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Grandmother!”
“For Grandmother!”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2.05.2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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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인식 제고 나선 젊은 광고인 강민석-김요셉씨

[더피알=강미혜 기자] 방송인 김구라는 십년 전 인터넷방송에서 한 위안부 관련 발언이 논란이 돼 최근 모든 방송에서 자진 하차했다. 위안부 문제는 그만큼 우리 근현대사에 아프디 아픈 상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국민적 인식이 희미해지는 것도 사실. 안타까운 현실 앞에 젊은 두 청년이 재능기부를 통한 위안부 문제 인식 제고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스물여덟의 동갑내기 광고 디자이너 김요셉씨와 강민석씨가 바로 그들이다.

▲ 자비로 위안부 광고를 제작·집행한 20대 광고인 김요셉씨(왼쪽)와 강민석씨(오른쪽)가 일본어 버전의 2차 광고를 위해 페이스북 계정(www.facebook.com/forgrandmother)을 열고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두 사람은 이미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력이 있다. 지난 2~3월 지하철 안국역에 위안부 문제 관련 일본 정부의 사죄를 촉구하는 대형 광고물을 설치했기 때문. 이 소식은 포토뉴스와 기사를 통해 언론에 소개되며 꽤 많이 회자가 됐다.

“당시 안국역 4번 출구와 5번 출구 사이에 가로 4m·세로 2m 크기의 광고판을 내걸었어요. 일본대사관 앞 평화비 소녀상을 배경으로 ‘사죄하라’는 문구가 쓰인 내용이었죠.”

일본대사관으로 가는 주요 길목에다 떡하니 사죄 문구를 내건 대담함은 어떤 연유에서였을까. “우연히 라디오 방송에서 위안부 관련 얘기를 듣게 됐어요. 불현 듯 우리도 뭔가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광고일을 한다는 업의 특성을 살려 광고물을 제작, 설치하기로 의기투합했습니다.”

이렇게 결심한 후 그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수요시위’에 참석하는 것이었다. 수요시위는 매주 수요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직접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로, 1992년 1월 시작돼 20여년간 단 한 차례도 중단된 적이 없다. “한 달 가량 시위에 참여하면서 그간 몰랐던 문제의식과 피해 할머니들의 간절함을 몸소 느낄 수 있었어요. 미약하나마 할머니들에게 꼭 도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 김요셉씨와 강민석씨가 지난 2월 14일부터 한 달 간 안국역 4-5번 출구에 설치했던 위안부 광고.

한 달 가량을 투자해 광고물을 직접 제작했다. 문제는 130만원의 광고비용. 이곳저곳 문을 두드려봤지만 후원자를 찾기가 어려웠다. 정부부처는 민감한 외교문제라 지원에 난색을 표했고, 한국홍보전문가로 알려진 이에게도 도움을 청했지만 뚜렷한 회신을 받을 수 없었다.

위안부 문제, 관심만 있지 참여는 없어

“‘좋은 일 한다’ ‘힘이 돼 주고 싶다’는 응원은 많았지만 실질적인 도움으로까지 연결되지는 않았습니다. 홍보의 중요성을 그 때 절실히 느꼈어요.(웃음)”

결국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던 돈을 들여 광고비를 충당했다. 하지만 어렵사리 내보인 광고는 ‘한달 광고’로 그치고 말았다. 기간 연장에 따른 추가 비용을 댈 수가 없었던 것. 지금은 광고활동을 잠시 접고 ‘할머니를 위하여’라는 의미의 페이스북 계정(www.facebook.com/forgrandmother)을 통해 2차 광고 집행을 위한 모금운동을 진행중이다.

“안국역은 일본인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잖아요. 해서 이번엔 일본어 버전으로 제작해 위안부 문제를 그들의 언어로 알려보고 싶습니다. 또 후원해주시는 분들의 이름을 광고물 하단에 명기해 옳은 일에 참여했다는 자부심을 공유할 생각입니다.”

일본어 버전 2차 광고 계획…페이스북 통해 모금운동 중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모인 금액은 10여만원 남짓하다. 130만원에는 한참 모자라는 액수. 이번에도 홍보가 발목을 잡았다.

“광고만 해봤지 둘 다 홍보엔 영 소질이 없나 봐요.(웃음) 처음부터 알리려는 목적으로 시작한 일이 아니어서 그런지 동참을 이끌어내는 것이 쉽지 않아요. 이번 기회에 The PR을 통해 홍보가 좀 잘 돼서 많은 분들이 동참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끈끈한 관계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이른바 ‘동네친구’인 두 사람은 위안부 광고를 계기로 공익광고를 위한 조그마한 회사도 차릴 계획을 갖고 있다. 그 첫째는 학교 폭력과 관련된 프로젝트가 될 예정.

“솔직히 공공 영역이 수익성이 많지는 않아요(웃음). 하지만 저희가 잘하고, 또 좋아하는 광고일을 통해 공익에 기여할 수 있다면 참 보람이 클 것 같습니다. 광고로 돈도 벌고 좋을 일도 하고, 이거야 말로 모든 광고인이 꿈꾸는 일석이조의 삶이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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