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데이터의 엉뚱한 이메일 마케팅
죽은 데이터의 엉뚱한 이메일 마케팅
  • 더피알 (thepr@the-pr.co.kr)
  • 승인 2012.05.21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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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섭의 通通마컴


제가 기업을 다니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의 하나가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이메일 정보를 이용해 이메일 마케팅을 했을 때, 고객들에게 어느 정도 제대로 전달이 되고 그 비율이 어느 정도가 되어야 제대로 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되느냐는 것입니다. 그에 대한 답은 유머가 아니라 “그 때 그 때 달라요”가 정답입니다.

이메일 마케팅이나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은 모두 프로그램에 의해서 작동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람이 주는 이메일 데이터를 가지고 컴퓨터는 단지 그에 맞게 단순한 싷행만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메일의 신뢰성입니다. 즉 이메일의 신뢰도가 높으면 도달율이나 로열티가 높은 것이고 반대로 그렇지 않으면 낮은 도달률과 개봉도가 떨어지거나 아예 처음부터 스팸으로 처리하게 됩니다.
너무 잘 아시는 컴퓨터 관련 용어가 있습니다. GIGO(Garbage In, Garbage Out) 입니다. 컴퓨터 응용 소프트웨어는 이를 이용하는 사람이 넣어주는 값대로만 처리한다는 뜻입니다. 즉 넣어주는 데이터가 쓰레기이면 그에 맞게 보여주는(출력해주는) 결과치도 역시 쓰레기가 나온다는 말입니다.

내가 보유한 이메일의 질은 생각하지 않고 그 보유한 양에만 온통 집착해 몇 건을 보냈으니 어느 정도의 비율만 생각해도 이 정도의 고객이 우리 이메일을 받아보고, 열어보고, 로열티를 갖는가에 대한 무 개념의 산술적 평균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수 년전 모 기업의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받아 이메일 마케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이 회사간 보유한 데이터베이스가 40만병이라며 동종 업계에서는 최고라고 자랑을 합니다. 그러니 이번 프로모션을 하면 적어도 어느 정도의 비율만 달성해도 자신들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착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기대치보다 훨씬 못 미치는 비율로 나왔고 결국은 그 잘못을 자신에게 두지 않고 저희의 시스템이 잘못되었으니 시스템을 바꾸라는 주문까지 했습니다.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의 가장 기본이 데이터 수집에서부터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관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데이터 클린징(데이터를 정제, 품질수준 향상, 정확성 상실한 데이터를 정제해 유용한 데이터로 변환하는 과정)이라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경험한 중소기업의 (심지어는 마케팅을 잘한다는 대기업도 마찬가지) 고객 데이터 베이스는 데이터 수집하는 양에만 신경을 썼지 이 후에 그것을 잘 관리하는 기업은 극히 드물었습니다. 제가 경험한 이 기업도 40만 건 중 유효한 데이터는 30% 수준에 머물 정도로 열악한 데이터를 가지고 열심히 마케팅을 해 보아야 정말 자원 낭비에 그치고 있는 것입니다.

기업의 경영층이나 임원들이 이런 통계적 수치에 잘못 집착해 버리는 자원이 엄청납니다. 그리고 이런 잘못된 생각은 우리 업계는, 그리고 우리의 경쟁 기업은 어느 정도이니 우리도 그 정도의 데이터는 가지고 있으니 어느 수준은 되어야 한다는 막연한 기대를 버려야 합니다.

RTE(Real-Time Enterprise)라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기업의 주요 경영 데이터들을 실시간 통합 관리하는 기업경영 시스템으로 기업 전 부문에서 얻어진 정보를 하나로 통합해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RTE도 가지고 있지 않고 또 정기적으로 데이터 클린징이나 업데이트도 하지 않으면서 수년전의 데이터들을 가지고 지금에 적용하니 쓰레기 같은 처참한 결과가 나오는 것입니다.

제가 너무 자주 사용하는 피터 드러커의 측정하고, 관리하고 그래야 나중에 개선할 수 있다는 개념의 뜻이 여기에도 적용이 됩니다. 우리가 보유한 리소스들을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인지? (측정) 그리고 그렇게 잘 하기 위해서는 항상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에 맞는 결과가 나왔을 때 어떻게 더 발전 시킬 것인지? 하는 일련의 사이클을 가지고 마케팅을 해야만 합니다.

우리가 흔히 죽은 데이터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맞습니다. 데이터들도 생물과 같아서 애정을 가지고 대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죽게 되는 것입니다. 이 죽은 데이터들도 아무리 열심히 프로모션을 해 봐야 죽은 결과들만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처음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려고 했을 때의 생각을 해 보십시오. 정말 열심히 잘 모읍니다(data gathering) 그리고는 정제하고, 클린징하고, 업데이트 하는 정성을 들이지 않습니다.

데이터베이스라는 프로그램 개념을 최초로 정립한 미국 GE사의 C. 버크만은 데이터베이스를 IDC라는 용어로 사용했습니다. Integrated Data Store라는 것입니다. 즉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처음부터 통합의 개념을 가지고 모아서 활용을 하는 것이 바로 데이터베이스입니다. 제가 하는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의 통합도 같은 개념입니다. 기업이 하는 기업, 상품 브랜드나 고객에 대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처음부터 통합적 개념을 가지고 ROI 측정을 목표로 실행해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비 전산 출신인 제가 정의하는 데이터베이스의 개념은 이렇습니다. “통합적 경영 전략을 가지고 측정하고, 관리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다수가 공유하고 사용하는 데이터들” 이라고 정의합니다. 전산적으로는 어차피 본질에 맞게 정의를 하겠지만 그 데이터를 활용해 기업 경영을 하는 목적에서는 이렇게 정의하고 운영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와인 전문가, 소셜네트워크 전문가이며 `The Thank you economy`라는 베스트셀러 저자이기도 한 게리 바이너척(Gary Vaynerchuk)은 "성공하기 위해서는 구멍가게 마인드를 되찾아라"라고 말합니다. 고객 한 사람 한 사람 모두를 중하게 여기고 또 이 중에서도 특히 우리에게 이득을 더 많이 창출해 주는 고객을 잘 관리하는 것이 바로 구멍가게식 고객 관리입니다. 이렇게 작은 구멍가게도 하고 있는 고객 관리를 이 보다 더 크고 좋은 시스템을 갖춘 기업들이 못하고 있는 현실은 참 의아합니다.

고객 데이터베이스는 시스템이 관리하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구멍가게처럼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생명이 있습니다. 그래야 죽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 정도의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어느 정도 비율이 나와야 성공하는 겁니까? 어떤 기업들이 이 비율을 잘 나오게 하는 전문가들이지요? 하는 어리석은 질문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7년간 정기적으로 이메일을 보내고 있는 저의 이 레터도 개봉률이 70%를 넘지 못합니다. 더욱이 반응율은 0.3% 수준입니다. 제가 약 1,000분에게 메일을 보내는데 답장을 해주시는 분들이 2~3명이라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기존 생각으로는 말도 안되는 비율이지만 이것이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의 현실입니다. 수우미양가 식의 잘못된 측정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먼저 내 데이터베이스의 질을 알고 상대에게 이메일 마케팅을 하게 되면 백 번 보내 적어도 70% 정도는 성공하게 됩니다.



이 원 섭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전략수립 컨설팅 전문회사 IMS Korea 대표 컨설턴트
블로그 : “ 이원섭의 通하는 마케팅, 通하는 커뮤니케이션”
http://space4u.egloos.com, http://blog.naver.com/wonsim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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