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좋아~ 소비자 사로잡은 ‘귀족 김밥’
비싸도 좋아~ 소비자 사로잡은 ‘귀족 김밥’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2.10.0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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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전문점 ‘킴팝’, 한 줄 1만5000원에도 단골 ‘쑥쑥’…좋은 식재료만 엄선

▲ 킴팝의 ‘특주방장 특선김밥’은 한 줄에 1만5000원에 달한다. ‘주방장 특선 김밥’은 1만원, ‘한우숯불고기 김밥’은 7500원이다. 이 집에서 가장 싼 김밥은 오징어 김밥으로 5000원이다.

[The PR=서영길 기자] ‘김밥 한 줄에 1만5000원?’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아해 할 만한 김밥 가격이다. 만들어 어디서든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서민음식으로 사랑받아온 김밥의 가격은 대체로 1500원~3000원 선. 하지만 김밥전문점 ‘킴팝(KIM-POP)’에선 1만원 안팎의 가격을 받고 팔아도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킴팝은 지난 7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청담동 주부들이 즐겨먹는 1만5000원 짜리 김밥’이라는 제목의 사진과 글이 올라오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당시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반응과 ‘가격만큼 값어치를 한다’는 의견이 팽팽했다. 그러다 최근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에 다시 한 번 킴팝의 사진과 설명이 올라오며 네티즌 사이에서 재차 설왕설래가 오갔다. 

▲ 킴팝 메뉴판.
지난 5월 1일 문을 연 킴팝은 온라인에서 알려진 것처럼 청담동이 아닌 신사동에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선 가장 싼 김밥이 5000원, 가장 비싼 김밥은 1만5000원이다. 킴팝의 손승한(57) 사장은 “가장 좋은 식재료를 썼기 때문”이라고 가격책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여기서 ‘특주방장 특선김밥’은 한 줄에 1만5000원에 달한다. ‘주방장 특선 김밥’은 1만원, ‘한우숯불고기 김밥’은 7500원이다. 이 집에서 가장 싼 김밥은 오징어 김밥으로 5000원이다. 상식 밖의 가격에 처음 온 사람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다.

이런 사실을 잘 아는 손 사장은 가게 한쪽 벽에 김밥에 들어가는 재료들의 원산지를 크게 써둔 것도 모자라 유기농 인증서도 붙여놨다. ‘김은 완도산 구운 김’ ‘쌀은 고시히카리’ ‘소금은 신안 천일염’ ‘포도씨유는 이탈리아산’ 등 최고급 재료를 쓴다는 사실을 어필했다. 가격이 불만이던 사람들도 김밥 맛을 보곤 이내 ‘갸웃’ 거렸던 고개가 ‘끄덕’ 거림으로 바뀌며 다시 찾는다.

오직 김밥만으로 승부수 띄운 ‘킴팝’

25년간 미국에서 식당을 하며 요리도 하고, 베이커리도 운영한 경험으로 한국으로 돌아와 킴팝을 낸 손 사장은 국내 김밥 재료는 원산지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엄마들이 집에서 싸는 김밥처럼 믿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좋은재료로만 엄선했다”며 “그래서 유기농 인증도 받고, 재료의 원산지를 정확하게 표기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 김밥에 들어간 각 재료의 원산지표와(사진 위) 킴팝의 김밥.
킴팝이 여느 김밥전문점과 다른 점은 또 있다. 이곳에선 사람들이 김밥과 어울려 즐겨먹는 라면을 팔지 않는다는 점이다. 메뉴도 오직 김밥이다. 김밥만으로 가게를 특화시키겠다는 손 사장의 경영철학 때문이다. 이런 손 사장의 철학이 사람들에게 어필했는지 킴팝은 문을 연지 5개월만에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단골이 꽤 늘었다.  

대체로 허기진 배만 달래는 분식집과는 달리 킴팝에는 가족, 연인들이 많이 찾는 다는 손 사장은 “우리 가게에는 기존에 널리 알려진 치즈김밥이나 참치김밥은 없다”면서도 “지금 9가지 메뉴를 직접 개발했고, 계속 개발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가게 이름을 킴팝으로 지은 이유도 재밌다. 외국인들이 ‘김밥’을 ‘킴팝’으로 발음한데서 아이디어를 땄다. 내친김에 ‘KIM-POP’에서 몇 자를 빼 ‘케이팝(K-POP)’으로 하려했다. 손 사장은 “처음엔 김밥으로 상표등록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안된다더라. 그래서 생각 끝에 케이팝으로도 하려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며 “결국 외국인 발음인 ‘킴팝’을 그대로 상호로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1호점이 전부인 킴팝이 K-POP처럼 전 세계적으로 알려질 날도 멀지 않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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