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이슈에 ‘PR회사’가 거론되는 이유
연예이슈에 ‘PR회사’가 거론되는 이유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2.06.2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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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논란에 휩싸인 배우 ‘김무열’…소속사 프레인의 ‘방어전’은?

[The PR=강미혜 기자] 최근 배우 김무열이 병역논란에 휩싸이자 가장 바빠진 PR회사가 있다. 바로 프레인이다.
 

▲ 최근 병역논란에 휩싸인 배우 김무열. (사진 오른쪽 상단은)소속사 프레인 로고

대개 PR회사와 연예인은 대외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계약 관계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프레인의 경우는 다르다. 소속사로써 김무열의 모든 활동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이번 병역논란에서도 마찬가지다. 입장 표명은 물론 각종 언론대응까지 전방위에서 두루 ‘방어전’에 나서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을 업(業)으로 하는 PR회사의 연예인 위기관리는 과연 어떤 점에서 차별되고 있을까.

김무열의 병역논란은 감사원이 지난 21일 공개한 ‘병역비리 근절대책 추진실태’ 보고서를 통해 불거졌다. 현재 억대 수입을 올리는 배우 A씨가 2001년 현역판정을 받은 뒤 2010년 생계유지 이유로 병역감면을 신청, 결국 병역면제 판정을 받았다는 게 주요골자였다.

실명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프로필상 김무열이 유력시되는 상황이었고, 이에 프레인은 그날 즉시 보도자료를 배포해 “감사원을 통해 발표된 내용은 사실”이라며 “조사가 필요하다면 성실히 임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같은날 여준영 프레인 대표도 개인 트위터를 통해 직접 ‘사과’의 뜻을 직접 전했다. 여 대표는 “제가 직접 본 대로면 그를 ‘위로’하고 싶은데 사람들이 느끼는 정서를 생각하면 ‘꾸중’해야 합니다. 지금 파악한 사실관계 대로면 충분히 ‘해명’할 수 있는 일이지만 사람들을 실망, 염려하게 한 것에 대해선 ‘사과’를 해야 마땅합니다. 후자만 하겠습니다”고 말했다.

▲ 논란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서 입장을 밝힌 소속사 프레인의 여준영 대표.

논란 직후 소속사 대표, “‘해명’ 아닌 ‘사과’하겠다” 밝혀

여 대표는 바로 다음날인 22일에도 후속조치를 취했다. 자신의 블로그에 병역논란에 얽힌 김무열의 속사정을 상세히 올린 것. 여 대표는 ‘당신이 그에 대해 알아야 할 한 가지(1 thing you should know about him)’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김무열이 겪었던 10여년간의 생활고를 설명했다.

그는 김무열의 가정사와 관련해 “집안에서 유일하게 경제활동을 하며 빚을 갚아야했기에 군대를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면제사유가 충분히 입증되었음에도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더 강도 높은 심사를 받았고, 면제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하면서 끝으로 “무열의 가족으로부터 이런 궁색한 옛날이야기를 외부에 해도 좋다는 허락을 겨우 받았습니다만. 자극적인 한 줄로 한 가족의 인생을 모욕하는 뉴스와 그것을 즐기는 집단 관음 속에 혼자 서있는 그 옆에 제가 있어 줄 수 있게 된 걸 기쁘게 생각합니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

▲ 여준영 대표가 자신의 블로그에 김무열 관련 올린 글.

결과적으로 여 대표의 이런 입장 표명은 부정적 여론을 환기시키는 데에 크게 기여했다. 각종 언론에 보도되면서 김무열을 둘러싼 ‘비난여론’의 상당 부분이 ‘동정여론’으로 돌아섰기 때문. 막노동에 사채까지 써가면서 생활을 책임졌다는 소식을 들은 일부 네티즌들은 “병역면제를 받을만했다”며 납득하는 모습까지 보일 정도였다.

