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좀 즐기게…
‘국회’ 좀 조용히 해줄래?
올림픽 좀 즐기게…
‘국회’ 좀 조용히 해줄래?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2.08.09 15: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토크] ‘그년’이든 ‘그녀는’의 준말이든…말장난은 그만

[The PR=서영길 기자] 올림픽이 한창인 요즘 우리 정치에 ‘그년’ 파문이 일고 있다. 한 쪽에선 단어 그대로 받아들여 맹공을 펼치고 있고, 다른 한 쪽에선 ‘그녀는’의 준말이라고 해명하며 유감을 표하는 모습이다.

우리 선수들의 좋은 성적에, 또 각본 없는 감동의 드라마에 취해 오랜만에 기뻐하는 국민들에게 정치인들은 ‘유치한’ 말장난이나 하며 다시 한 번 국민들의 맥을 빼놓고 있다.

이 맥 빠지는 사건의 내용은 대강 이렇다. 민주통합당 이종걸 의원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공천헌금 문제에 대해 지난 5일 “공천헌금이 아니라 공천장사다. 장사의 수지 계산은 직원의 몫이 아니라 주인에게 돌아간다. 그들의 주인은 박근혜 의원인데 그년 서슬이 퍼래서 사과도 하지 않고 얼렁뚱땅…”이라는 트위터 글이 발단이었다. 물론 ‘그년’이란 단어가 논란이 된 건 당연지사.

그러자 이 의원은 ‘그녀는’의 준말이라고 해명하며 유감을 표했지만 파문은 쉽게 누그러지지 않고 오히려 확산됐다. 결국 새누리당은 9일 이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회부키로 했고, 여기에 여성단체들도 가세해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새누리당은 “(‘그녀는’의 준말이란 이 의원의 해명에 대해)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꼼수”라고 비난하며 핏대를 세우고 있고, 이 의원은 이번 논란에 거듭 유감을 표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이번 실수가 새누리당 공천 비리 의혹에 대한 물타기의 빌미가 될까 걱정이 된다”며 역공을 펼칠 기미마저 보이고 있다. 

‘그년’이 ‘그녀는’의 준말인지, 악의를 갖고 고의로 쓴 말인지는 이 의원 자신만이 알 일이다. 정치인들의 공개적인 한 마디가 고도의 전략이 내포돼있는 건 어제 오늘일이 아니지만, 고의였다면 그 만큼의 각오가 있어 거행(?)했을테니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고, 실수였다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근신하면 그만일 일이다.

지금 국민들은 정가에서 들려오는 이 따위 ‘말장난’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 경기침체에, 취업란에, 폭염에… 지쳐있다. 그나마 정정당당히 싸워 땀의 결실을 맺는 우리 선수들의 눈물에, 웃음에 새벽잠까지 설쳐가며 잠시나마 그 시름을 잊고 있다. 

런던올림픽이 4일 남았다. 국민들에게 4일간만 더 휴식을 주는 국회가 되면 어떨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