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인은 온-오프, 가상-실제를 연결시켜야”
“광고인은 온-오프, 가상-실제를 연결시켜야”
  • 남기용 홍익대 광고홍보학과 학생 (ngyadpr@naver.com)
  • 승인 2012.11.21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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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원 포스트비쥬얼 대표
…디지털 시대, 크리에이티브의 핵심을 이야기하다

나이키의 광고대행사로 유명한 포스트비쥬얼. 디지털광고의 패기로 전통광고 시장에서도 승승장구한다는 소식에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포스트비쥬얼 회의실에서 이정원 대표를 만나봤다.

▲ 포스트비쥬얼 이정원 대표
[The PR=남기용] 포스트비쥬얼이 일반 광고대행사와는 달리 온라인 마케팅, 디지털 마케팅 중심의 회사로 알고 있는데, 회사 분위기, 규모, 클라이언트 등에 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포스트비쥬얼은 정확히 말하면 크리에이티브 회사입니다. 200012월에 만들어졌으니까 이제 약 12년이 됐죠. 회사 직원은 현재 70여명정도이고, 회사분위기는 젊고 개성있는 직원이 많아요. 포스트비쥬얼은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웹사이트를 만들고 성공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후에도 영화 사이트를 몇 작품 더 하다가 어느 날 '우리 회사가 영화 사이트 만드는 회사인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제 그만해야겠다'라고 마음먹었죠. 사실 예산이 적은 것도 이유였습니다. 그 후 영화 사이트 제작을 줄였고, 2002년 말 나이키 경쟁 PT에서 나이키의 광고를 수주하고 본격적으로 회사가 성장하게 됐습니다.

이처럼 포스트비쥬얼은 디지털에서 시작해서 오프라인까지 하게 된 회사로,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케이스입니다. 우리 회사와 다른 광고대행사의 차이점을 들자면, 다른 광고대행사에서는 기획과 제작을 같이하지 않고, 기획을 해서 제작은 외주로 하는 시스템이 대부분이죠. 하지만 포스트비쥬얼에서는 기획자 제작이 동시에 이뤄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디지털에서는 특히나 아무리 콘셉트를 잘 잡아도 제작물이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포스트비쥬얼과 같이 기획과 제작을 같이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은 저희의 가장 큰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입구에서 보셨던 것처럼 포스트비쥬얼의 모토는 '크리에티브 포 더 디지털 에이지(Creative for the digital age)'인데요. 우리의 지향점이 담겨있습니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관한, 위한 크리에이티브를 하겠다는 뜻입니다.

포스트비쥬얼에서는 글로벌 기업 나이키의 광고, 프로모션 등을 대행하고 있는데, 오길비사도 나이키 광고를 대행한다고 들었습니다. 정확이 어떻게 되는 것인지?

말씀하신대로, 나이키 대행사는 포스트비쥬얼과 오길비가 있죠. 원래 디지털쪽은 저희가 주로 담당하고, 오길비가 옥외 광고 TV CF 등을 담당했죠. 지금은 디지털 시대이고 나이키는 글로벌적으로 디지털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사라 저희가 하는 업무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런 이유로 이번 런던올림픽 때 나온 나이키 광고 '파이드 유어 그레이트니스(Find your greatness)'와 나이키 풋볼의 영상은 포스트비쥬얼에서 맡았습니다.

나이키의 디지털 마케팅 업무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크게 콘텐츠 제작과 SNS 마케팅으로 진행됩니다. 콘텐츠 제작은 각각의 카페고리(러닝, 풋볼, NSW 등)의 마케팅 테마에 따라서 진행되고, SNS는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크게 3가지를 주축으로 소비자들과 접점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나이키가 예전에는 TV CF를 많이 했지만, 최근에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국제적으로 큰 행사를 제외하고는 TV CF보다 소비자와 접점을 늘리고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디지털 활동을 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대표님께서는 '좋은 광고는 좋은 광고주가 만든다'는 말에 동의하시나요?

