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미스, 카페베네 답습하나?
블랙스미스, 카페베네 답습하나?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2.07.3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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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L로 매장 수 ‘쑥쑥’…가맹점주는 봉

[The PR=서영길 기자]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단숨에 견고한 시장을 비집고 들어간 기업이 있다. 그것도 모자라 5년만에 업계 1위로 치고 올라갔다. 여세를 몰아 두 번째 사업인 패밀리 레스토랑 ‘블랙스미스’까지 오픈했다. 바로 ‘카페베네’ 얘기다.

카페베네가 국내에서 이미 자리잡은 기라성 같던 스타벅스나 엔제리너스, 커피빈 등을 누르고 단기간에 매장 수 면에서 1위 업체가 된 것은 ‘스피드 경영’과 이를 뒷받침한 ‘공격적 마케팅’ 덕이다. 한 집 건너 한 집이 카페베네라는 우스갯 소리를 들을 만큼 가맹점 확대에 박차를 가했다. 가맹점을 통한 매장 확대는 직영점 운영에 비해 자금이나 시간면에서 효율적이라는 이유가 컸다.

지난 2008년 서울 천호동에 첫 매장을 연 카페베네는 현재 매장 수가 780개까지 늘어났다. 매장 수로만 따지면 2위인 엔제리너스보다 200개 정도 많고, 3위인 스타벅스에 두 배 가까이 앞선다. 카페베네가 이처럼 단시간에 무한번식을 할 수 있었던 건 대대적인 드라마 PPL(간접광고)과 싸이더스HQ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스타마케팅이 주효했다. 그 결과 2009년에 223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8배가량 늘어난 1679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블랙스미스 성공…코스닥 상장 이어질까

하지만 업계 최대의 매장 수에도 불구하고 카페베네는 ‘매출액 꼴찌’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가맹점 위주로 매장을 늘리다 보니 매장 수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직영점으로만 운영 중인 스타벅스는 카페베네의 절반 정도 밖에 안되는 매장으로 지난해 매출 3000억원 정도를 올려 카페베네에 크게 앞섰다. 이런 이유로 카페베네는 몸집만 키웠지 내실이 없다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스피드 경영과 대대적인 PPL, 스타 등을 앞세운 공격적 마케팅은 ‘카페베네’라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고, 이는 단기간 가맹점 확대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 하지만 브랜드에 대한 대중의 인기가 떨어지며 가맹점 수가 줄어들고, 이런 결과는 카페베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카페베네는 2010년 440여곳의 매장에서 108억원의 순이익을 낸 반면, 지난해에는 매장 수는 크게 늘어났지만 오히려 순이익이 106억원으로 뒷걸음질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카페베네는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에 ‘블랙스미스’라는 두 번째 브랜드를 론칭하며 패밀리 레스토랑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카페베네는 이 사업 또한 그 동안의 경영과 마케팅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려 하고 있다.

블랙스미스는 카페베네의 론칭때 처럼 최고 인기 드라마에 PPL을 삽입해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현재 시청률 40%가 넘는 KBS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 블랙스미스 매장을 극의 흐름 속에 끼워 넣어 매회 직간접적으로 노출하고 있고, 블랙스미스 모델인 송승헌이 출연중인 MBC 드라마 ‘닥터진’에는 제작협찬 형식으로 브랜드를 노출시키고 있다.

그 결과 현재 블랙스미스는 약 10억원의 창업비용에도 불구하고, 강남권을 중심으로 신사, 잠실신천, 압구정점을 오픈하고 총 22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여기에 광주, 포항, 대구 등 지방에도 진출하며 올해 20개 매장이 오픈을 준비 중에 있다.

▲ 블랙스미스는 현재 kbs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ppl로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이 뿐만 아니다. 카페베네는 LA를 비롯해 중국과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진출 계획도 밝히며 공격적 매장 확대를 지속적으로 펼치는데 이어, 올 8월 중 생활용품, 화장품 등을 파는 카페베네 세 번째 브랜드인 ‘디셈버24’를 열어 드러그스토어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카페베네가 이런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이어가는게 올해 말에서 내년 상반기 상장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카페베네는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그렇다보니 우후죽순 생기며 포화상태에 이른 카페베네에선 더 이상 수익구조가 만들어지기 어려워 새로운 사업으로 블랙스미스를 론칭했고, 이 사업의 성공여부가 카페베네의 상장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것이다.

이렇듯 카페베네의 상장이 블랙스미스 등 새로 벌린 사업에서 얼마큼의 수익을 내느냐에 달렸고, 새로 시작한 사업들의 성과가 가시화될 필요가 있다보니 일각에선 ‘무리하게 매장을 늘린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여기에 패밀리 레스토랑이 커피전문점 보다 객단가(고객 1인당 매출)가 훨씬 높다는 점도 한 몫했다. 블랙스미스가 100호점까지 외형을 확대할 경우 카페베네 400개 점포와 맞먹는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페베네의 이같은 성장위주의 사업 확장에 대해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4월 “카페베네는 단기간에 가맹점 중심으로 급격한 성장이 이뤄졌다. 앞으로 가맹점에 대한 품질 관리가 브랜드력 유지와 지속가능한 성장에 보다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는 카페베네의 무분별한 가맹점 확대를 경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가맹점 포화?…“누구 때문인데”

하지만 문제는 이런 급속한 가맹점 확대가 카페베네 가맹점주들에게 고스란히 피해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상권분석이 철저히 이뤄지지 않아 여러 가맹점을 무분별하게 허가해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든지, 그로 인해 창업시장에 ‘급매물’로 나온 커피전문점 80%가 카페베네라는 뉴스 등이 그 대표적 사례다.  

카페베네를 운영했던 한 점주는 “한 집 걸러 한 집이 카페베네가 되도록 한게 누구냐?”고 반문한 뒤, “이제 포화상태가 됐으니 다른 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건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시작한 사업(블랙스미스)도 포화되면 또 다른 사업으로 바꿀건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는 지난해 11월 블랙스미스를 론칭하며 “2012년 100개점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업계 선두권으로 뛰어올라 패밀리 레스토랑 시장에서도 성공 신화를 이루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또 “최종 매장 오픈 수는 350개”라며 스피드 경영에 기반을 둔 무한번식을 다시 한 번 천명했다.

350개의 점포를 내는 것도 좋고, 상장을 하는 것도 좋지만 이를 위해 힘들게 창업한 가맹점주들의 희생이 밑바탕이 되면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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