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결핍과 해결’ 스토리, 오리온 닥터유
‘만남’ ‘결핍과 해결’ 스토리, 오리온 닥터유
  • 김태욱 스토리엔 대표컨설턴트 (thepr@the-pr.co.kr)
  • 승인 2012.07.0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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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욱의 브랜드스토리 마케팅

[The PR=김태욱] 오리온 닥터유 스토리는 두 개의 모티프를 갖고 있다. 만남이라는 모티프와 스토리 구조를 이루고 있는 결핍과 해결이라는 모티프다. 첫 번째 모티프는 ‘유태우 박사와 오리온의 만남’에서 시작됐다. 모티프로 본다면 ‘만남 모티프’다. 의사인 유태우 박사와 가공식품 회사인 오리온의 만남. 이 모티프는 처음엔 의아함과 신비로움을 줬지만 결국 신뢰로 연결된다.

만약에 ‘몸에 좋은 과자를 모토’로 하는 닥터유가 단지 오리온 연구소에서 나왔다면, 그 신비로움과 신뢰는 과연 지금처럼 존재했을까? 그러나 제과회사와 의사와의 만남은 신비롭고 새로운 힘을 보여줄 수 있었다. 알에서 깨어나 신비로운 박혁거세처럼, 늑대들에게서 자란 신비한 힘의 로물루스처럼. 창조신화에서 새로운 기운을 신비로운 힘에 의지하는 것처럼 닥터유는 시작됐다.

그래서 닥터유는 기존의 가공식품의 개념을 깨어 버렸다. ‘의사가 만든 과자라는데 ….’ 이것이 닥터유에 새로운 힘을 주는 모티프가 됐다. 의사와 제과업체와의 만남 모티프. 닥터유 스토리는 여기에서 시작됐다.

▲ 과자에 대한 소비자 불신을 깨고, 건강한 과자를 만들겠다는 오리온의 혁신 프로젝트는 유태우 서울대 가정의학과 교수와의 만남으로 해결책을 찾았다. 사진은 닥터유 프로젝트 지면광고.
두 번째 모티프는 ‘결핍과 해결’ 구조다. 브랜드스토리를 개발하는데 가장 중요한 스토리라인이 바로 ‘결핍과 해결’ 구조라고 얘기했다. 결핍을 다르게 표현하면 마케팅에서의 니즈(needs)로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결핍을 찾아내서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 마케팅의 구조다.

마찬가지로 브랜드스토리에서 중요한 스토리 라인은 ‘결핍과 해결’이다. 여기서 반드시 고려할 점은 해결의 중심은 닥터유가 가지고 있는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돼야 한다. 이런 구조로 보면, 닥터유는 처음 탄생에 이어 ‘결핍과 해결’ 구조를 잘 맞추고 있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결핍 요소, 니즈는 바로 ‘안전한 식품’, ‘믿을 수 있는 과자’다. 이를 풀어 준 키가 바로 ‘몸에 좋은 과자, 닥터유’다.

의사와 과자회사의 만남, 그 첫 번째 모티프

2007년 초. 서울대 가정의학과 교수로 있던 유태우 박사가 갑자기 오리온 본사를 찾았다. 유태우 박사는 당시 오리온 김상우 사장을 찾아 “우리가 먹는 음식 중 50% 이상은 가공식품이다. 우리는 지금 가공식품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한마디로 ‘가공식품의 시대’에 살고 있다. 어차피 먹어야 하는 가공 식품이라면 좀 더 건강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기업의 임무라고 생각한다”라며 제안서 하나를 제출했다. 제안서에는 ‘제대로 된 영양학적 설계로 과자 하나만으로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의 균형을 맞춘 제품을 만들어보자’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당시 유태우 박사는 ‘누구나 10kg 뺄 수 있다’, ‘유태우 교수의 내 몸 개혁 6개월 프로젝트’ 등의 책을 내면서 건강 전도사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유태우박사의 제안을 검토하던 당시 오리온 연구소 이관중 소장은 유태우 박사의 제안에 동의했다. 실제로 과자로 구현되는 게 쉽지 않겠지만, 소비자들의 과자에 대한 불신을 깨고, 건강한 과자를 만들겠다는 오리온의 혁신 프로젝트와 방향이 딱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 후 일사천리로 오리온 연구소에 유태우박사와의 연구를 진행할 태스크포스 팀이 구성돼 서울대 국민건강 팀과 오리온 태스크포스 팀은 약 10개월간의 힘든 여정을 함께하기 시작했다.

