작업들을 계속해서 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회자 : 주옥같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이제 마지막 논의로 PR의 발전적 방향성을 위해 모색돼야 할 점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드려보고 싶습니다. 앞서 날선 비판을 해주셨던 신동광 과장께 여쭙고 싶네요.

신동광 : 균형 있는 언론보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는 ‘어떤 방식이나 미디어가 유행이니 여기도 하고 저기도 한다더라’ 식의 보도가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일례로 재작년 트위터 열풍이 불었을 때,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나 두산 박용만 회장이 트위터 얼리어답터로 각광 받으며 많은 기업이 비슷한 시도들을 했었죠. 하지만 트위터가 가진 문제점과 단점들이 속속 드러나며 기업 입장에서 ‘쓸데없는 짓’이었다는 회의론도 일었습니다. 이런 획일적 보도 외에 기업이나 기관이 SNS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인력운용이나 투입비용, 기대 목표의 범주를 명확히 하는 게 중요하다는 심층보도가 나온다면, 실무자로서 보다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학계에도 부탁드릴 점이 있습니다. 최신 경향과 다양한 관점에서의 분석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교육이나 세미나에 가보면 아직까지 존슨앤존슨의 타이레놀 사태를 금과옥조인양 언급하며, 농심과 동원의 이물질 사태를 ‘무지의 소산’으로 비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기업환경을 고려한 최선의 방안인데, 홍보의 관점에서는 그저 단편적인 현상 하나만을 두고 일반화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몰이해에서 비롯된 성급한 일반화’는 기업의 경영진이 홍보활동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빌미가 될 수 있습니다. 학계와 언론, 홍보실과 PR회사가 현안에 대해 의견을 모으고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인다면, PR에 대한 인식과 산업도 더불어 발전할 거라 기대합니다.

한정진 : (제 2세션 토론자이지만 1세션 주제에 참석) 기업이나 기관에서 홍보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담당자의 처우를 대폭 개선해야 할 것입니다. 삼성 등 대기업에서는 온라인 홍보실도 별도 파트로 분리해 운영하는 등 인식 변화가 실천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정부부처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직 민간을 따라가기는 힘들지만 요새는 민간과 정부의 홍보가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느낍니다.
 

* 현장 속풀이

PR이냐 홍보냐 그것이 문제로다 -.

1세션은 PR의 본질적 가치에 대해 고민하는 자리였던 만큼 다소 원론적이지만,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PR의 개념 및 PR인의 자질 등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토론에 참여한 다수의 전문가들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 PR의 역할 변화를 강조했다. 무엇보다 ‘기자와 술 먹고 관계를 끈끈히 하는’ 대언론 중심의 전통 홍보활동에서 벗어날 것을 당부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하지만 오롯이 대언론 홍보의 크나큰 중요성을 부르짖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신동광 과장이다. 신 과장은 현재는 IMC 개념을 비롯해 SNS까지 PR의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돼 있다고 지적하면서, 자꾸 뭔가를 PR의 범위에 집어넣으려는 시도들이야말로 오히려 깨져야 할 도그마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비록 다른 전문가 패널들의 동의를 이끌어내지는 못했지만, 끝까지 자기주장을 피력하며 토론에 다양성이란 기운을 불어넣은 뚝심 있는 그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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