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은 왜 중요한가?
평판은 왜 중요한가?
  • 관리자 (admin@the-pr.co.kr)
  • 승인 2010.08.0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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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의 위대한 작곡가 하이든 역시 인생에서 제일 성취하기 어려운 것이 있다면 첫째, 평판(평판)을 얻는 것. 둘째, 살아있는 동안 평판을 유지하는 것, 그리고 죽은 뒤에도 평판을 보유하는 것으로 꼽고 있다. 이는 평판을 얻기도 힘들뿐만 아니라 평판을 유지하기란 더욱 힘들다는 점을 잘 표현한 말이다. 개인이나 기업이 바라는 긍정적인 평판을 쌓기는 어렵지만 허물기는 순식간이다. 그리고 허물어진 평판을 다시 회복하기란 더더욱 어렵다. 이는 개인이나 기업 모두 해당된다.

최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워렌 버핏이 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미국 소비자들에게 ‘가장 존경받는 기업’ 1위에 선정됐다. 이는 미국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해리스 인터랙티브가 최근 소비자 2만9963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올해 2월 15일까지 ‘가장 주목할 만한 60대 미국기업’(60 Most Visible Companies in the U.S.)을 조사한 결과이다. 버크셔 해서웨이에 이어서 평판이 좋은 기업은 존슨 & 존슨, 구글, 3M, SC존슨&선이 뒤를 이었다.

해리스 측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존경을 받는 이유로 ‘버핏의 겸손함과 사회적 책임의식’을 들었다. 로버트 프롱크 해리스 수석 부사장은“그는 매우 검소해 여전히 예전의 사무실을 그대로 쓰고 있다”“자녀도 (아버지의 재산을 물려받아) 억만장자가 되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반면 가장 평판이 나쁜 기업으로는 미국 제2의 주택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이 꼽혔으며, 다음으로 아메리카인터내셔널그룹(AIG), 패니메이, 씨티그룹, 골드먼삭스 등 금융권 기업들로 나타났다.

기업 평판의 중요 구성요소들인 리더십, 재무상태, 사회적 책임, 제품 및 서비스의 질 등을 분석한 결과, 미국 소비자들은 대체로 여행, 소매, 기술 기업에 존경심을 표했고 금융업, 담배, 자동차 회사들에 대해서는 나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궁극적으로 좋은 평판은 그것이 해당 기업을 지원해주고 경쟁사로부터 차별화시켜주는 주요 특징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평판에 근거를 둔 차별화는 다양한 환경적 트렌드 덕분에 기업에게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처럼 평판이 중요한 이유는 평판이 전반적으로 기업의 전략적 포지셔닝과 본질적으로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실제로 고객, 투자가, 종업원 및 일반 대중들로부터 관심과 신뢰를 얻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관심과 신뢰는 평판을 얻게 하며, 평판은 기업의 경쟁 우위를 창출하게 한다. 즉, 개인이나 기업이 바라는 훌륭한 평판은 종업원과 고객, 투자자, 미디어 저널리스트 그리고 금융 분석가들에게 끌어당기는 자석같은 역할을 한다. <그림>은 좋은 평판이 사람들의 의사결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구체적으로 잘 보여준다.

 

<그림>평판은 자석이다: 평판은 기업이 자원을 끌어모으도록 돕는다

출처: Charles. J. Fombrun & Cees B.M, Van Riel(2003), Fame & Fortune; 한은경역(2004),

‘명성을 얻 어야 부가 따른다’

 

CEO 평판은 기업 평판과 직결

평판은 눈에 보이는 개념이 아니다. 따라서 일정한 측정법을 사용해 그 수치를 제시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평판이나 이미지와 같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기업이나 개인에게 중요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우리는 무형적 자산이라고 칭한다. 일반적으로 무형적 자산은 통일된 측정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대상과 관점에 따라 측정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간혹 연구자의 주관성이 강하게 개입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객관성을 지닌 측정 기법 개발이 요구된다.

그동안 평판에 대한 측정 기법 연구는 학계 중심으로 이루어졌지만, 평판이 지닌 의미의 중요성과 활용 가능성이 증가하면서 기업에서도 관심을 갖게 됐다. 특히, 경제 잡지로 명성이 높은 포춘지는 오래전부터 평판을 측정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연구했으며,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순위를 발표하면서 평판 개념을 실질적으로 측정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러나 기업 평판의 척도를 과학적으로 개발하여 꾸준히 측정하는 기관은 미국의 평판연구소다.

평판 연구소(The Reputation Institute)는 해리스 인터랙티브(Harris Interactive)와 공동으로 작업해 평판에 대한 측정치로 사용되는 평판 지수(RepTrack)를 개발했다. 해리스 인터랙티브는 1999년 이후 11년 동안 정기적으로 미국에 있는 가장 가시성이 뛰어난 기업을 대상으로 평판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금 평판지수로 사용하고 있는 RepTrackd은 2005년부터 사용하고 있는 척도다. 이전에 개발된 평판지수(RQ)에 문제점이 발견돼 새로운 검증과정을 거쳐 개발된 도구다. 그리고 그 결과를 해리스 평판 지수(Harris RepTrack)로 매년 발표한다. 평판지수 평가 도구는 총 7개 차원 21가지 속성으로 구성돼 있다. 7개 차원은 구체적으로 시민정신, 제품과 서비스, 지배구조, 리더십, 근무환경, 성과 그리고 혁신이다.

오늘날 기업의 CEO나 CCO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면 자신이 몸담고 있는 기업의 평판을 관리하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CEO의 평판은 기업의 평판과 바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 더더욱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평판에 대한 관심과 함께 학계와 기업에서 평판연구뿐 아니라 실제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기업에서는 평판을 어떠한 방식으로든 기업 경영에 적용하려고 애쓰고 있다. 좋은 평판이란 강력한 제품이나 서비스 또는 기업 브랜드 같은 초석위에 자리 잡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좋은 평판은 기업의 경영 그리고 나아가서는 이윤창출과 경영성과에 영향을 주며 기업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낼 수 있는 힘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한은경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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