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에서 배우는 마케팅 그리고 PR
개콘에서 배우는 마케팅 그리고 PR
  • 최영택 (texani@naver.com)
  • 승인 2012.06.0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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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택의 PR 3.0

지난 주 일요일 주말산행을 마치고 산악회 친구들과 아침을 먹는 자리에서 ‘안 돼~’ ‘고~뢰?~’‘~다람쥐’‘~까불이’ 등 개그콘서트 프로그램의 유행어가 난무했다. 한 친구가 그 프로그램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고 하자 요즘 그거 안보면 친구들, 젊은이들과 대화도 안되고 왕따가 된다는 핀잔에 오늘부터라도 봐야겠다며 쑥스러워하는 것을 보고 안쓰러웠다.

요즘 개콘에 나오는 표현과 말들을 모르면 직장에서나 식사자리에서 대화가 안 통해 머쓱해지는 분위기다. 젊은 사원들과 호흡을 맞추고 그들을 이해하려면 이 프로그램 시청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젊은이들은 월요대화를 위해 일요일에 외출했다 서둘러 귀가하는 이전의 ‘모래시계’현상을 떠올리기도 하는데, 인기 아이돌 그룹이 깜짝 출연했던 그 주의 시청률은 20%를 넘어섰다.

S사는 최근 사내방송을 통해 ‘개콘을 보면 기업 경쟁력이 보인다’는 주제로 이 프로그램의 차별화 전략을 방영하는가 하면, 임직원 대상 강좌에 개콘 연출자인 서수민 PD를 초청, 특강을 듣는다. 개콘 프로그램 내의 냉혹한 무한경쟁의 논리를 기업에도 적용할 수 있으며, 출연진과 연출진이 매회 올인하는 것, 각 코너의 특징에 맞게 개그맨을 적재적소에 안배하는 것 등도 시너지를 창출하는 기업경영에 시사점으로 작용한다는 이유에서다.

기업 뿐만이 아니라 많은 단체 행사에서도 직접 개콘 개그맨들을 초청하는가 하면, 패러디를 하는 등 높은 주가를 올리고 있다. 필자가 참석했던 모 행사에서는 행사 전에 이 프로그램을 잘 모르면 이해가 되지 않는 나이 드신 참석자들을 위해 기 방영된 ‘네 가지’코너를 페이스북 그룹페이지에 올려 미리 시청한 후 행사에 참가하도록 하는 과잉(?)친절까지 베풀었다. 네 가지 코너의 개그맨 네 명이 무대에 등장하자 뒤에서 구경하던 재학생들이 우르르 앞으로 몰려와 이들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이들은 각자 행사에 맞춘 멘트를 준비했고, 동문인 개콘PD를 의식한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PR측면에서도 개콘에서 배워야 할 점이 많다. 먼저 12년간 꾸준히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주고 함께 참여하는 콘서트 형식의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온 점이다. PR캠페인도 이처럼 일관성있게 하나의 콘셉트로 이어져야 고객의 마음속에 로고와 브랜드를 깊게 심을 수 있다. 둘째로 매주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라온 각 코너별 차별화된 전략이다. PR전략 측면에서도 경쟁사나 타 그룹과의 경쟁을 의식해 고객별로 차별화된 PR프로그램을 기획해야 한다.

셋째로 개콘 프로그램의 파격과 깜짝 놀램 장치, 금기시되는 담당 PD의 약점을 노출시키는 파격을 감행하거나 유명 아이돌 가수, 연예인들을 코너에 깜짝 출연시켜 시청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PR차원에서도 파격적인 마케팅과 참신한 아이디어의 깜짝 SNS이벤트를 연출해 고객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넷째로 최근의 관심사와 시대 흐름을 바로 코너에 반영한다. 부조리, 정치 등 예민한 부분마저 지적하는 시대정신이다. PR에서도 국민의 정서와 시대흐름을 따라 융통성 있게 전략을 수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섯째로 개그 프로그램의 목적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고 남녀노소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늘 인기가 시든 프로그램은 과감히 버리고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PR의 목적은 고객들에게 기업의 영리추구 뿐만 아니라 협력업체들과의 상생발전과 사회공헌활동 등을 통해 사회에 이바지하고 풍요로운 문화를 창조하며, 국가에 기여한다는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심어주는 데 있다.

언제 또 새로운 개그 프로그램이 나와 개콘을 대체할 지 알 수 없지만, 이러한 기본원칙들을 이어간다면 ‘전국노래자랑’과 같은 장수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기업들도 한 눈 팔지 않고 항상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로 영업과 마케팅,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항상 새롭고 도전적인 PR활동을 통해 장수기업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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