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마케팅의 등식
다문화 마케팅의 등식
  • 김찬석 교수 (thepr@the-pr.co.kr)
  • 승인 2012.08.09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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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이마다 IW그룹 회장과의 대화

김찬석 교수(청주대학교 광고홍보학과)가 미국 현지에서 전하는 ‘글로벌 PR 인사이드’.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방문교수로 현지에 가 있는 김 교수가 ‘The PR’ 독자들을 위해 글로벌 현장의 PR 뉴스를 수시로 전합니다. PR과 SNS를 중심으로 미국에서 일어나는 기업, 정치, 사회, 문화, 경제 등 따끈따끈한 소식과 함께 미디어 관련 이슈, PR인 인터뷰, 재미있는 에피소드까지 신선하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The PR=김찬석] 미국은 다문화국가다
. 백인,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이슬람 등 여러 문화권이 총집결된 곳이다. 현재는 백인 문화권 인구가 전체의 63%로 비백인보다 많지만, 2040년에는 비백인 인구가 백인 인구를 앞지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벌써 그 징후가 짙게 나타나고 있다. 2011년 신생아 중 백인 비율은 49.6%로 라틴계, 아시아계, 아프리카계 등 비백인의 50.4% 수치보다 낮았다. 캘리포니아, 하와이, 텍사스, 뉴멕시코 주 등에서는 기존의 소수자인 마이너리티가 이미 매조리티(Majority) , 다수가 됐다.


다문화 시장이 강화될수록 다문화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마케팅의 기본이야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접근방법에서 일반 마케팅과 차별화된다. 전통적으로 마케팅은 상품(product), 가격(price), 유통(place), 촉진(promotion)의 영어 앞 글자를 따서 4P, 혹자는 소비자(consumer), 비용(cost), 편의성(convenience),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의 영어 앞 글자를 따서 4C라 불렀다.

이와 달리 다문화 마케팅은 ‘SPO=RCA’란 등식이 성립한다. 지난 619일 미국 다문화 마케팅 개척자 중 한 사람인 IW그룹 빌 이마다(Bill Imada) 회장을 만났을 때 그가 내린 정의다. 이미다 회장은 등식과 관련해 직원(staff), 제품(product), 조직(organization)이 결합돼 소비자(consumer)와의 관계(relationship) 및 인지(awareness)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직원과 제품 그리고 조직, 세 가지가 제대로 갖춰지고 이에 대한 정기적인 평가가 이루어질 때 다문화 마케팅 전문성이 발휘된다는 것이다.

‘SPO=RCA’이란?

사람관계의 중요성을 유독 강조한 그는 다문화 마케팅이 본격 대두되기 전에 마이너리티가 미국의 얼굴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미국인들이 점점 다문화와 접하게 되면서 다문화 마케팅이 자연스럽게 일반 마케팅처럼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다문화 마케티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빌 이마다 iw그룹 회장.

미국 내 일본, 중국, 한국 등 아시안 시장에 대한 다문화 마케팅을 지난 20년 동안 전개해온 이마다 회장은 최근 미국 센서스 자료를 인용, “미국 내 아시안 시장은 1820만명 규모라고 소개하면서 이들은 아시안의 후손이거나 아시아적 유산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연평균 가계소득은 66000달러로, 미국 전체 49800달러 보다 높으며, 이들의 전체 소비 규모는 연 5440억달러를 넘는다고 분석했다. 서유럽 국가를 포함해 어지간한 국가의 국내총생산(GDP)를 넘는 소비 규모다.

또한 이마다 회장은 아시아계 미국인의 약 2/3는 미국 바깥에서 출생한 이민자들인데, 이민에 있어서 아시아가 라틴아메리카 이민자들을 수적으로 넘어섰다고 했다. 이어 그는 아시아계 미국 성인의 약 49%가 최소 학사 학위를 갖고 있지만, 이들의 14% 정도가 연방정부가 정한 빈곤 기준선 아래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돈이 주렁주렁 열린다는 돈 나무를 자신의 사무실 입구 양 옆에 두고, 좋은 기운을 받기 위해 대형 그림을 걸어놓았다는 이마다 회장의 설명을 들으면서 아시아계 미국인이 백인 미국인에 비해 어떤 점이 다른 지를 물었다.

그는 두 가지로 답했다. 하나는 아시아계 미국인은 그들 자신이 광고나 마케팅 캠페인의 이미지나 사진 등에 직접 나타나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브랜드 충성도가 높다는 점인데, 이에 대해 이마다 회장은 아시아계 미국인은 특히 좋은 기업시민, 시민참여, 종업원 대우 등과 같은 개인적 가치를 내보여주는 브랜드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 캘리포니아, 텍사스, 뉴욕 등에서 전개하고 있는 다문화 마케팅 비즈니스를 지도를 보며 이미다 회장이 직접 설명하고 있다.

문화적으로 관련 있는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설계해야

따라서 일반 마케팅과는 달리 다문화 마케팅에서는 문화적으로 적절하고 관련성이 있는 광고나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견해다. 이마다 회장은 또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세탁소, 소매점, 엔지니어, 약사, IT 전문가 등으로 일하고,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오너로 있는 식당은 아시안에 잘 맞는다는 식의 부정적 고정관념이 영속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즈니랜드, 에디슨, 맥도날드, 워너브라더스 등 고객사를 갖고 있는 이마다 회장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미국에 사는 영원한 외국인이라는 인식을 받고 있는 것이 다문화 마케팅 비즈니스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고백했다. 아시아계 미국인을 명실상부한 미국인으로 보지 않는 시선이 여전히 꽤 존재한다는 것. 그는 부모, 형제 그리고 내가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아시아 어느 나라 출신이냐는 질문을 계속 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어려운 점은 회사 직원의 90%가 아시안이거나 아시아계 미국인이어서 주류 시장 마케팅을 추구하는 회사들이 자신의 회사가 주류 시장에 제대로 도달하지 못하고 연계돼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계 미국인 임직원들과 함께 일하는 이마다 회장은 자신을 ‘CCO’라고 부른다. 최고협력책임자(Chief Collaboration Officer). 공동 노력을 통한 시장 목표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람, 비영리 조직, 정부기관, 기업 등을 연결하는 것을 돕는 사람이 요구되기 때문에 그 스스로 협력자의 일을 자임하고 있는 것이다.


김찬석

청주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방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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