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누구 말이 더 센가?’
朴-文-安 ‘누구 말이 더 센가?’
  • 더피알 (thepr@the-pr.co.kr)
  • 승인 2012.11.1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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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대신 말로 하는 전쟁…“말로 흥하고 말로 망한다”

<커뮤니케이션북스> 북 레터 ‘인텔리겐챠’에 연재 중인 대권 주자 빅3 분석. 그 다섯 번째 시간으로 이상주 前 <스포츠조선> 부장이 세 후보의 ‘스피치’에 대해 비교·분석하고 각각 평점을 매긴다.

정치 지도자가 꼭 스피치의 달인이 될 필요는 없다. 영화 ‘킹스 스피치’의 주인공처럼 권좌를 물려받는다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총 대신 말로 전쟁을 치러야 하는 대선 주자들은 사정이 다르다. 최소한 거기에 근접해야 한다. 스피치의 목적은 크게 자기소개, 정보 전달, 설득 등 세 가지다. 이를 위해서는 매력적인 도입, 매끈한 논리 전개, 생생한 끝맺음이 필요하다. 특히 대통령 후보는 공신력 있는 말로 유권자에게 희망을 전할 수 있어야 한다.

 

 

 

박근혜 후보에게서는 ‘수첩 공주’와 ‘미소 여인’을 모두 느낄 수 있다. 박 후보는 메모지의 내용을 읽듯이 또박또박 말한다. 발음이 정확하고 메시지 전달도 확실하다. 말실수가 적은 유형으로 안정성과 신뢰성 확보에 유리하다.

이같은 단문단답형은 10분, 20분의 짧은 스피치에 더 적합하다. 오랜 시간 계속되는 연설에서는 스토리 전개 스타일이 유리하다. 제스처는 거의 없다. 팔을 몸에 붙이고 차분하게 말하기에 단아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하지만 역동성이 떨어져 정열과는 거리가 있다. 강조해야 할 부분에서 적극적인 제스처를 취한다면 주장의 설득력을 더할 수 있다. 시각의 영향력이 청각에 앞서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시선 처리가 매끄럽고, 유머 사용 빈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미소를 동반, 따뜻한 스피치로 이어진다.

 

 

 

문재인 후보의 스피치는 힘이 있다. 단호한 표정으로 차분하고 나지막하게 말한다. 간결한 표현과 고사성어를 인용한 화법이 힘의 원천이다. 발성의 깊이와 풍부한 성량도 무게감을 더한다. 원고에 자주 눈이 간다.

그래서 비교적 신뢰성과 열정을 전할 수 있다. 반백의 두발에 미소를 짓는 스피치도 호감으로 다가서는 요인이다. 무난한 시선 처리와 말의 속도도 좋다. 군더더기 말이 적은 것도 강점이다.

그러나 발음이 부정확해 메시지 전달이 다소 흐려질 수 있다. 목소리 톤의 변화가 적은 것도 아쉽다. 듣는 이가 금세 지치기 때문이다. 손은 몸통 안에서 작게 춤춘다. 몸의 움직임도 많지 않다.

대중의 열광을 이끌어내려면 큰 제스처를 많이 할 필요가 있다. 질문형 유머도 반응이 좋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유머를 더 개발할 필요가 있다.

 

 

 

안철수 후보는 감성 스피치를 구사한다. 적절한 소재를 선택해 시민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압도하는 게 아니라 작은 언덕을 넘는 강의형 스타일이다.

또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부드러운 대화형 스피치다. 조용한 언어에 명언을 담고 있는 것도 활력 요소다. 음의 고저가 없는 차분한 설명으로 소통하는 마력이 있다. 군더더기 말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톤의 변화 없는 목소리와 표정은 진실성의 원천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작고 가는 목소리로 답답하게 여겨질 수 있다. 아랫입술만 움직이는 듯한 발성과 거의 움직임 없는 동작은 열정 부족으로 비칠 수 있다. 특히 손의 제스처도 기성 정치인에 비해 현저히 적다. 유머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입 꼬리가 처지면 명랑함과 거리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미소 스피치가 더욱 필요하다.

“큰 제스처 등 열정 살리면 설득에 더욱 효과적”

박근혜 후보는 기품 있는 설득, 문재인 후보는 지성적인 열정, 안철수 후보는 감성형 공감 스피치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모두 차분함과 안정성이 돋보인다.

그러나 한결같이 열정이 다소 약하고, 틀에 박힌 듯한 이미지다. 즉 임기응변이 부족한 편이다. 제스처가 너무 적고 유머를 거의 구사하지 않는 탓이다. 실수를 하지 않으려는 부담 때문으로 보인다. 세 후보 모두 큰 제스처와 강조법으로 열정의 요소를 살리면 설득에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 이 글은 <커뮤니케이션북스> 북 레터 ‘인텔리겐챠’가 제공합니다.

이상주 부장은…
스포츠조선 체육부 차장 및 사회부 데스크.(2012.12.)
<두려움만 정복하면 당신도 스피치의 달인> <설득은 안타도 홈런을 만든다> 지은이.

 

▲ 대선 빅3의 현재까지 누적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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