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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상실감에 젖는 신문사 기자들
직업 상실감에 젖는 신문사 기자들
  • 김광태 (doin4087@hanmail.net)
  • 승인 2012.08.06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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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의 홍보 一心

[The PR=김광태] 2000년 이전 까지만 해도 신문사 기자들은 잘나갔다. 당시만 하더라도 신문사 취업은 대기업 입사보다 훨씬 어려웠고 문턱 또한 높았다. 그래서 각 대학에서는 ‘언론고시반’까지 생겨났다.

기자가 되면 뭐가 그렇게 좋을까? 한 신문사 간부에게 물은 적이 있었다. 그 답은 첫째가 자기 관심사를 쉽게 해결 할 수 있고, 둘째는 건드리는 존재가 없고, 셋째는 만나고 싶은 사람은 누구든지 만날 수 있고, 넷째는 비용이 들지 않고 월급 또한 많아서 좋다고 했다. 홍보맨 입장에서도 항상 ‘갑’의 위치에서 자신의 자존을 지켜가며 살아가는 기자의 모습은 늘 부러운 대상이었다.

세월이 흘렀다. 10년이 넘었다. 강산이 변했다.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언론계에도 많은 지각 변동이 생겼다. 소위 ‘닷컴’이라는 인터넷 매체가 네이버, 다음 등 포털과 함께 등장, 기존의 주류언론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시작했다. 주류언론 입장에서는 내심 ‘찌라시언론’하고 동급으로 취급 받는 게 속상하다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받아드릴 수밖에…. 어찌 보면 자신들이 만든 결과물이기도 하다. 신문사들이 오프라인 유통장악력에만 자원을 집중했지, 온라인 유통제어권에는 소홀했기 때문 아닌가. 인터넷 디지털윤전기의 위력을 간과했던 것이다.

지금 ‘닷컴’은 뜨고 ‘신문’은 지고 있다. 지난해 9월 블로터닷넷에서 국내 온/오프라인 미디어 트위터 영향력 조사를 했는데, 트위터 이용자가 가장 적게 리트윗한 매체가 조·중·동 신문으로 나타났다. 신문 부수도 매년 줄고 있다. 지난해 한국ABC협회가 조사한 신문 유료 부수에서도 100만을 넘어가는 것은 조선일보가 유일했다.

이런 사실을 놓고 볼 때 머지않은 장래에 신문의 시대는 종말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문사 기자들의 사기는 최악이다. 직업에 대한 회의와 상실감으로 많은 기자들이 이직을 하고, 또 준비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한 메이저 신문의 K차장은 “제 나이 내년이면 50입니다. 옛날 같으면 40초반에 부장이 되고 50초반에 국장이 될 나이인데 아직도 차장이라니 정말 한심합니다. 젊은 후배기자들이 비전이 없다며 미련 없이 사표를 던지고 회사를 떠나는 모습을 보면 부럽기까지 합니다”고 전한다.

자신이 삼성 반도체에서 신입사원으로 1년을 근무했다는 모 신문사 A부국장은 “옛날과 달리 요즘 기자 월급으로는 정말 생활이 안됩니다. 기자로 25년 넘게 생활했는데 삼성의 차장 연봉도 안되니까요. 그래서 후배들에게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빨리 떠나라고 권유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 옛날 삼성을 그만두지 않고 계속 근무 했더라면 적어도 상무는 하고 있지 않겠느냐”며 후회막심 하단다.

기자 동기 중 한 사람이 일찍이 기업으로 옮겨 현재 모 그룹에서 상무로 일하고 있다는 L부장은 “그 친구는 벌써 내년에 전무 승진 대상이라고 하던데… 그와 사회적 신분의 격차만 생각해도 자존심이 확 상한다”고 토로하면서 “기자라는 직업이 휴일을 쉬는 것도, 또 월급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메이저 신문사에 근무한다고 프리미엄을 받는 것도 아닌데 신문사 경영난까지 더해져 영원한 ‘을’로만 생각했던 홍보맨들에게조차 광고나 협찬 때문에 눈치를 봐야 하고, 웬만한 부정 기사는 알아서 접어야 하니… 지금이라도 어느 기업에서 홍보 임원자리 준다면 당장 보따리 싸서 옮기겠다”며 달라진 미디어 환경에 씁쓸해 한다.

참으로 격세지감이다. 언제부터 기자와 홍보맨의 위상이 이렇게 바뀌었나. 현직 중년 신문기자들 입에서 대기업 홍보 임원 되는 게 ‘로망’이라는 말까지 나오니…. 사실 작금의 홍보맨들 환경이 옛날보다 나아지긴 나아졌다. 기업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급여체계는 물론 회사 내 위치나 사회적 지위가 많이 향상됐다.

그렇다면 이젠 우리 홍보맨들이 기자들에게 눈을 돌려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사실 그들이 우리 곁에 있기에 우리 존재가 빛났다. 그들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홍보력도 강해졌고 회사 내에서 인정을 받았다. 홍보는 신문에서 시작됐다. ‘가판신문’은 홍보의 상징이었다. 지금 그들이 떠나려 한다. 잡아야 한다. 오늘 저녁, 희망을 안주 삼아 그들과 소주 한잔에 푹 빠져보면 어떨까?


김광태

(주)온전한커뮤니케이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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