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인의 능력
홍보인의 능력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2.08.2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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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급한 불 끄자고 광고력 행사해서야

[The PR=강미혜 기자] ‘가까이 할 수도 멀리 할 수도 없다’는 뜻의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은 기자와 홍보인의 관계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말이다.

그만큼 기자와 홍보인의 관계는 ‘미묘’하다. 서로의 업에 있어 꼭 필요한 존재임은 분명하지만 언제든 불편한 대상으로 돌변할 가능성이 잠재한다.


기사 하나로 서로가 ‘충돌’하는 일도 있다. 기자 관점에선 충분히 설득력 있는 내용이 홍보인 입장에선 너무 편향적으로 받아들여질 경우다.

창(기사)과 방패(홍보력)의 싸움이 시작되면 홍보인은 참으로 곤혹스럽다. 그러나 뒤집어서 생각해 보면 기사로 인해 빚어지는 불편함은 오히려 홍보력을 입증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거센 파도와 맞닥뜨렸을 때에 노련한 선장의 진가가 발휘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위기시 더욱 빛나는 홍보인의 능력은 설득 기술에 달렸다. 이 설득이라 함은 회사나 홍보팀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피력하되, 표현하는 데 있어서 만큼은 철저히 기자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자는 자존심에 산다. 그 자존심을 살려주면서 홍보인의 뜻을 관철시키는 전략가가 돼야 한다.

위기시 더욱 빛나는 ‘홍보력’

홍보팀에서 막아야 할 기사가 있다면 일차적으로 그 글을 쓴 담당 기자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이 원칙이다. 기사가 팩트에 어긋났다면 그에 상응하는 팩트를 기자에 들이밀면 될 것이고, 팩트이긴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 너무 아픈 부분이라면 상황을 쿨하게 인정하고 기자에게 도와달라고 솔직담백하게 나가면 된다.

기사로 광고 바꿔 먹는 식의 나쁜 언론, 나쁜 기자가 아니고서야 홍보인의 진심이 담긴 호소를 마냥 외면할 리 없다. 기자나 홍보인이나 관계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기에 막무가내로 마이웨이만을 고집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론과 달리 실전에서 이런 지혜로움을 발휘하는 홍보인은 그리 많지 않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 일단 급한 불부터 끄자는 생각에 핵심 커뮤니케이션 채널은 2순위로 밀어버리고, ‘핫 라인’을 통한 압박 내지는 광고 협상에 나서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물론 그렇게 되면 즉각적인 효과는 본다. 하지만 그게 어디 홍보력인가, 인맥이고 광고력이지…. 기사 대신 돈으로 덧칠하는 ‘돈홍보’를 하려고 치면 어느 누군들 못할까? PR(Public Relation. 공중관계)의 본래 의미에 근거한 진짜 제대로 된 PR을 할 수 있는 ‘능력자’ 홍보인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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