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빅3의 네거티브, “악이야 약이야?”
대선 빅3의 네거티브, “악이야 약이야?”
  • 더피알 (thepr@the-pr.co.kr)
  • 승인 2012.11.0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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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단일후보 되면 본격 네거티브 선거전 펼쳐질 것”

<커뮤니케이션북스> 북 레터 인텔리겐챠에 연재 중인 대권 주자 빅3 분석. 그 네 번째 시간으로 양원보 <중앙일보> 정치부 기자가 세 후보의 ‘네거티브 캠페인’에 대해 비교하고 각각 평점을 매긴다.

네거티브 캠페인은 민주 선거의 ‘악의 축’으로 통한다. 없을수록 좋다는 거다. 과연 그럴까. 어떤 후보도 제 입으로 허물을 얘기하지 않는다. 올바른 선택을 위해선 누군가는 유권자들에게 그걸 알려야 한다. 본인이 안하면 상대 후보가 제일 잘할 수 있다. 네거티브 캠페인이 필요악인 이유다.

2012년 대선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 부동층이 적다. 박근혜·문재인·안철수 후보 등 빅3의 지지율 합이 90%를 넘나든다. 적은 수의 부동층은 네거티브 캠페인을 부를 수밖에 없다. 새로 취할 수 있는 유권자가 없으면 상대 후보의 지지층을 대열에서 이탈케 해야 승산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인혁당·정수장학회·NLL(서해 북방한계선) 등을 둘러싼 논란은 네거티브 캠페인의 조기 과열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측은 국정감사 초반만 해도 안철수 후보 측에 화력을 집중하는 듯했다. 하지만 NLL 논란이 불거지면서 문재인 후보 쪽으로 총구를 돌렸다. 민주당이 정수장학회 등 과거사 논란에 불을 지피자 맞불을 놓기 위한 측면이 크다.

이는 문 후보 지지율이 주춤했다는 점에서 꽤 성공적이란 평가를 내릴 수 있다. 무엇보다 문 후보의 최대 약점인 ‘노무현 프레임’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안 후보의 발을 묶어둘 소재를 발굴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아쉬운 대목이다.

다운계약서 등도 큰 상처를 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도 안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설 경우엔 무력화될 수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박 후보의 과거사 논란을 집요하게 공격해 수도권·2040의 표심을 박 후보에게서 떼어놓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아버지 시대와 절연하지 못하는 박 후보의 태생적 한계를 십분 활용해 운신 폭을 좁혀 놨다.

본선에서도 과거사 문제를 다시 끄집어내 박 후보를 압박할 공산이 크다. 관건은 공격 소재의 신선도를 유지시킬 수 있는지 여부다. 과거사는 그 자체가 한 번쯤은 거론됐던 얘기다. 유권자들에게 기시감을 주지 않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반(反) 네거티브’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언론의 검증 공세에도 해명만 할 뿐 반격은 않고 있다. 명백한 네거티브엔 곧바로 사과하거나 인정하고 넘어가는 식이다.

안 후보의 이런 입장은 네거티브 캠페인이 선거 이후 국민 통합을 저해한다고 보고 있어서다. 전략적인 포석도 깔려있다. ‘새 정치 대 옛 정치’라는 선거 구도를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함이다. 안 후보는 “이번 대선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 네거티브가 없다”며 “저의 출마가 기여한 부분”이라고까지 자평하고 있다.

안 후보는 네거티브 캠페인을 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상대의 네거티브를 무력화시키는 역설을 낳고 있다.

朴vs文=네거티브 공방…安=한 발짝 빠져
 
일단 지금까지는 박 후보와 문 후보가 상호 네거티브 공방전을 벌이고, 안 후보는 한발 비켜서있는 형국이다. 최근 투표시간 연장 국면에선 문·안 두 후보가 박 후보와 공동전선을 펴는 형국도 펼쳐진다. 하지만 아직까진 구도 자체가 다소 헝클어져 있다. 이전투구의 판에서 안 후보가 한발 빼고 있어서다.

네거티브 캠페인이 가장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건 양자대결일 때다. 단일화를 통해 야권의 단일 후보가 등장했을 때 비로소 본격적인 네거티브 선거전이 펼쳐질 거란 얘기다. 네거티브 전쟁의 승패는 그때 가봐야 알 수 있다.

* 이 글은 <커뮤니케이션북스> 북 레터 ‘인텔리겐챠’가 제공합니다. 

양원보 기자는…
중앙일보 정치부 기자.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앰네스티 한국지부 ‘앰네스티언론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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