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以心傳心’ 아날로그 홍보의 그 맛이…
‘以心傳心’ 아날로그 홍보의 그 맛이…
  • 관리자 (admin@the-pr.co.kr)
  • 승인 2010.08.0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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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일상생활에서 말이 사라져 가고 있다. 모든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컴퓨터에 스마트폰까지 등장하면서 언어에서 문자 중심으로 급속도로 바뀌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휴대 전화를 이용한 간단한 문자, 온라인을 통한 장문의 이메일로 상대방에게 진솔한 마음을 전했건만 금년 들어서서는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단문으로도 의사를 전달할 수 있게 돼 문자의 확산 시대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물론 생활의 편리함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지만 왠지 인간이 기계에 종속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은 저버릴 수 없다. 친구들 중 아직도 휴대폰 문자나 컴퓨터로 이메일을 보내지 못하는 미개인(?)들이 있다. 이 친구들의 辯은“사람이 음성과 음성으로 소통해야지 영혼도 없는 문자로 기계와 기계로 소통한다면 무슨 정감이 있느냐” 며 한사코 문명의 이기 사용을 거부한다. 참으로 안타깝지만 그들 나름대로 일리 있는 항변인지라 수긍이 가기도 한다.
홍보에도 소셜미디어 문화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새로운 미디어 등장에 따라 홍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커뮤니케이션을 디자인하는 홍보인으로서는 걱정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여기서 간과해선 안 될 것이 있다. 미디어 환경이 변한다고 해도 내용물을 전달할 용기가 바뀐 것이지 내용물이 바뀐 게 아니라는 엄연한 사실을…. 직설적으로 이야기한다면 콘텐츠를 갖고 지면에 보도를 결정짓는 언론인이 칼자루를 쥐고 있다는 것을….

디지털 흐름 강할수록 아날로그 힘도…
그래서 필자는 격변하는 디지털 홍보환경에 역으로 역대 선배들이 쌓아 놓은 아날로그 홍보에 대해 관심을 가져 보라고 권하고 싶다. 세상 만물의 이치는 음과 양의 조화이고 균형이요, 디지털 흐름이 강하면 강할수록 아날로그 힘도 강해지기 때문이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모 신문사 국장의 요즘 홍보맨의 태도에 대한 불만이 떠오른다. “과거엔 면대면이나 전화를 통한 대화로 소통해 정감을 나눌 수 있었으나 요즘 홍보맨들은 문자로 자기 필요한 용건만 적어 보내는데 정말 상대방의 체온을 느낄 수 없어 몹시 서운하고 불쾌했다” 고 한다.
홍보의 기본은 상대방을 설득시키는 것이다. 그 설득은 상대 마음을 움직이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특히 동양권에서는 더욱 강하다. 서구식이 객관적 정보와 지식 공유에 따른 이성적 소통이라면 동양권은 마음과 마음으로 의사를 소통하는 방식이다. 설득 중 가장 힘든 설득이 언론인 설득이다. 그러나 홍보맨은 害가 되는 것은 최대한 막고 알릴 것은 크게 알려야 하는 존재로, 어찌보면 기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특종을 막는 방해꾼으로 기피 인물 1호다. 속된 말로 기자를 설득시킨다는 것은 맨땅에 헤딩하는 것 만큼 어렵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술의 문화다. 오죽하면 홍보 적임자의 1순위가 술 잘 먹는 사람이었을까. 다 이유가 있었다. 처음 본 상대의 마음을 순간적이나마 움직이게 하는 비약으로 술만큼 좋은 게 없기 때문이다. 술자리에서 술이 어느 정도 무르익으면 무장해제되면서 마음의 벽이 허물어지고 금방 형, 동생이 된다. 이러한 緣이 쌓이면 쌓일수록 설득의 문은 자연스럽게 열리게 되며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게 된다. 이게 바로 술을 이용한 스킨십 홍보다.
시대가 바뀌고 미디어 환경이 엄청나게 변모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홍보인이 상대하는 언론인은 이성적인 기계인간이 아니다. 마음이 따뜻한 감성의 인간이다. 우리 홍보인 마인드가 너무 디지털화되어 가지 않나 생각해 봤으면 한다. 과거 언론사 사무실로 뛰어들어가 면대면으로 스킨십 대화를 했던 이심전심의 아날로그 홍보의 그 맛이 생각이 난다.

김광태

(주) 온전한 커뮤니케이션 고문

서강대 언론대학원 겸임교수

삼성전자 홍보담당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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