그리고 이같은 동정론은 지난 27일 한 방송을 통해 김무열이 살았다는 집이 공개되면서 최정점에 이르렀다. 방송 화면에 비쳐진 허름한 판자촌집, 거기에 “김무열 가족이 2003년 봄이 이사를 와서 2009년까지 살았다. 이 동네 보증금은 비싸봐야 100만원이다”는 지인의 증언(?)까지 더해지면서 “가장으로서 생계를 책임져야 했기 때문에 안가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연기할 수 있는 방법이 그것밖에 없어 그렇게 됐다”는 소속사측 입장에 힘을 실어주게 된 것.

그 효과(?)를 입증하듯, 방송이 나간 다음날인 오늘 온라인상에선 ‘‘병역 논란’ 김무열 3년전 살던 판자집 가보니…’라는 타이틀의 수많은 기사와 함께 한층 톤다운 된 여론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김무열이 현재 병무청에서 판정 재심사를 받고 있기에 정확한 결론은 유보해야겠지만, 막무가내로 수세에 몰리던 형국에서 숨통은 트였다고 보인다.

“위기관리의 타이밍·톤앤매너 일반 연예기획사와 달라”

PR회사이면서 소속사인 프레인의 이같은 위기관리에 대해 전문가들 역시 “일반 연예 매니지먼트사와 비교해 상당히 차별된다”고 평가한다. 무엇보다 대응하는 타이밍이 빨랐다.

▲ 지난 27일 한 방송이 김무열이 최근까지 살던 동네를 찾아 그의 판자촌집 생활을 공개했다.(사진은 방송 화면 캡처)

이와 관련 위기관리 전문가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는 “연예인들의 부정적 이슈가 터졌을 때 소속사들이 보도자료를 배포하거나 소속사 대표가 편지 등을 통해 입장을 표명하곤 했지만, 대다수가 사건이 터지고 난후 한참 뒤늦은 커뮤니케이션이었다”면서 “이와 비교해 프레인은 사건이 터지자마자 즉각적으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언론 대응이 빨랐다”고 평했다.

아울러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도 해당 연예인이 아닌, 소속사 사장이 직접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 대표는 “SM, JYP 등 여타 대형 매니지먼트사에서도 오너나 대표가 직접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는 없었다. 대개 당사자가 대변인이 돼서 스스로 얘기하게 한다”면서 “반면 프레인은 사건이 터지자마자 김무열은 빠지고 여준영 대표가 직접 나서서 변호하는 독특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여준영 대표의 커뮤니케이션 톤앤매너 방식도 “연예업계에 어울릴 만한 상당히 감성적·정서적 어프로치로 차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전략적 커뮤니케이션활동이 효과로까지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 정 대표는 “법적/도덕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그런 감정적 접근이 (김무열의)팬들에겐 먹힐 수 있지만, 제3자 즉 평소 김무열을 알지 못하고 그에게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에게조차 통할 지는 미지수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이번 논란이 한국적 정서로 굉장히 민감할 수밖에 없는 병역과 관련됐다는 점에서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정 대표는 “한국에서 병역문제는 법적·이성적·합리적 접근이 모두 통하지 않는, 그야말로 절대적으로 민감한 이슈”라고 진단하면서 “이런 이유로 탤런트 장혁, 송승헌 등도 병역문제가 터지자마자 두말없이 자진입대해서 복무를 마친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프레인, 대외커뮤니케이션 창구 일원화…“앞으로도 정확한 상황 공유할 것”

민감한 사안인 만큼 소속사측에서도 대외커뮤니케이션 창구를 구연경 상무로 일원화하는 등 크게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구 상무는 “병무청 재심사와 관련해 현재까지 연락을 받은 사항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해선 “감사원 보고서 등을 통해 추측성 내용이 언론에 기사화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빠르게 입장을 밝힌 것이다. 좋은 일이 아니니깐 대외적으로 들쑤시고 다닐 순 없는 일이지만, 앞으로도 상황을 정확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은 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프레인은 2011년 5월 ‘연예인 PR의 전문화’ ‘PR산업의 영역 확장’을 표방하며 국내 PR회사로는 최초로 연예매니지먼트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김무열의 경우 프레인 소속의 첫 번째 연예인이다. 그를 시작으로 현재는 류승용, 조은지, 류현경, 설성민, 김대명까지 총 6명의 배우가 프레인에 소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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