두 개의 갈등 요소 ‘건강과 맛’ ‘불신과 신뢰’

닥터유 출시 당시 과자에 대한 불신이 만연한 시기였다. 아마 지난 2006년 KBS ‘추적 60분, 과자의 공포’ 편 방영 이후, 주부들 사이에서는 과자 제품이 아토피의 주범이라는 인식이 팽배하기 시작 했다. 아토피와 과자 간 상관관계가 없다는 실증과 판결이 나오기도 했지만, 한번 머리 속에 자리 잡은 불신을 없애기는 쉽지 않았다.

이런 배경에서 과자에 대한 불신을 깨고, 건강한 과자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오리온 연구소와 당시 유태우 박사가 소속됐던 서울대 국민건강 팀은 만났다. 그러나 이들은 근본적으로 과자를 보는 시각에는 명확한 차이가 있었다. 의사는 영양이라는 시각에서 과자를 바라 봤지만, 오리온 연구원들은 맛이라는 측면을 절대 간과할 수 없었다. 유태우 박사 팀이 머리에 그렸던 과자 제품은 완벽한 영양 밸런스와 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모든 영양소가 함유돼 제품 한 개만 먹어도 완벽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 ‘수퍼 푸드’ 개념의 제품이었다.

유태우 박사팀과 오리원 연구원들은 맛과 영양을 놓고 치열하게 논쟁하고 또 논쟁했다. 오리온 연구원들은 영양 밸런스를 충족하면서도 맛있는 제품을 만들어서 많은 소비자들이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했기에, 그 둘 사이의 의견 차이를 좁히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데만 많은 시간이 걸렸다.

신뢰와 건강과 맛을 모두 만족시키는 그 해결사는 바로 닥터유 제품이었다. 제대로 된 영양학적 설계로 만든 과자 닥터유는 한국인의 체질에 맞게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의 균형을 맞춘 제품임을 표방하며, 가공식품에 불신이 남아있던 주부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었다.

닥터유 스토리를 중심으로 한 마케팅 전략

닥터유 스토리의 두 가지 모티프는 마케팅 전략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닥터유 론칭 시, 마케팅 전략을 보자. 극명하게 보이는 것은 ‘오리온과 유태우 박사와의 만남’이다. 새로운 컨셉의 과자를 만들기 위한 그 신비로움이 만남 모티프를 통해서 표현하고 있다.

인쇄광고에서는 유태우 박사와 오리온 김상우 사장과의 만남을 그대로 나타내는 광고를 진행했고, TV 광고도 유태우 박사가 오리온에 가서 일을 한다는 내용을 ‘뉴 하트’ 드라마로 패러디했다. 인쇄 광고에서는 유태우 박사가 ‘오리온에게 묻습니다’, 김상우 사장이 ‘시작합니다. 닥터유 프로젝트’로 댓구를 이루어 만남과 뜻이 통했음을 보여준다.

‘뉴 하트’에서 의사의 본분은 환자라고 믿는 흉부외과 의사 조재현을 통해 닥터유 제품 역시 ‘좋은 과자 만들기’라는 오리온의 원칙을 표현했다. 그리고 또 다른 광고는 ‘베토벤 바이러스’에서는 강마에 신드롬을 일으킨 김명민을 모델로 했다. 이 광고 역시 닥터유 제품이 ‘좋은 과자 만들기’라는 오리온의 원칙을 표현했다.

광고뿐만 아니다. PR전략에서도 이 스토리는 계속 됐다. 언론에 배포하는 자료에는 반드시 이러한 스토리가 근간이 돼 녹여 들어갔다. PR의 주요 메시지는 유태우 박사와의 운명적 만남, 서울대 건강센터 유태우 박사는 우리가 먹는 식품의 반 이상이 가공식품인데, 몸에 좋은 과자를 만들자고 오리온에 노크함, 이에 맞는 오리온의 과자에 대한 철학은 우리 아이에게 주는 건강한 과자를 만들자는 철학과 매치되었음, 그래서 유태우 박사와 오리온의 만남과 몸에 좋은 과자가 탄생하게 되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태욱

(주)스토리엔 대표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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