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2년, 소셜 뺀 반값 사이트로 전락
소셜커머스 2년, 소셜 뺀 반값 사이트로 전락
  • 이동익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2.09.1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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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시장 경쟁으로 몸집만 키워…실상은 빚더미

[The PR=이동익 기자] 지난 2010년 국내에 본격적으로 들어와 2년이 흐른 소셜커머스 시장이 날로 커지고 있다. 600억대로 형성된 시장이 현재는 2조원대에 이른다. 소셜커머스 모음사이트 다원데이에서 집계한 지난 8월 주요 소셜커머스 판매액을 보면 티몬은 600억, 쿠팡은 520억이다. 판매 규모로 보면 3년이 채 안된 시장치고는 놀라울 정도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속사정을 들어보면 그리 밝은 편은 아니다.

‘소셜’ 사라진 소셜커머스

최근 지나치게 과열된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소셜커머스 본래의 가치인 소셜은 없어지고 반값 할인 경쟁에 내몰려 있다는 지적이다.

소셜커머스는 소셜(Social)과 커머스(Commerce)가 결한된 용어로 본래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매개로 한 입소문 마케팅으로 상품, 서비스 등을 판매하는 전자상거래이다. SNS를 통해 해당 상품의 구매 의사가 있는 소비자들의 공동체가 실시간으로 결집되고, 이들이 많이 모일수록 상품가격은 저렴해지는 원리다.

소셜커머스 형태는 크게 공동구매형, 소셜미디어 연동형, 직접판매형, 프로모션형으로 분류된다. 국내 소셜커머스는 대개 공동구매형으로, 지정된 인원 이상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시 50% 이상의 할인 혜택을 볼 수 있다.

소셜커머스는 SNS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입소문 마케팅을 활용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으로 티켓을 판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세계최대 소셜커머스 업체인 그루폰은 시장초기 소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큰 성공을 거뒀다.

이처럼 소셜을 활용해 성공한 외국과는 다르게 국내 소셜커머스는 시장초기 ‘소셜’보다는 ‘반값’ 가격을 내세워 시장을 키워나갔다. 기존에 있었던 온라인 쇼핑몰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렇다보니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소셜보다는 광고로 회원을 모집하고 자사를 알렸다.

SNS 입소문은 전체 0.5%…광고로 시장 키워

치열한 광고 경쟁을 벌였던 지난해,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광고비 지출은 주요 대기업과 맞먹는다. 일례로 티켓몬스터는 지난해 광고비만 267억원을 썼다. 매출의 80%를 광고에 쏟아부은 것이다. 다소 누그러졌다는 올해 상반기 광고비 지출 현황도 온라인 광고만 50억원을 썼다. 광고비 지출 10위권 안에 대기업을 제치고 소셜커머스 업체 세 곳이 이름을 올렸다.

▲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소셜을 활용하기보다 광고 때리기로 회원들을 모집했다.

이렇듯 SNS가 아닌 광고 경쟁으로 시장을 키우다 보니, 소셜커머스의 본질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열린 소셜커머스 컨퍼런스에 티켓몬스터 김동현 이사는 “소셜커머스 전체 이용객 중 소셜미디어로 유입되는 이용객의 비율은 0.5%에 불과하다”고 말했을 정도다.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SNS 활용보다는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광고와 매일 발송해주는 이메일로 유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본래 취지와 맞지 않게 주객이 전도된 국내 소셜커머스는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한 소위 싸게 파는 공동구매 쇼핑몰에 그치고 있다.

이에 대해 소셜마케팅 전문가인 윤상진 와이드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국내 소셜커머스의 태생적 한계를 지적하며 “현재 소셜커머스 업체가 과연 소셜커머스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국내 소셜커머스는 ‘소셜’을 활용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온라인 소셜 표방한 소셜커머스철저한 오프라인 기반 비지니스

소셜커머스가 SNS를 활용한 온라인 기반의 비즈니스인 것처럼 인식되기 쉽지만 노동집약적인 철저히 오프라인 기반의 비즈니스라는 얘기다. 윤 대표에 따르면, 매번 새로운 딜을 만들어내기 위해 수백 명의 영업사원이 지역 업소들을 대상으로 영업해야만 돌아가는 구조이기에 영업사원뿐만 아니라 사진작가, 디자이너, CS전담직원 등 필요한 인력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매출액이 늘어날수록 인건비, 운영비 등의 제경비도 함께 늘어나 현재 공동구매형 소셜커머스는 영업이익이 낮은 산업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국내 1위 업체인 티켓몬스터의 지난해 매출액은 327억원이었다. 매출은 2010년보다 10배 가까이 늘었지만, 당기순손실은 25억원(2010년)의 26배에 이르는 669억원이었다. 직원급여는 161억원으로 18배, 복리후생비는 16억원으로 14배, 지급수수료는 67억원으로 22배, 판매촉진비는 52억원으로 22배나 늘었다. 치열한 광고경쟁을 벌였던 지난해 광고비로 적자폭을 키웠다지만, 통계로만 봐도 수익성이 제로다.

소셜커머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루하루가 전쟁”이라는 말로 업계의 어려운 사정을 토로했다. 그는 “매일 새로운 딜을 만들어내야 하는 압박 속에 살고 있다”며 “딜 판매량을 점검하기 위해 퇴근도 자유롭지 못하다. 딜이 끝나기 무섭게 새로운 딜을 찾아야한다”고 말했다.

소셜 없는 소셜커머스, 체험형‧지역기반형 서비스로 변화해야

무엇보다 올해는 소셜커머스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여부를 판가름 나게 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소셜커머스 업체를 통해 쿠폰 판매를 진행했던 기존 지역업소들이 재계약을 하고 쿠폰을 다시 판매해야 하는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외적인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져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윤 대표는 “그동안 국내 소셜커머스들이 성장위주의 전략을 폈다면, 지금은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바꿔야할 시점”이라며 “반값경쟁, 수수료, 인건비 등 기존의 비용구조를 개편해 그동안 확보된 회원을 바탕으로 체험을 바탕으로한 개인 맞춤형, 지역 맞춤형 서비스를 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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