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테크닉 아닌 파운데이션 축적하는 것”
“교육은 테크닉 아닌 파운데이션 축적하는 것”
  • 박주연 기자 (jooyun4972@the-pr.co.kr)
  • 승인 2012.05.22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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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포지엄 3] 소셜시대 PR 마케팅 교육은? ②

[The PR=박주연 기자] 3세션은 소셜시대 PR 마케팅 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PR 교육의 근본적인 역할부터 PR 기업들의 인력 채용과 관련된 이슈까지 논의가 이뤄졌다. 정동훈 광운대 교수가 사회를 맡아 토론을 이끌었고 김장열 미 콜로라도주립대 교수, 김찬석 청주대 교수, 노진화 밸류커뮤니케이션 대표, 박노일 서울디지털대 교수, 배성호 SK텔레콤 부장, 이원섭 엠에스코리아 대표, 이중대 소셜링크 대표, 임유진 KPR 소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수석 책임 연구원 등이 전문 패널로 참여했다. 

< “기본 갖춰야 소셜 PR도 잘한다”에 이어...>

 

사회자 : 앞서 김찬석 교수께서 미국 현지의 사례를 들어 좋은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국내 대학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소셜 PR과 마케팅 교육의 방향성이 궁금한데요, 한 분씩 차례로 의견을 말씀해주시죠.

 

노진화 : 저는 미디어 변화와 소비자들의 심리변화를 기반으로 실무 수업을 진행하는 것과 더불어 제자들에게 마케팅 원론, PR 커뮤니케이션, 소비자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 접근한 세미나에 참여토록 권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마케팅과 PR은 본질적으로 시장의 트렌드와 소비자의 니즈를 기반으로 전략이 세워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학은 학생에게 소셜의 기능만을 교육시키는 것이 아니라, 실무에 필요한 마케팅 트렌드의 본질적 특성과 미디어 속성, 소비자들의 심리적 행태 등을 학습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배성호 : 과거 매킨토시, 월드와이드웹 등 새로운 툴과 미디어가 등장했을 때 관련 산업 종사자들은 새 미디어를 다루지 못하면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보면, 생계에 지장을 받거나 올드미디어 관련 산업이 몰락했다는 등의 얘기는 들리지 않습니다. 새로운 툴 등장에 따른 미디어 변화와 표현 양식의 변화는 있지만,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적 가치는 변하지 않는 까닭이 아닐까요. 현재도 소셜로 인해 기존의 PR 교육이 반쪽 교육으로 전락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저는 실제 교육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교육은 파운데이션(foundation)을 축적해주는 곳이지 테크닉을 가르치고 변화하는 트렌드의 끝에서 곡예를 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곳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재능에 기반한 재주를 가르치는 곳이 아닌, 가능성을 담아내는 그릇을 빚는 곳이 교육계이므로 역시나 기본에 충실해야하는 게 아닐까요?
 

