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빅3의 ‘대변인’,
후보는 잘 비추고 자신은 잘 비워라
대선 빅3의 ‘대변인’,
후보는 잘 비추고 자신은 잘 비워라
  • 더피알 (thepr@the-pr.co.kr)
  • 승인 2012.11.2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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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 감지, 수렴, 수사, 감성의 능력 필요

<커뮤니케이션북스> 북 레터 ‘인텔리겐챠’에서 연재 중인 대권 주자 빅3 분석. 오늘은 그 마지막 시간으로 이종혁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가 세 후보의 입인 ‘대변인’에 대해 비교·분석하고 각각 평점을 매긴다.

▲ 사진위부터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 캠프의 대변인들.

대변인의 위치란 다섯 가지 핵심 능력이 요구된다. 첫째 자신이 대변하는 인물로부터 무언가를 말하도록 이끌 수 있는 제언 능력, 둘째 메시지 전달에서 환경적 맥락을 파악하는 감지 능력, 셋째 국민들의 여론을 바르게 인지하는 수렴 능력, 넷째 가장 적합한 어휘를 구사하는 수사 능력, 마지막으로 청자들의 호감을 이끌 수 있는 감성 능력이 요구된다.

이렇듯 이들이 바로 ‘후보자의 눈과 귀, 그리고 입’인 것이다. 대통령 후보자에게 대변인은 유권자에게 보여주고 유권자를 바라보며 이해할 수 있는 창(窓)이다. 또 대변하는 인물의 모습이 잘 투시되도록 자신을 비워야 하는 의미에서도 창으로 볼 수 있다.

 

 

 


박근혜 후보 캠프의 대변인단은 면면이 화려하다. 정치인 출신의 대변인들이 전면에 드러나지만 이면에서는 기업체 출신의 홍보전문가, 언론인 등이 탄탄한 그물망식 공보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명확하게 ‘컨트롤 타워’가 존재하고 조직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오보에 대한 대응에서부터 경쟁 후보를 상대로 한 공세적인 논평과 브리핑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창문의 역할을 해야 하는 공보 조직이 너무 완벽하게 촘촘히 움직이기 때문에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도 상존한다. 이미지 손상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오히려 박 후보는 너무 촘촘히 짜인 이미지와 완벽함이 약점이라는 점을 공보가 아닌 소통의 큰 사고 속에서 접근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문재인 후보는 민주, 시민, 미래 캠프라는 세 축으로 구성된 캠프의 특성이 대변인을 비롯한 대외적 소통라인에서도 드러난다. 한 곳에 권한을 집중시키기보다 수평적 운영과 캠프별 개별 소통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후보 측과 경쟁적 논쟁을 주도해 가는 위치에 있고 야당이라는 속성상 캠프의 대변인 활동도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성격을 갖는다.

하지만 수평적 캠프 구성이라는 취지에 걸맞게 기존 관행이나 방식에서 벗어난 수평적 소통이 무엇인지 보여줄 수 있는 변화도 필요하다. 시민캠프 대변인의 역할 확대, 미래캠프 브리핑을 통한 정책 담론 구축 등을 위해서는 오히려 통합적인 창구를 활용한 정책 소통 관리도 필요하다.

 

 

 


안철수 후보 캠프의 공보라인은 다른 두 후보에 비해 정치인 출신이 적다는 특성이 소통 활동에서도 묻어난다. 이는 뚜렷한 장단점을 갖는다. 정치적 논쟁, 일종의 말싸움과 같은 진흙탕 싸움으로부터 대변인도 옆으로 비켜설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다. 진심캠프가 추구하는 탈정치의 성격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현재 공보라인이 갖는 물리적 한계에서 비롯한 필연적 현상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대선 후보 치고는 상대적으로 일일 보도 자료 및 논평의 물리적 양이 적다는 점, 그리고 대변인실 명의가 아닌 ‘○○포럼 대표’ ‘△△자문단’ 등의 명의로 진심캠프 보도 자료가 배포되고 있다는 점 등은 한 번쯤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후보자를 신비주의 대상으로 만드는 것 경계해야”
 
세 캠프가 전개하는 소통은 3자 대결구도가 아닌 후보단일화를 전제로 한 1:2 구도 속에서 나타나는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치열한 정책 대결이 없고 거대 공약이 사라진 현실은 소통의 소재가 ‘본질’이 아닌 ‘이미지’ 중심으로 흘러 대변인의 수사 능력과 감성 능력만을 자극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대변인에게 요구되는, 상황을 감지하고 국민 여론을 수렴하고 후보자를 맹신하기보다는 현실을 직시하도록 제언하는 능력 또한 중요함을 인식해야 한다. 그래야만 후보자를 신비주의 대상으로 이끄는 우(憂)를 방지할 수 있다.

신비주의는 보거나 말하지 않는다는 뜻의 ‘미에인(myein)’에서 유래했다. 그 인물이 갖는 실체 이상의 어떤 것을 전달하려 하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국민의 눈을 가리고 비판을 잠재우려 할 수 있다는 경계 메시지를 대변인은 항상 되새겨야 한다.

* 이 글은 <커뮤니케이션북스> 북 레터 ‘인텔리겐챠’가 제공합니다.

이종혁 교수는…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광운대 공공소통연구소 소장.
<PR을 알면 세상이 열린다>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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