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에 인간미를 불어 넣다
과학에 인간미를 불어 넣다
  • 김찬석 교수 (thepr@the-pr.co.kr)
  • 승인 2012.07.10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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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서던캘리포니아대 과학자들과의 ‘사이언스 커뮤니케이션’
…미르나 자콥슨 & 제임스 포셋 교수

김찬석 교수(청주대학교 광고홍보학과)가 미국 현지에서 전하는 ‘글로벌 PR 인사이드’.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방문교수로 현지에 가 있는 김 교수가 ‘The PR’ 독자들을 위해 글로벌 현장의 PR 뉴스를 수시로 전합니다. PR과 SNS를 중심으로 미국에서 일어나는 기업, 정치, 사회, 문화, 경제 등 따끈따끈한 소식과 함께 미디어 관련 이슈, PR인 인터뷰, 재미있는 에피소드까지 신선하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 과학 소통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는 해양지질학자인 미르나 자콥슨 교수(사진 왼쪽‧서던캘리포니아대)와 김찬석 청주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The PR=김찬석] 우리 일상에서 가장 흔히 접하게 되는 원리는 무엇일까? 아마도 과학 원리가 아닐까 싶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아침에 눈을 떠서 하루 종일 활동하다가 저녁에 잠을 자는 순간까지 우리 삶을 지탱해주는 것이 다양한 과학 원리라고 할 수 있다.

현대 생활이 과학 원리와 연결되지 않은 것이 없고 이러한 추세는 갈수록 심화되는 경향이다. 과학 생활화, 과학적 사고는 우리의 행동과 생각을 재는 합리성의 기준이 됐으며,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이를 더 함양하는 것이 보다 진전된 삶의 수준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일상을 사로잡는 과학 원리…과학맹(盲) 극복돼야

그래서 과학을 모르거나 사용할 줄 모르는 ‘과학 까막눈’인 과학맹(盲)을 극복하는 것은 과학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를 위해서도 의미 있는 과제가 됐다. 과학은 사회의 진보를 리드하고 사회는 과학을 격려, 지원하는 작업은 과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향상시키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바로 여기가 과학과 PR 커뮤니케이션의 접합이 이뤄지는 지점이다.

PR 커뮤니케이션은 조직의 생존 발전을 위한 전략, 전술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사회적 담론 창출 가치다. 최근 ‘PR 커뮤니케이션 담론 경쟁’에서 김영욱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PR 커뮤니케이션은 조직 체계 중심의 기능에만 머물지 않고 공중과의 의미 공유를 통해 공론의 장을 형성하고 사회적 약자를 고려해 힘의 균형을 맞춤으로써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 해양학자로서 이공대와 공공대학에서 동시에 강의를 하고 있는 제임스 포셋 교수.
과학 소통 즉, 사이언스 커뮤니케이션은 과학에 인간미를 불어 넣는 작업이다. 과학 지식을 공중의 눈높이 메시지로 만드는 일, 과학의 생활 친화성을 높이는 일, 일상생활에서 과학 정보의 발견을 돕는 일, 공중의 과학 친근성을 평가하는 일 등 과학 소통에서 PR 전문가가 하는 일을 종합해보면 과학의 인간화라고 할 수 있다.

과학 소통은 현실적으로 과학자와 비(非) 과학자인 사회구성원 간의 교류를 활발하게 하고, 사회구성원이 다양한 과학 정보를 유의미하게 활용하게 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과학 연구 활동에 대한 정치·행정적 지원을 더 많이 획득하고 자라나는 차세대들의 이공계 선택을 증진시키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미국 ‘과학소통’의 3가지 트렌드

최근 해양 과학자 두 사람을 만났다. 미 서던캘리포니아대 미르나 자콥슨, 제임스 포셋 교수다. 몸소 과학 소통을 실천하고 있는 이들로부터 최근 미국 과학소통의 트렌드와 과학 소통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자콥슨 교수는 “과학자는 날마다 소통하면서 산다”고 말문을 열었다. “실험실 가운을 입고 너무 복잡해서 일반인이 이해할 수 없는 뭔가를 발견하려는 엘리트 모습은 과거 패러다임”이라고 말하는 그는 “훌륭한 과학자는 나이나 직업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고 강조했다.

이공대학과 공공정책대학 두 개 명함을 가지고 있는 포셋 교수는 “과학자들은 과학자가 아닌 사람들에게 과학에 대한 오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소통해야 할 윤리적 의무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 사이언스 커뮤니케이션의 트렌드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과학자들의 말하기 능력 향상이다. 자콥슨 교수는 지난 4월 5일 <The Chronicle of Higher Education>에 실린 기사를 소개했다. 기사 제목은 ‘미래 과학자들에게 말하기 가르치기’다. 미주리대학교 생활과학센터 소장인 잭 슐츠와 저널리즘대학 헬스컴연구센터장인 존 스템리가 공동으로 쓴 이 기사는 과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법을 보다 일찍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과학자에 말하기를 가르치다

둘째, 과학정보 비주얼화와 분야간 융합이다. 자콥슨 교수는 “과학이 원활하게 소통되도록 하기 위해 가르치는 법에 대한 시각화를 추구하고 있으며, 칸막이 없는 실험실을 만드는 등 융합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특히 “USC에서 애니메이션 작가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 비주얼커뮤니케이션이 과학 소통에 유의미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셋째, 자라나는 어린이들에 대한 과학 마인드 고취다. 포셋 교수는 “훌륭한 과학 소통은 어린이들을 과학 분야에 초청해서 얼마나 과학이 발전하고 있는지를 느끼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했다. “비록 과학자가 되지 않더라도 이 어린이들이 자신과 가족 그리고 사회를 위해 결정을 내릴 때 과학적 소양이 발휘되도록 하는 것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국 과학 소통의 방향에 대해서 자콥슨 교수는 “신경회로 과정(neuronal processing)을 이해해서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정보를 저장하는지 이해하는 것은 보다 나은 커뮤니케이션을 돕는다는 것이다.

포셋 교수는 신문과 잡지 같은 복합적인 언론매체에서 과학전문 기자들을 고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과학 전문 기자들은 과학자와 공중 사이에서 과학 정보를 공중에게 보다 쉬운 언어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민주주의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찬석

청주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방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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