노진화 : 네, 교육은 파운데이션을 축적해주는 곳이라는 말씀 맞습니다. 또한 난제이기도 하고요.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답은 달라질 것 같습니다. 대학이 과거의 축적된 자료를 통한 기본적인 이론들, 기본적 교양 및 소양, 인화, 창조를 발현할 기제를 제공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 시대에 맞는 교육의 관점에선 마켓 트렌드가 변하고 소비자의 니즈와 의사결정 기준이 변해 가기에 그에 맞춰 교육도 이뤄져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사회자 : PR 교육이 중점을 두어야 할 부분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데요. 실제로 PR이나 광고에서도 디지털과 같은 새로운 환경은 학계가 못 따라 오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학계와 실무 현장 사이의 갭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배성호 : 소셜미디어가 성행하면서 나타난 현상에 학계와 산업계, 그리고 전문가 그룹(에이전시 및 컨설팅펌 등)의 시각 불일치 현상이 아닐런지요. 학계는 레퍼런스 부족으로, 업계는 체득한 결과물의 객관성 부족으로 양자가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은 새로운 물결의 도입부에 겪는 현상들이지 교육 시스템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인력교류를 통해 문제점으로 도출되는 부분이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을 거란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학계와 업계가 괴리를 보이는 것은 각자의 영역 내에서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은 아닐까요? 이런 난제에 대한 해답은 바로 협업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조직은 마케팅, 서비스기획, R&D, 기술관련 부서들의 인력을 적절히 섞어 전공과 출신, 업무를 넘어서는 소셜미디어 조직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PR과 마케팅 교육의 문제점 혹은 위기의식이 이러한 관점변화와 협업을 통해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임유진 : 맞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바로 현업에 적용 가능한 인재를 원하고, 학교에서는 보다 학문적 측면에서 소양을 닦는 커리큘럼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에 교육의 측면에서 양쪽의 요구조건을 모두 만족시키기란 정말 어려워 보입니다. 이런 점에서 이화여대에서 최근 발족한 학생들의 자발적 모임인 소셜미디어 동아리는 주목할 만한 현상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학교의 커리큘럼에만 의지하지 않고, 새로운 현상을 개척해나가고자 하는 자발적인 움직임이라는 데에 의미가 있는 것이죠. 이와 동시에 학교 또한 소셜 분야에서 학생들의 갈증을 어떻게 채워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학생들에게 다양성을 접목시킬 수 있는 소양과 기반을 만들어주고, 또한 현장과의 연결고리나 자극을 계속 제공해줌으로써 현 상황을 해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자 입장에서 항상 양쪽의 특성과 니즈를 충분히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노력과 유연성이 많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김장열 : 저 역시 학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학부교육은 정말 학생의 일생을 좌우하는 중요한 교육이기에 기본을 잘 가르쳐야 합니다. 실무에 대해 배우는 것도 좋지만, 그 이전에 인문사회학적 배경과 기본적인 글쓰기, 전략적 사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가짐 등 기본적인 소양을 어느 정도 갖춰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 미국 모두 기본적인 교육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그 이유는 기업에서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기술(technique)을 배운 졸업생을 선호하기 때문이지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학부교육이 실무 위주, 트렌드를 반영하는 교육의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또 학교 입장에서는 실무 위주로 가르치더라도 졸업생들이 위에 말씀드린 기본 자질들을 알아서 습득하기를 기대하는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포기할 수는 없겠지요?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기본과 실무지식을 최대한 가르쳐야 할 것이고 기업에서는 보다 장기적 안목에서 이를 갖출 수 있는 인재를 뽑아야겠습니다.
 

사회자 : 그럼 마지막으로 기업 및 각 조직의 PR 인력 채용 니즈에 대해 이중대 대표께 여쭤보겠습니다.
 

이중대 : 최근 디지털 PR 분야의 인력 수요는 급증한 반면, 역량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은지라 기업이나 조직에서 원하는 인력을 뽑는 것이 힘듭니다. 이상적으로는 내부 기업 문화를 이해하고, 유관 부서별 협업이나 이해를 도모할 수 있는 내부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이 새로운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데, 이를 소화할 수 있는 인력이 많지 않은 것이죠. 기업 및 조직의 수요는 많은데, 내부에는 그런 인력이 많지 않으니 자연히 해당 분야를 경험한 외부인들의 채용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나름 인정받고 이직한 분들이 새로운 곳에선 꽤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된다는 점입니다. 제대로 된 대화 마케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터가 내부 기업 문화와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유관 부서 소속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고 있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을 빠른 시간 내에 구축하기 힘들기 때문에 담당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기업들 역시 소셜미디어 기반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전개하는 데 있어 생각보다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고요. 따라서 SNS 전문가들을 외부에서 스카웃 해오는 것도 필요하지만, 내부에서 인력들을 성장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며, 외부 인력 스카웃시 채용기준 설정, 내부 전문가 교육 프로그램 진행, 경영진의 장기적인 관심과 지원 등이 동반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장 속풀이>

글로벌 토론의 진수를 보다!

소셜 시대 속 변화하는 PR 교육에 대해 생각해 본 3세션에서는 교육의 근본적인 가치에서부터 방법론까지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패널 대부분은 소셜 환경에서의 PR 교육의 발전을 위한 학계와 업계의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인문사회학적 지식과 전통 PR 이론에 대한 교육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특히 3세션에는 미국에 있는 김장열 교수와 김찬석 교수가 패널로 참가해서였는지 새벽 시간대에 갑자기 토론이 활발해지는 재밌는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먼 미국땅에서도 열정적인 토론을 보여준 두 교수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이 외에도 이번 페포지엄에서는 여성 논객들이 귀했는데, 총 3명의 여성 패널 중 유독 3세션에만 2명이 포함됐다. 노진화 대표와 임유진 박사 모두 학계와 업계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는 만큼, 안정되고 균형있는 시각을 보여줬다. 또 배성호 부장의 경우 병가를 낸 악조건에서도 훌륭한 토론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한편 3세션은 사회를 맡은 정동훈 교수의 재치 있는 진행으로 유독 화기애매(?)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정 교수는 매일 아침 센스 있는 선곡과 함께 뮤직비디오를 소개해 토론의 즐거움을 더했다~람쥐.(정동훈 교수 콘셉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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