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 거는 미국인들의 거대한 기대
실리콘밸리에 거는 미국인들의 거대한 기대
  • 문성환 외교부 온라인대변인 (thepr@the-pr.co.kr)
  • 승인 2012.07.23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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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시대의 심장 페이스북·트위터·유튜브·시스코·아도비 본사 탐방기

미국의 최종병기, 실리콘밸리를 가다에 이어...

▲ 트위터 본사에서. 왼쪽부터 김재환 과장(문화부), 정성일 경정(경찰청), 이승신 과장(통일부), 염동현 계장(산림청), 백현락 주무관(여성가족부), 이다해(susie, 트위터본사), 문성환 과장(외교부), 김효정 과장(환경부), 김윤주(문화부), andy jay(미대사관 부공보관), 김상부 행정관(청와대), 이상구 팀장(국토부)

[The PR=문성환] 흥미로운 것은 페이스북, 트위터에 이어 시스코(Cisco)와 아도비(Adobe) 본사를 방문했는데 앞의 두 기업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는 점이다. 적절한 비유일지 모르나 시스코와 아도비는 뼈대 있는 전통(굴뚝) 산업의 분위기가 남아 있다고나 할까. 동행한 다른 사람들도 이구동성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개인간의 네트워킹을 위한 플랫폼이라는 일종의 무형에 가까운 실체를 상품화한 것이라면 시스코나 아도비는 상대적으로 실체가 보다 분명한 상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이기 때문이 아닐까하고 생각해 봤다. 또 둘 다 창업의 역사가 30년에 달하는 만큼 젊은 소셜미디어 기업들보다는 분명 뼈대도 있어 보인다. 방문객을 맞이하는 태도가 달랐고 사옥을 장식하고 배치하는 방식도 수십년간 지속돼 온 기업의 정체성을 잘 표현하고 있었으며, 우리를 대하는 임원들도 연륜이 있어 보였다.

첨단기업간의 세계에서도 기업의 역사와 서비스의 종류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몸소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하기야 우리도 외국인을 데려가 휴대폰을 만드는 삼성전자와 포털사인 NHN을 방문시켜 보면 차이가 많다고 할지 모르겠다.

실리콘밸리가 있는 산호세의 날씨는 거의 완벽했다. 조금 과장하자면 이 세상에서 가장 창의적인 사람들을 모아 놓은 곳답게 자연의 축복도 받은 것이 아닐까 할 정도였다. 그곳에 체류하는 동안 마침 페이스북의 상장을 앞둔 시점이라는 들뜬 분위기에 편승한 측면도 있지만 미국인들이 실리콘밸리의 첨단 산업에 거대한 기대를 걸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그것은 단순히 한 기업의 대박신화에 쏠린 호기심과 동경이 아니라 미국의 미래가 창의와 혁신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기업들을 계속 창출해내는데 달려있다고 믿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페이스북으로 이어지는 압도적인 시장 헤게모니를 가진 기업들이 건재하는 한 미국 중심의 글로벌체제의 대안을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다. 물론 미국의 글로벌 파워가 쇠진한다는 얘기는 물론 한두 해 일이 아니다. 눈에 보이는 증거들도 많다. G8G20으로 대체되고 BRICs가 성장하고 또 G2가 자연스럽게 들릴 만큼 중국의 부상은 위협적이다. 이 모든 것이 미국 중심의 글로벌 체제의 해체로 연결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일지도 모른다.

▲ 페이스북 사옥내 카페테리아 모습. 구내식당인데 재료는 철저히 캘리포니아 인근에서 재배되는 유기농 재료만을 쓴다. 모든 식음료는 직원들에게 무료이고 직원들은 새로운 메뉴 개발을 사측에 건의할 수도 있다.

창의성에 대한 우대 문화 있기에 이노베이션 생태계 탄생

그러나 필자의 관점은 다르다. 미국의 쇠퇴를 가정한다면 그것은 20세기적 관점에서만 맞는 얘기다. 21세기의 우리는 글로벌 디지털 네트워크 시대에 살고 있다. 인터넷과 온라인 첨단기술이 전 세계를 촘촘히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창출했다. 전쟁도 외교도 기업도 언론도 첨단기술에 의존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지 않고 성공할 수 없다. 국경과 문화의 장벽을 넘어서는 네트워크를 얼마나 갖고 있느냐, 새로운 네트워크를 창출할 창의성과 파워가 있느냐, 네트워크와 네트워크를 연결시킬 능력이 있느냐가 승패를 좌우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미국의 우위는 여전히 압도적이다. 인터넷, 검색과 모바일혁명, 위키(피디아), 소셜미디어 등 네트워크 세계의 핵심 발명품들이 모두 미국에서 탄생했고 퍼져 나왔다. 또 이러한 우위를 더욱 공고히 할 새로운 네트워크가 지속적으로 창출되고 있다. 공정한 경쟁과 다인종, 다문화의 자연스런 수용, 창의성에 대한 우대 문화가 있기에 실리콘밸리와 같은 이노베이션 생태계가 탄생했다고 본다.

▲ 사옥들 사이 광장에 마련된 바비큐 식당 모습. 직원들의 희망을 수용해 최근에 오픈했으며 가장 인기가 많다고 한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기업들을 다녀 보면서 중국과 인도계 같은 아시아인들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과 인도에도 실리콘밸리 같이 산학이 공존하는 산업단지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그곳이 과연 창의적인 네트워크를 창출하고 디자인할 수 있는 곳일까? 아닐 것 같다.

중국인, 인도인들이 창의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매우 우수한 자원들 아닌가. 문제는 실리콘밸리가 갖고 있는 문화가 중국과 인도에는 없다. 그것이 없으면 디자인 하우스가 아닌 생산 공장에 머물 수밖에 없다. 기존의 권위에 도전하는 창조적 파괴의 정신과 개인의 자율과 책임을 존중하는 문화가 번창해야 창조적 네트워크를 창출할 수 있는 개인과 아이디어가 나타난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모두 현존하는 증거들이다. 우리가 어떤 길을 택하고 가야할 지는 자명한 듯하다. 실리콘밸리를 감싸고 있는 독특한 아우라는 혁신과 창조의 공기인 듯하다. 이것이 21세기 네트워크 시대의 글로벌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미국의 최종병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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