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시청률 하락에 시름 깊은 ‘광고주’
MBC 시청률 하락에 시름 깊은 ‘광고주’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2.11.1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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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광고할 여력이면 타 방송사로”

[The PR=서영길 기자] MBC가 방송사상 최장기간 파업, 사상 초유의 방송사고 등 유례없이 몸살을 앓고 있는 요즘, 당사자인 MBC측 이상으로 깊은 시름에 한숨 짓는 이들이 있다. 바로 MBC에 광고를 집행하는 광고주(기업)들이다.

광고주는 광고 생리상 많은 사람에게 노출될 수 있는 매체를 좋아하기 마련이다. 그동안 MBC도 광고주들이 선호하는 매체 중 당연히 한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런 MBC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MBC가 현재 시청률 저조에, 매체 신뢰도도 바닥을 치는 등 광고 효과 측면에서 ‘비호감’ 요소들을 하나 둘씩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 mbc는 최근 연이은 초대형 방송사고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자초했다. 김근태 새누리당 의원 대신 고(故) 김근태 민주통합당 의원의 사진을 사용한 mbc 정오뉴스(사진 위)와 배경화면에 '동해' 대신 'sea of japan(일본해)'이라고 표기된 지도를 사용한 출발비디오여행.

MBC는 올 초 김재철 사장 해임 문제를 둘러싼 노사 갈등으로 170일 간 파업을 벌이며 파행 운영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겨우 파업을 끝냈지만 이번엔 뉴스를 포함한 많은 프로그램에서 어이없는 방송사고가 잇달아 터졌다. 설상가상으로 노사뿐 아니라 정치권과도 얽히고설키며 재파업 가능성이 재기되는 등 MBC는 그야말로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시청률·매체신뢰도 곤두박질…광고주들 ‘대략난감’

MBC의 이같은 일련의 사태는 곧장 시청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시청률 조사기관 AGB 닐슨미디어리서치가 2011년 9월부터 2012년 8월까지 지난 1년간 ‘지상파 방송사별 메인뉴스 평균 시청률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MBC 시청률은 10.1%에서 평균 7.9%로 하락했다. 반면 같은 시기 SBS는 9.3%에서 11.3%로 상승했고, KBS는 19.1%에서 18.5%로 소폭 하락에 그쳤다.

이같은 시청률 하락은 뉴스 프로그램에서 더 극명하게 나타난다. 지난달 23일 AGB 닐슨미디어리서치가 공개한 ‘평일 전체 프로그램 일일 시청률(지상파 기준)’ 조사 결과 중 뉴스 프로그램만 살펴보면, MBC 뉴스데스크는 시청률 5.9%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에 반해 KBS 9시뉴스는 24.1%, KBS 뉴스7이 12.2%였고, SBS 8시뉴스도 10.7%로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달 14일에는 4.6%, 21일에는 3.4%까지 시청률이 곤두박질쳤다.

MBC는 시청률 감소와 함께 매체신뢰도도 떨어졌다. 지난 10월 시사주간지 <시사IN>의 매체신뢰도 조사 결과, MBC는 2010년 18%에서 올해 6.1%로 급감해 지난 2년 사이 매체신뢰도가 3분의 1 토막 났다. 특히 MBC 뉴스데스크는 2007년 신뢰도가 14.7%였지만 2012년엔 5.8%, PD수첩은 2010년 11.8%에서 2012년 2.3%로 주저앉았다.

광고주 “예전 좋은 이미지 없어져”…MBC 광고 집행 이탈률↑

이같은 MBC의 주춤세를 바라보는 광고주들의 심기도 편할 리 없다.

MBC에 광고를 집행하고 있는 한 기업 관계자는 “아무래도 MBC 시청률이 떨어지다 보니 광고주들이 동시간대 다른 방송사에 광고를 집행 하려는 건 사실”이라면서 “광고주쪽에서는 ‘뉴스데스크에 광고할 여력이면 차라리 타 방송사 다른 시간대에 하지’라는 말이 공공연하다”고 귀띔했다.

그는 최근 오후 8시로 방송 시간을 변경한 뉴스데스크를 예로 들며 “뉴스를 보는 여러 계층의 사람들은 자신이 유익한 뉴스를 봤다고 생각하면 그 좋은 이미지를 광고에까지 가지고 간다”면서 “하지만 뉴스데스크는 예전의 그 좋은 이미지를 잃어버렸다. 그래서 광고주들이 뉴스데스크 광고 집행에 부정적인 면이 있다”고 말했다.

MBC에 광고를 하고 있는 또 다른 관계자도 MBC의 파행 운영으로 인해 실제로 많은 광고주들이 이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MBC도 이같은 움직임을 알고 광고주들에게 호의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동일한 광고비용에 서비스를 끼워주는 식으로, 좋은 제안을 먼저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10번 집행 비용에 12번을 광고해주거나, 광고초수(분량)를 늘려주는 식의 제안을 하며 광고주에게 어필하기도 한다”고 설명하며 “예전에는 프라임타임대의 광고와 노출량이 낮은 시간대를 묶어 제안 했다면, 요즘은 프라임타임대와 괜찮은 광고 시간대를 묶어 판다”고 달라진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광고주들이 MBC의 현 상황을 전략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며 “MBC 무한도전 같은 이른바 ‘킬러콘텐츠’를 잘 공략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광고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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