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보다 프레임? 프레임 그늘에 갇힌 대선 빅3
정책보다 프레임? 프레임 그늘에 갇힌 대선 빅3
  • 더피알 (thepr@the-pr.co.kr)
  • 승인 2012.11.1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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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 정책 차이 거의 없어…언론도 정책엔 별 흥미 없는 듯

<커뮤니케이션북스> 북 레터 ‘인텔리겐챠’에 연재 중인 대권 주자 빅3 분석. 오늘은 일곱 번째 시간으로 백선기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세 후보의 ‘미디어 프레임’에 대해 비교·분석하고 각각 평점을 매긴다.

선거일이 채 40일도 남지 않았는데 후보 간 주요 정책의 차이가 무엇인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정책이 사라진 자리에는 미디어가 양산하는 ‘프레임’만 부각되고 있다.

유권자들이 후보 간 정책의 세세한 차이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언론도 거기에는 별 흥미가 없다. 각 캠프도 어떤 프레임으로 지지자를 자기 진영에 묶어 세울 것인가에 몰두하고 있는 듯싶다. 정책 대결보다 프레임 대결에서 승리하는 후보가 대권을 거머쥘 가능성이 높다. 바람직한지 아닌지 여부를 떠나 그게 현실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

 

 

 

박근혜 후보는 일찌감치 새누리당의 후보로 선출돼 다른 후보들에 비해 모든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그러나 자신의 성향이나 태도에 대한 평가적 프레임과 아버지인 고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의 프레임에 묶여 한 발짝도 앞으로 내딛지 못하고 있다.

박 후보 개인으로는 원칙을 고수한다는 이미지가 지나쳐 ‘고집’의 프레임으로, 의사소통에서 자신의 견해를 관철시키려 한다는 의미에서 ‘불통’의 프레임으로, 아버지의 기득권을 물려받았다는 의미로 ‘온실 공주’라는 프레임으로 둘러싸여 있다.

나아가 아버지와 연계된 다양한 사건들에 대한 역사 인식이 그 어느 것 하나 자연스럽게 해결되지 않고 복잡하게 얽혀 ‘과거사 프레임’에 얽매어 있다.

 

 

 

문재인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압승으로 후보자로 선출됐음에도 국민과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지 못하다. 경쟁 후보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으며 정치적 무게감도 덜하다. 제1야당의 후보자임에도 여전히 정계에서의 입지는 약하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그가 스스로 주장하는 ‘노무현 사람’이라는 기호이면서 동시에 이미지이기도 한 표상은 그를 ‘노무현’과 ‘과거의 인물’이라는 프레임에 가두어 두고 있다.

그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자 하나, 과거의 그림자가 그를 놓아주지 않고 있어 ‘파당’과 ‘편협’의 프레임으로 묶여 있다. 이로 인해 그의 새로운 정책적 비전이나 대안들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정치적 무게감과 더불어 전혀 새롭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새로운 정치 개혁과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신선한 정치인’으로 등장했다. 그는 우리 정치권의 고질병적인 파행들을 바로잡아주기를 바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러나 대선의 후보자를 공언하고 나선 이후 보여준 행태들은 이러한 기대와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현실 정치의 두꺼운 벽과 더불어 여전히 아마추어 정치인의 양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개혁과 변화의 의지는 강하나 그것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추진력과 카리스마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는 ‘초보’와 ‘아마추어’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고, ‘새로운 개혁의 아이콘’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주요 사안들에 대한 대안 부재로서 ‘능력 부재’의 프레임도 덧붙이게 됐다. 끊임없이 새로운 정치 개혁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으나 돌아오는 반응은 ‘경험 없는 정치초보자의 치기’로 치부되고 있기도 하다.

“대선 빅3, 프레임 대응 전략 별 효과 없어”
 
문제는 이런 ‘이미지’나 ‘미디어 프레임’에 후보자들의 반응이나 대응 전략이 별 효과가 없다는 점이다. 박근혜 후보는 ‘과거사 프레임’을 벗어나기 위해 아버지를 놓아드리자고 강변하나 여전히 그 프레임에 갇혀 있다.

문재인 후보는 ‘노무현 인물’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으나 스스로는 이에 대한 폐쇄성을 모르고 오히려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개혁을 주장하고 있으나 전혀 개혁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파당적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정치초년병과 아마추어’라는 프레임으로 묶여 있으나 여전히 아마추어리즘이 강점이라고 믿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현실 정치와는 상관없이 실현성 없는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그는 현재와 같은 정치상황을 즐기는 것 같고 실제로의 정치 개혁에는 크게 신경을 쓰는 것 같지 않다. 역시 정치 신인이라는 프레임에서 위험한 도전과 도박을 하고 있다.

 

 

 

* 이 글은 <커뮤니케이션북스> 북 레터 ‘인텔리겐챠’가 제공합니다.

백선기 교수는…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보도 비평, 그 기호학적 해석의 즐거움> <한국 선거보도의 기호학>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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