사실 저는 100% 당연히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이런 경우가 있었습니다. 누구나 알만한 시리즈 광고를 하던 A회사와 그것을 부러워하던 경쟁사 B가 있었는데, B회사는 우리도 A회사의 광고대행사를 쓰면 좋은 광고를 할 수 있을 거야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B회사가 A회사를 사들이면서 합병이 되었고, A회사의 광고대행사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합병된 회사의 광고가 나오는데 이상하게 나왔습니다. 그토록 하고 싶었던 대행사와 일을 하게 되었는데 말이죠. 그걸 보면 광고주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광고대행사와 광고주의 관계가 "우리가 돈을 줬으니 이거 해주세요" 식의 관계가 아니라, 그 브랜드에 대해서 고민하게 만드는 파트너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돈을 받고 광고를 만드는 거니까 이거 해야 해" 이런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제품이 더 잘 팔리게 할 수 있을까?"와 같이 소비자의 입장에서 그 브랜드를 사랑하는 마음이 들게 하도록 고민을 하는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브랜드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광고주가 있으면 광고대행사도 잘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흔히들 광고주와 대행사는 갑과 을이라고 하는데요. 맞는 말이긴 하지만, 그 둘의 관계는 서로의 목표가 정확히 일치하는 '팀'이라는 표현이 좀 더 맞는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광고주와 대행사는 서로가 싸우는 상대가 아니라, 한 팀으로 뭉쳐서 경쟁브랜드와 싸워야 하는 것이죠. 둘의 유일한 목표는 브랜드 전투에서 승리하는 것이고,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경쟁 PT는 무엇인가요?

우리 회사를 성장하게 했던, 10년 전 나이키 PT도 기억에 남고, 최근에 있었던 쁘띠첼 PT도 기업에 남습니다. 원래 쁘띠첼은 학생들이 주로 먹는 젤리였습니다. 근데 20대를 타깃으로 해 새롭게 포지셔닝을 하기로 했었는데, 저희는 심리학이라는 콘셉트로 접근을 했습니다. TV CF랑 웹사이트, 그리고 CGV 같은 곳에서 디지털인스톨레이션이라는 설치물을 통해 김수현과 가상을 사진을 찍는 것까지 전부다 엮여있도록 기획했습니다. PT는 제일기획, 이노션, 포스트 비쥬얼 이렇게 3개의 대행사가 참여했었는데, 두 회사가 워낙 큰 회사라 우리는 그런 회사들에게 도전하는 입장이었는데 저희가 결국 승리했습니다. 예상을 깨는 결과라고들 했지만 저는 의외로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의 규모가 그 회사의 퀼리티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핵심은 누가 디지털 세대의 마음을 잘 읽느냐인데, 그걸 저희가 잘했던 것입니다. 어쨌든 이 결과는 광고 업계에서는 완전히 이슈가 됐었죠.

▲ 포스트비쥬얼 사무실 내부

글로벌 기업 나이키의 기준이나 기대치를 맞추기 위해서 광고 기획할 때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나이키 글로벌에서 모든 것을 컨트롤하지는 않습니다.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은 있지만,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가이드가 내려오는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나이키는 전 세계에서 마케팅을 가장 잘하는 회사인데, 그런 기대치를 맞추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우리는 나이키에서 굉장히 많이 배우고, 또 그만큼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해야 합니다.

포스트비쥬얼이 통합적인 광고를 많이 진행하고 있는데, 요즘 IMC라고 하잖아요. 그럼 대표님께서 정의하시는 IMC는 무엇인가요?

일반적으로는 온/오프라인에서 같이 진행하는 캠페인은 IMC라고 하겠죠? 만약에 오프라인 혹은 온라인 한 쪽만 하게 된다면 빈 공간이 분명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결국엔 같이 해야하는 거고, 그래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그게 IMC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인터넷에 접속하는 4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노트북, 데스크톱, 스마트폰, 태블릿 PC가 그것인데 접속방법도, 광고를 보는 방법도 많아졌기 때문에, 사실 그 모든 걸 커버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IMC로 가게 되는 겁니다. 제일 좋은 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계속적으로 연동이 되고 실생활과 버추얼 라이프(Virtual Life. 가상생활)이 연동돼야 하는 것입니다. 포스트비쥬얼에서도 디지털 쪽만 해서 성공하는 캠페인은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또 오프라인만 해서 성공하는 캠페인도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두 가지를 어떻게 엮을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포스트비쥬얼의 공동대표이신 설은아 대표님과 부부라고 들었습니다. 연애를 하실 때 대표님께서는 설 대표님께 자신만의 브랜드를 키워보라고 하셔서, 설은아닷컴을 만들었다고 알고 있어요. 요즘 자기계발서나 강연이나 모두 자신의 스토리를 만들고 브랜딩 하라는 말을 많이 하고 또 그만큼 대학생들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요. 일찍부터 시작하신 대표님께 직접 자기 브랜딩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

설 대표랑은 97년에 학교 다닐 때 만났습니다. 설 대표는 숙대 사학과를 2학년까지 다니다가 '내가 갈 길이 이게 아닌가 보다'하고 학교를 그만 두고 미술을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국민대 시각디자인과를 97학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저랑 같이 '설은아닷컴'이라는 사이트를 만들었고, 엄청나게 인기를 뜨고 상도 받았습니다.

