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스타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Let it be”
올림픽 스타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Let it be”
  • 김광태 (doin4087@hanmail.net)
  • 승인 2012.09.0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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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의 홍보 一心
▲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체조 역사상 처음으로 결선에 진출, 최종 5위에 올라 명실공히 '국민 체조 요정'으로 등극한 손연재 선수. 올림픽 이후 손연재는 각종 방송과 cf에 출연하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더피알=김광태] 어느새 가을이 문턱에 성큼 와 닿았는지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분다. 불과 몇 주 전만 하더라도 불볕 같은 찜통더위와 런던올림픽의 뜨거운 열기가 작렬했는데…. 이제는 언제 그랬냐는 듯 그 기운들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주위에선 갑자기 세상사는 재미가 없어졌다고 아우성이다. 런던올림픽이 가져다준 펀(fun)이 사라졌기 때문이리라. 그도 그럴 것이 우리 모두는 17일 동안 대~한민국팀 응원에 푹 빠져 더위도 잊고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왜 그랬을까? 왜 그렇게도 매일 매일 경기에 빠져들었을까? 이기고 지는 것이 그렇게도 중요한 일일까? 인생은 어차피 제로섬 게임인데….

그러나 달리 생각해보면 스포츠가 주는 쾌감이야 말로 인간이 맛볼 수 있는 최고의 짜릿함이 아닐까 싶다. 승자를 정점에 놓고 승리의 감격을 공유해보면 그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스포츠의 매력에 쉽게 중독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다. 허구와 꾸밈이 없는 진실이기에 강한 호소력을 갖는다. 여기에 스포츠가 갖는 역동성은 영상 커뮤니케이션과 너무 잘 어울린다.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승리한 선수의 표정은 마치 모든 번뇌에서 해방된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그러기에 보는 사람 입장에서 감동은 더욱 진하다. 그 순간을 우리 모두가 함께 공유 하는 것이다. 얼마나 심오하면서도 짜릿한 희열인가.

만약 이 장면을 광고 한 컷과 연결해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면 그 효과는 어떨까? 아마도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그런 광고 효과에 착안해 마케팅 전문가들이 만들어 낸 게 바로 ‘스포츠마케팅’이다.

스포츠마케팅의 꽃은 역시 승리와 화제를 이끌어 낸 스포츠 스타들이다. 이번 런던올림픽에서도 많은 스타들이 배출됐다. 그 중에서도 으뜸은 리듬체조 손연재 선수다. 최근 광고 대행사 이노션이 런던올림픽 경기를 본 국내 20~50대 시청자 500명을 대상으로 런던올림픽 스타 선호도를 조사했는데 손연재는 노메달임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기업이 광고에서 많이 활용할 것 같은 선수’ 항목에서도 1위였다.

마케팅의 대가 필립 코틀러는 “최고의 스타 브랜드는 ‘탁월한 재능’ ‘매력적인 외모’ ‘카리스마’ ‘대중의 관심을 끄는 스토리’ ‘극적인 현실 구현’ 등이 맞물려 만들어 진다”고 했는데 이점에 있어 손연재는 손색이 없다.

18세라는 어린 나이에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결승 진출의 쾌거를 이뤄낸 장본인이며, 올림픽 경기 내내 동양에서 온 작은 요정으로 불리며 전세계인으로부터 가장 큰 박수와 갈채를 받았다. 오죽하면 중국의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런던올림픽 8대 미녀 중 유일하게 손연재에게만 여신이라는 칭호를 붙여줬을까. 국내에서도 손연재의 인기는 실로 대단해 단독 올림픽 중계방송에서 경기별 시청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손연재 효과는 국내 광고계도 강타했다. 손연재의 에이전트 IB스포츠에 따르면, 그녀를 광고 모델로 하겠다는 기업이 벌써 줄을 섰으며, 모델료 역시 김연아의 70%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라면 4년 뒤인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손연재가 리듬체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된다면 김연아 보다 더한 인기를 누릴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여기에는 필수 전제 조건이 있다. 손연재는 스포츠선수이지 광고모델이 아니라는 점이다. 스포츠 선수의 가치와 인기는 오로지 선수로서 자신의 실력을 갈고 닦을 때 발휘되고 유지된다. 과거 골프의 여제라 불렸던 박세리 선수는 순간적인 인기에 도취돼 자기관리를 제대로 못하곤 쉽게 무너져 버렸다.

피겨 전설인 동독 출신 카타리나비트가 한 말이 생각난다. “금메달이 인생의 목표는 아니었다. 스케이팅이 너무 좋아 선수생활을 계속했고, 꾸준히 그 길을 걸어가다 보니 더 많은 것을 성취 할 수 있었다”는 말이….

리듬체조의 전설이 되려는 손연재에게 지금 필요 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 답은 ‘렛잇비(let it be)’에서 찾을 수 있다.


김광태

(주)온전한커뮤니케이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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