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장사’하던 언론에 포털측 “방빼!”
‘클릭 장사’하던 언론에 포털측 “방빼!”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2.11.1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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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뉴스핌과의 검색 제휴 중단 ‘초강수’…동일 기사 중복 전송 이유

[더피알=강미혜 기자] ‘클릭 장사’를 하며 트래픽을 유도한 인터넷 언론사가 결국 포털의 철퇴를 맞았다.

포털사이트 다음은 최근 인터넷 경제신문 뉴스핌과의 뉴스 검색 제휴를 종료했다. 수차례에 걸쳐 동일 기사를 중복 전송, ‘검색어 낚시질’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 뉴스핌 인터넷 사이트 메인화면 캡처.

다음은 언론사와의 뉴스 제휴시 기사늘리기 등 검색노출 어뷰징 기사 건에 한해서는 적발 즉시 제휴를 중단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인기 검색어를 제목으로 달고 동일한 기사를 중복 전송해 클릭수를 높이려는 ‘꼼수’를 철저히 차단하기 위함이다.

뉴스핌은 이 규정을 어겨 다음측으로부터 제휴 중단 통지를 받았다. 다음 기업커뮤니케이션팀 정지은 팀장은 “쉽게 말해 (뉴스핌이) 잘린 것”이라며 “똑같은 기사를 제목만 살짝 바꿔서 13회에 걸쳐 계속 송고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정 팀장은 “제휴 중단 전 뉴스핌측과 내부적으로 열심히 협의 해봤지만 끝내 시정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우리측 서비스 퀄리티의 문제와도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판단, 최종적으로 제휴를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 다음과 기사 제휴를 맺고 있는 언론사 리스트엔 뉴스핌 이름이 빠져 있다.(편의를 위해 일부 화면만 캡처)0

실제 일부 매체에서 이뤄지는 이같은 관행들을 그냥 놔두면 포털측도 비난을 받게 되긴 마찬가지다. 포털이 방치하기 때문에 이른바 ‘찌라시’라고 하는 매체들이 양산된다는 식의 비판은 그간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때문에 인터넷 언론·여론의 물을 흐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특히 어뷰징 기사 건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포털측의 입장이다.

정 팀장은 “뉴스핌의 이번 어뷰징 사태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심각했다”고 거듭 강조하며 “제휴가 종료되고 나서 뉴스핌측에서 재고해달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한 번도 아니고 수차례 반복돼서 일어난 일이라 재고의 여지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음측 “유례없을 정도로 심각했다”

이에 따라 다음에 노출됐던 뉴스핌의 기존 기사 데이터베이스(DB)는 현재 모두 삭제된 상태다. 또 뉴스핌은 향후 2년간 다음측에 재입점 신청을 할 수 없게 됐다. 인터넷언론 사이트 유입의 주된 통로가 다음이나 네이버 등의 포털이라는 한국적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이번 사태로 뉴스핌 입장에선 직·간접적인 경제적 손실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이에 대한 뉴스핌측의 입장을 들으려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담당자가 외근중이라는 이유로 정확한 답변을 듣기 어려웠다.

뉴스핌 관계자는 “업무에 크게 관여돼 있지 않는 부분에 대해선 내부적으로 잘 모른다”며 사실 확인을 피했다. 담당자의 휴대전화번호를 묻는 요청에도 “개인 신상 정보는 알려줄 수 없다”고만 했다. 편집국 관계자 역시 “마케팅부에서 하는 일이라 편집국에서는 뭐라고 답을 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언론계에서는 뉴스핌의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언론계 한 관계자는 “많은 인터넷 론이 클릭수를 높이기 위해 속칭 ‘우라까이’(베끼기)라고 하는 수준의 기사를 넘어 동일 뉴스 콘텐츠를 중복 전송하기도 한다. 특히 일부 매체에선 전담 알바(아르바이트)를 고용해 인기 검색어가 포함된 기사만을 퍼나르기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고 꼬집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언론의 윤리성이나 정직성을 높이기 위한 자정노력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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