제 전공은 법학입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과는 완전히 다르죠? 학교 다닐 때는 신문사를 만들기도 했었습니다. 96년도에 고대 법대 신문사를 만들었는데, 그때 제가 만든 신문사가 지금까지 있습니다. 공부는 안하고 그런 것만 했으니까, 고시가 됐겠어요? 그런데도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을 제가 했고, 그 다음에 그렇게 활동하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습니다. 만약에 여러분들도 그렇고, 이 인터뷰를 보게 되는 분들이 꼭 해야 하는 것은, 물론 학생이면 공부도 해야겠지만,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정말 진지하게 고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하나 정도의 무기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스펙 쌓기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아 나는 이게 부족해, 저게 부족해"하고 닥치는 데로 하다가 보면 경쟁력이 없습니다. 좋은 친구들에게는 오히려 변별력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모두 대외활동하고, 토익 900점 넘고, 공모전 입상 경력 쫙~ 해외연수 등 이런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스펙을 보면서 '이 사람들을 과연 서류로 뽑을 수 있을까?' '면접으로 뽑을 수 있을까?' 생각하면 변별력이 너무 없습니다. 그래서 정말 우리가 원하는 '엣지'있는 광고를 할 수 있는 친구를 찾는 게 너무 힘듭니다. 그러니까 정말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 것이 "나는 다른 건 모르지만 이거는 내가 남들보다 확실히 잘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한 가지는 있어야 합니다.

광고를 하고 싶어 하는 주변의 선후배들이 신입으로 들어가기는 너무 어렵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요즘 청년취업이 어렵잖습니까. 저는 그 취업이 어려운 것이 경제상황이나, 기성세대에게 뿐만 아니라 본인들에게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준비가 덜 되어있습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모르는 거죠. 막연히 영어공부하고 스펙쌓고 그런데도 취업이 안된다고 하는 건 이상한 것이죠. 실제로 이력서를 받거나 면접을 보면 준비가 너무 안되어 있습니다. 이력서에는 "저는 포스트 비쥬얼에서 꿈을 펼치고 싶습니다" 라고 하고 밑에는 "OO기획....에서 ~~" 이런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 사소한 것에서부터 준비가 안되어 있다는 겁니다.

이메일로 이력서는 보내는데 받는 사람에게 몇 개의 광고대행사를 같이 받는 사람으로 넣고는 밑에 '저를 뽑아주십시오'라고 합니다. 대체 누구한테 뽑아달라는 겁니까. 면접 볼 때도 "아 포스트 비쥬얼 너무 진짜 가고 싶어요"라고 말합니다. 그럼 물어보죠. "어떤 작업이 제일 좋았어요?" 이렇게 물어보면, "제가 가고 싶은 회사인데, 오늘 급히 와서 작업을 못보고 왔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가고 싶던 회사인데 작업을 못 보고 왔다는 건 말이 안 되죠. 적어도 자기가 면접을 보러 올 때면 그 정도의 조사를 하고 와서 해야 하는 겁니다. 전형적인 "당신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이런 질문 말고, 그 회사에 맞는 면접 준비를 해야 하는 겁니다. 그걸 좀더 크게 보면 내가 가려고 하는, 앞으로의 꿈에 대한 구체적인 준비를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대부분의 친구들은 스펙쌓기에 열중한 나머지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못하는 겁니다. 그게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그럼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광고는 무엇인가요? '광고는 OO이다'라고 정의 하신다면?

저는 광고는 도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매일매일이 도전의 연속입니다. 우선은 소비자에 대한 도전이고 기존의 광고에 대한 도전입니다. 아까 이야기했던 것처럼 우리 회사 같은 스타일의 회사를 우리나라 찾기가 어려운데, 사람들의 기대가 커서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래서 더 욕심이 생깁니다. 우리가 이런 모델을 잘 만들어서 발전시켜가지 않으면 이런 광고 회사는 우리나라에서 없어지는 겁니다.

그러니까 계속 도전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예전에 우리팀이 그 쁘띠첼 PT하러 가기 전에 페이스북에 이렇게 쓴 적이 있습니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면 계란이 깨진다. 그런데 흔적이라도 남기고 오자 그러면 언젠가는 계란으로 바위를 깰 수 있다"라고요. '계란으로 바위를 친다고 그게 되겠어?'라고 하면 결국은 아무것도 못하는 겁니다. 그래서 계속 도전 하는 것이 저의 과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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