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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꼼수PR’에 소비자 다 낚인다
식품업계 ‘꼼수PR’에 소비자 다 낚인다
  • 이동익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2.06.0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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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국내산…알고보면 수입산 수두룩

[The PR=이동익 기자] ‘웰빙코드’는 식품업계의 단골 PR 전략이다. 가족 건강을 생각하는 주부심리를 적극 반영한 결과다. 이런 이유로 시중의 대형마트를 가면 ‘콩100%로 국내에서 직접 만든…’, ‘우리쌀로 만든…’, ‘신선한 옥수수맛을 느낄 수 있는…’ 등의 문구가 커다랗게 적혀 있는 제품을 어렵잖게 확인할 수 있다. 언뜻 보면 몸에 좋은 국산 재료를 듬뿍 넣은 것처럼 보이지만, 과연 이들 광고 문구를 ‘액면’ 그대로 믿어도 되는 걸까? ‘무늬만 국내산’ 식품들의 교묘한 ‘꼼수PR’ 사례를 살펴봤다.

#. CJ제일제당은 콩기름 식용유를 판매하면서 상품명 위에 ‘콩100%로 국내에서 직접 만든’이라는 문구를 삽입하고 있다. ‘콩100%’와 ‘국내에서’가 강조된다. 실제 일반 소비자들은 해당 제품에 대해 국내산 콩을 사용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그러나 제품 뒤쪽 원재료의 원산지를 살펴본 결과 ‘수입산’이었다. 콩을 수입해 국내에서 가공한 것을 두고 ‘국내에서 직접 만든’이라는 문구를 넣어 국내산으로 둔갑시킨(?) 것이다.

▲ 콩을 수입해 국내에서 가공한 것을 두고 ‘국내에서 직접 만든’이라는 문구를 넣어 소비자 혼동을 주고 있다.

#. 대상 청정원 ‘우리쌀로 만든 찰고추장’은 제품명에서 드러나듯, 국산 쌀을 넣어 만든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우리쌀로 만든’이라는 문구를 넣고 있다. 해당 문구만 놓고 보면 국산 원재료를 사용한 몸에 좋은 고추장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고추장의 주원료인 고추양념은 ‘중국산’이다. 해찬들 ‘8가지 국산양념 쌈장’도 마찬가지다. 국내지역 이름까지 거론하며 국내산임을 강조하지만, 쌈장의 주된 재료인 된장은 수입산이다.

▲ 쌀은 국내산이지만 고추장의 주원료인 고추양념은 중국산이다.

#. 롯데브랑제리 옥수수빵은 옥수수 0.002%를 넣어 놓고 ‘신선한 옥수수맛을 느낄 수 있다’는 홍보 문구를 전면에 넣었다. 삼립식품의 빵도 이같은 꼼수를 활용했다. 겨우 탈지분유 0.23%가 들어간 샌드위치에 ‘가득’ 이라는 문구를 삽입해 ‘신선가득 우유샌드위치’로 어필하고 있다.

대문짝만한 국내산 문구…실제 원산지는 깨알 같은 글씨로

엄밀히 따지면 식품업체들의 이같은 광고 문구는 사실관계에 어긋나지는 않는다. 국내에서 직접 만들었고, 우리쌀을 사용했으며, 옥수수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 문제는 소비자 입장에서 명백히 오해할 소지가 있다는 데에 있다.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최 모씨는 “꼼꼼하게 살펴보지 않으면 오인하기 쉬운 문구들을 교묘히 사용해 홍보하는 것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느냐”면서 “업체들의 얄팍한 홍보 전략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와 함께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본 소비자들을 위한 조치도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식품업체들은 허위·과장 광고가 아니기에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제품 성분이나 함량, 원산지 등에 대해 정확히 명기했다는 것.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따르면, 객관적 근거가 없는 사실을 광고에 쓰는 경우 외에도 사실과 다른 부분을 사실처럼 홍보하는 것도 허위·과장광고로 규정된다.
 
공정위 소비자안전정보과 김정기 과장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을 통해 소비자를 속이는 행위를 각 유형별로 지침을 마련해 나름대로 기준화하고 있다”며 “다만, 광고 판단에 있어서 사전에 일일이 기준을 계량화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허위사실’ 아니라 문제없다? 피해는 결국 소비자 몫

결국, 일부 식품업체는 사실과 다른 부분을 사실처럼 홍보하는 ‘꼼수’를 쓰고 있으면서도 법망을 교묘히 피해감으로써 소비자를 기만하는 꼴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제품설명이나 표기문구를 제한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소비자단체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허위·과장 광고를 혼동해 구매하기 쉽기 때문에 정부가 앞장서서 현재 기준들을 더 구체화해 소비자들이 혼동하지 않도록 광고문구, 글자 표시에 있어서 글자 크기까지 허용기준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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