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 효과 국제적 기준 마련돼야”
“PR 효과 국제적 기준 마련돼야”
  • 신인섭 (thepr@the-pr.co.kr)
  • 승인 2012.05.2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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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측정 원칙 선언’을 통해 바라본 PR 성과 측정의 중요성

글=신인섭 교수/ 정리=강미혜 기자

PR의 효과는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PR업계를 비롯한 모든 PR인의 해묵은 숙제다. 더욱이 최근 몇 년 새 소셜미디어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PR의 효과 및 성과 측정에 관한 이같은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업을 포함하는 모든 조직은 투자에 따른 효과를 측정하는 기준을 마련하고 모든 활동에서의 ROI(투자수익률)를 꼼꼼히 따지기 마련이다. PR도 예외일 수 없다. 문제는 다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부문에 비해 PR의 효과 측정이 너무도 각양각색이라는 점. 또한 현재 통용되고 있는 광고환산가치(Advertising Value Equivalency. AVE) 방식도 시대변화에 뒤떨어져 있다.

AVE 산정은 신문이나 방송 등의 미디어 노출도를 고려해 해당 매체의 광고단가에 가중치를 곱하는 방식이다. 가령, 어떤 기업의 보도자료가 신문에 배포되고 관련 기사가 나오면 해당 지면을 광고로 환산, 2.5배를 곱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배수(倍數)는 이론적으로 증명된 연구가 없는데다 그 배수도 여러 가지가 있어서 확정된 관례로 볼 수 없다.

AVE 산정 사례(가상)
보도한 신문: OOOO
보도한 신문의 부수: 1,000,000부
보도 기사가 게재된 면: OO면
이 면의 1단, 1cm 영업광고료: 70,000원
보도 기사의 크기: 3단 10cm=30단/cm
광고비로 환산한 금액: 30단/cm x 70,000원=2,100,000원(210만원)
AVE로 환산한 기사의 가치: 210만원 x 2.5=525만원

‘바르셀로나 측정 원칙 선언(Barcelona Declaration of Measurement Principles)’은 PR 효과에 대한 이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2010년 6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33개국 PR전문가 200명이 참여해 만든 것으로, 2일간의 회의를 거쳐 그 해 7월 19일 발표됐다.

원칙 제정에 참여한 5개 국제단체는 ▲커뮤니케이션 측정 및 국가 국제협의회 커뮤니케이션 측정 및 평가 국제협회(International Association of Measurement and Evaluation of Communications. AMEC) ▲PR 및 커뮤니케이션 관리 글로벌 연합(Global Alliance of Public Relations and Communication Management) ▲(미국) PR 연구소-측정위원회 (Institute for Public Relations-Measurement Commission) ▲미국PR협회 (Public Relations Society of America. PRSA) ▲국제커뮤니케이션자문기구(International Communications Consultancy Organization. ICCO) 등이다.

33개국 PR전문가 200명 참여…7개 원칙 제시

바르셀로나 측정 원칙 선언은 특히 PR산업이 당면한 가장 근본적인 문제 즉 PR의 효과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를 핵심 내용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총 7개 원칙으로 이뤄졌는데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목표 설정 및 측정의 중요성이다. 목표는 가능한 한 계량화돼야 하며 PR프로그램의 경우 누구에게, 무엇을, 언제,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치려는가를 밝혀야 한다. 측정은 포괄적이어야 하는데 전통미디어와 소셜미디어를 포함해 주요 이해관계자의 인지, 이해, 태도, 행동 등 해당 항목에 변화를 측정하는 한편 사업에 미친 결과도 분석돼야 한다.

둘째, 매체에 나타난 결과(보도) 보다 성과 측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과에는 구매, 기증, 기업평판, 공공정책 등에 대한 각종 조직의 이해관계자 인지, 이해, 태도, 행동 변화 등이 포함된다. 성과 측정은 PR의 목표 달성 여부에 대비한 양적, 질적 조사를 하는데 조사는 정평 있는 관례에 따른다.

셋째, 가능한 한 비즈니스에 미친 결과를 측정해야 된다. 대개 마케팅PR에 해당되며, 판매와 기타 영업 관련 사항에서의 PR이 미친 영향은 정량/정성적인 측면에서 조사될 수 있다.

넷째, 매체 측정은 정량, 정성 양면으로 실시한다. 보도된 기사 클리핑은 무의미하다. 정성적 측정을 위해 기사의 논조(Tone), 이해 당사자나 오디언스의 특정 매체에 대한 신뢰도나 상관관계, 제3자의 증언 포함 여부, 보도 내용이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여부 등을 고려해야 한다.

다섯째, 광고환산가치(AVE)는 PR의 가치 측정 기준이 될 수 없다. 2010년 10월 8일자 미국 PR 연구소(IPR)의 ‘AVE 태스크 포스 보고(Report on the Advertising Value Equivalency Task Force)에도 나와 있는 부분이다. 이 보고서는 “광고와 편집 기사가 동등한 가치를 가진다는 증거는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여섯째, 소셜미디어 측정은 할 수 있고 해야 된다. 다만 현재로선 통일된 소셜미디어 측정을 위한 공통 메트릭(Metrics)이 없다. 가장 중요한 일은 소셜미디어에 대한 명확한 목표와 예상 성과의 결정이다.

일곱째, 견실한 측정을 위해서는 투명하고 반복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콘텐츠의 근거와 수집방법, 분석방법은 기계식인가 아닌가, 또 서베이인 경우 표본 관련 사항 등과 통계상 방법 등이 이에 해당된다.

AVE 산정 방식에서 탈피할 때

바르셀로나 원칙 선언이 있기까지 60여년의 PR효과 측정에 관한 연구와 논의가 있었다. 초기 연구를 주도한 곳은 미국이었으나,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 등에서도 PR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측정 연구가 있었다. 오랜 기간에 걸친 이런 노력들이 집약된 결실이 이 원칙 선언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선언으로만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PR산업 발전을 위해 이제부터 끊임없이 고민하고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광고업계에서 ABC 부수조사, TV 및 라디오 시청률/청취율조사가 효과 측정의 공통 기준으로 정착한 것처럼 PR에서도 새로운 노력들이 요구된다. 이제 막 PR의 공통 측정 기준 제정이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심각하게 그리고 신중히 연구, 검토해야 할 단계에 와 있는 것이다.



신인섭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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