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홍보 연구·제언 통해 공공 PR산업 이끌 것”
“정책홍보 연구·제언 통해 공공 PR산업 이끌 것”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2.05.1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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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공소통연구소’ 문을 연 이종혁 광운대 교수

[The PR=서영길 기자] 공공 정책홍보와 기업의 사회적 소통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줄 ‘공공소통연구소’가 지난 5월 1일 문을 열었다. ‘아주 작은 연구소에서 아주 작은 소망을 갖고 연구한다’는 이종혁 광운대 교수의 바람처럼 아직까진 작은 연구소다.

실제로 광운대 내 이 교수 개인 연구실에 설립된 공공소통연구소는 문 밖에 사인보드도 내 걸려 있지 않다. 다만 이 교수 책상위에 덩그러니 놓인 빈 나무상자에 붙어있는 사인보드만이 이곳이 연구소인지 알게 해준다. 하지만 비어있는 상자는 연구소가 설립된 목적을 함축적으로 말해준다.

“문 밖에 사인보드도 없고, 오직 이 빈 통에만 공공소통연구소라는 표지를 붙여놨어요. 저는 PR 현장에서도 뛰어봤고, PR기업 대표, 지금의 교수까지 20여 년 동안 PR인으로 살아왔습니다. 또 그만큼의 커리어도 쌓였고요. 하지만 공공소통연구소에서 저의 모든 것을 비우고 공공 분야에서 다시 출발한다는 각오로, 또 제가 가진 지식을 다시 생산해 낸다는 의미로 빈 통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차츰 채워질 겁니다. 초심을 잃지 말아야죠.”

▲ 이종혁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이 교수의 표현대로 연구소의 규모는 작지만 공공 정책홍보, 기업의 사회적 소통 등의 연구를 위한 그의 열정은 결코 작지 않다. 이 교수는 연구소 설립을 위해서만 1년 6개월 여를 PPT 준비, 자료 검색, 글쓰기 등에 매진했다. 이를 위해 하루 3~4시간 밖에 수면을 못 취하는 강행군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업계에 몸담았던 사람으로, 학자로, PR인으로 아직 할일이 많다고 말하는 이 교수는 “30대 시절 현업에 있을 때 회사에서 먹고 자고 정말 열심히 일했어요. 저의 원동력은 30대의 이런 과정이 있어서 지금의 열정을 갖출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실천하는 삶’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론 많은 것을 포기하며 공공 PR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하기 위해 연구소를 열게 됐죠”라며 열정을 감추지 않았다.

사회적 요구·시대적 흐름이 연구소 탄생케 해

이 교수는 연구소가 공공 정책홍보나 소통에 문제가 있어 만들어졌다기 보다 사회적 요구와 시대적 흐름이 연구소 탄생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진정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려면 국민의식과 올바른 여론형성 환경 조성이 매우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이런 환경이 이미 구축돼 ‘공공 소통’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런 좋은 환경 하에 공공 PR에 어떤 콘텐츠를 넣고, 어떻게 유통시켜야 할까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공공 부문 PR이 대중적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면 PR의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렇듯 공익적 소통능력 활성화가 요구되는 현 시점에 이런 격차를 줄이고 연구소를 통해 해결책을 제언하고자 하는 것이 이 교수의 목표다.

“현재 정부 소통 능력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는 있지만 매체의 속도를 따라가진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죠. 이런 차이를 비판하기보다 중간 단계에 서서 끌어올려주는 여러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에서 우리 연구소가 정책 홍보를 연구, 이해하고 공공기관과 민간에 솔루션을 제언해 견인차 역할을 하는 게 주요 역할입니다. 제가 가장 많이 연구하고 경험한 분야이기 때문에 연구자로서 구체적인 관심을 갖고 제언하고 또 갖고 있는 데이터베이스, 노하우를 현직 컨설턴트들에게 교육을 통해 조언해주면서 PR산업에 기여할 계획입니다.”

▲ 공공소통연구소 홈페이지(www.publiccomm.re.kr) 초기화면.

연구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연구가 진행된다. 첫 번째가 공공 정책홍보이고, 두 번째가 기업의 사회적 소통이다. 여기에 교육과정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 교수는 두 분야에 대한 연구와 교육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정책홍보는 정부기관과 PR컨설팅 전문가를 대상으로 전문성 제고를 위한 연구 결과를 도출해 제공하게 된다. 공공 캠페인 자문, 정책홍보에 관한 자문, RFP(제안요청서) 작성 단계 리뷰 및 지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 기업의 사회적 소통은 연구소 중심으로 타대학 교수들과의 협업, 외부 PR전문가, 이 밖에 공익적 가치를 지향하는 이들과 네트워킹과 협력을 통해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특히 사회적 소통은 현재 기업에 필요한 소통들 즉, CSR을 넘어선 ‘비욘드(Beyond) CSR’, 기업쟁점 등을 위주로 때론 비판 혹은 자문을 할 예정이다.

아울러 기업의 사회적 소통에 주목해 궁극에는 자본주의 4.0 시대에 발맞춘 시티즌브랜드(Citizen Brand)를 개발할 수 있는 의제를 만들어 낼 계획이다. 시티즌브랜드는 한 기업의 사업으로 인해 발생되는 사회문제를 해당 기업이 직접 해결하기 위해 노력 또는 행위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 교수는 이 중 깊이 있는 연구는 논문으로 만들어 학계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책홍보 전략 기획 전문가 교육, 공무원 대상 PR 교육, PR 전문가 대상 워크숍 진행 등의 교육과정을 연계해 정부기관 및 PR기업에 멘토링 역할도 하게 된다.

“지속적으로 공공 PR 분야에 자극제 될 것”

하지만 이 교수는 연구소의 설립 취지에 맞게 ‘작은 연구소’를 표방하며, 대형 프로젝트를 한다든지 많은 돈을 들여 연구소 규모를 늘리는 등의 발전방향은 지양할 생각이다. 그는 “연구소 규모를 크게 키운다는 건 내 손을 떠난다는 뜻”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교수 스스로도 ‘아주 작은 공공소통연구소’라 부른다.

“PR에 집중할 수 있는 영역까지만 연구 범위를 잡으려고 합니다. 연구소를 만들었다 하면 큰 프로젝트로 생각하기 쉽지만 제가 하는 건 순수한 연구 프로젝트, 또 규모가 큰 것 보다는 직접 페이퍼워크 할 수 있는 영역에서 현실에 맞게 움직이는 연구입니다. 연구소를 제 개인적 야망과 욕심으로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PR 현업에서 오랫동안 실무를 겪으며 정책홍보, 컨설팅을 많이 한 경험자로서 또 학자로서 최소한의 역할로 생각하고 연구소를 오랫동안 잘 이끌어 가려고 합니다.”

지속적으로 공공 PR 분야에 자극을 줬으면 좋겠다는 것, 또 이런 제언들이 공공 PR 영역에 하나씩 반영돼 다양한 분야의 소통 채널이 열리고 홍보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연구소의 궁극적 목표다.

“정부와 공공 홍보 영역에서 급격한 변화, 새로운 것 추구가 쉽지 않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서서히 변화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합리적 논의의 수준에서 이상적 이야기를 계속던져야 공공 PR산업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소에서 하는 제언들로 인해 인식이 조금씩 변화하다 보면, 행동 변화까지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공공소통연구소를 공공 PR을 위한 발전적 방향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합니다.”

연구소는 향후 공공 PR의 발전적 논의를 위해 소규모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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