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말 클럽파티 즐겨보면 어떨까
이번 연말 클럽파티 즐겨보면 어떨까
  • 이슬기 기자 (wonderkey@the-pr.co.kr)
  • 승인 2012.12.2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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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클러버’ 하박국 영기획 대표의 ‘클럽노하우’
쪼리는 금물, 호루라기는 아웃!

 [The PR=이슬기 기자] 연말이다. 그간 익숙한 것들에서 편안함을 느꼈다면 한 해 동안 고생한 자신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는 건 어떨까. 클럽파티에서 심장을 울리는 비트에 몸을 맡기고 싶지만 어색할까 걱정이 앞선다. 클럽 문턱이 높게만 느껴지는 독자들을 위해 베테랑 클러버인 하박국 영기획 대표를 만나 조언을 구했다. 

“클럽에서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마음만 버리면 될 것 같아요.”
머리 굴리며 클럽에 대해 이것저것 묻는 기자에게 하박국 대표가 한마디 했다. 과연 우문현답이었다. 자꾸 정보를 모으고 머리로 이해하려할수록 클럽파티는 미지의 어떤 것이 되어 갔다. 이전의 대화에서 얻은 정보를 정리해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일반적으로 클럽은 예매를 하지 않아도 즐길 수 있다. 파티가 있다면 아무래도 공간이 한정돼 있으니 예매를 하면 더 편하고 룸이 따로 있는 클럽의 경우에도 룸을 원하면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로 1차로 술을 한잔하고 클럽을 즐기는 편이라 오픈 시간은 10시 정도로 비교적 늦은 편이고 12시부터 2~3시 정도까지가 가장 달아오르는 시간대다. 입장료는 만 오천원에서 삼사만원 수준이다. 몸치라면 굳이 무리해서 춤을 출 필요는 없다. 술은 마셔도 그만 안 마셔도 그만이지만, 요즘 많이 즐기는 술은 예거밤(고알콜 예거마이스터에 에너지 드링크를 섞은 칵테일). 에너지 음료가 들어가다 보니 밤늦게까지 당신의 체력을 책임진다는 장점도 있다. 물론 그 여파는 다음날 ….

“옷은 만약 그날 파티에 드레스코드가 있다면 그에 맞춰 입고 색다른 자신의 모습을 즐길 수 있겠죠. 보통은 그냥 편하게 입어도 되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싶으면 신경 쓰고 가면 되겠죠. 가서 무엇을 더 즐기며 놀지는 순전히 자신의 선택이지, 뭐라고 하는 사람 없어요. 아, 쪼리는 금지하고 있어요. 안전상의 이유죠. 어두운 공간에서 발이라도 걸리면 사고 나니까. 그리고 호루라기도 금지품목이에요.”

친한 사람들과 함께 가거나 혼자 익명성을 즐기거나

그는 클럽파티가 별다른 게 아니라며 노래방은 편하게 가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흠, 설득력이 없다. 노래방과 클럽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노래방은 친한 사람들이랑 작은 공간에 들어가는 거라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죠. 또 우리나라는 파티문화가 익숙하지 않아서 ‘파티’라는 말에 걸리는 것 같아요. 뻘줌할까 걱정되면 친한 사람들하고 같이 가는 것도 한 방법이에요. 익숙한 사람들과 가면 공간의 어색함은 금방 털어낼 수 있으니까요. 저도 아는 사람 없는 클럽에 혼자가면 어색하고 그런 걸요. 아니면, 차라리 사람이 많이 모이는 파티에서 익명성을 즐기는 것도 추천해요. 일종의 해방감을 만끽할 수 있잖아요.”

▲ 사진제공=sabina ahn(facebook.com/sabina.ahn)

클럽은 음악이 있고 바가 있고 플로어가 있는 공간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음악, 춤, 술 등 저마다 자신의 즐길거리를 찾아온다. 하 대표는 그중 음악을 제일로 즐긴다.

“고등학교 때, 마스터플랜이라는 당시 라이브클럽에서 달파란의 리믹스쇼를 갔다가 빠지게 됐어요. 원래 전자음악을 좋아하기도 했고, 친구들이랑 정말 재밌게 놀았어요. 그 이후로 클럽문화와 함께 성장했죠. 클럽문화가 90년대 중반에는 유학생들 위주로만 발달했었는데 2002년 월드컵을 기점으로 점점 살아나기 시작했어요. 브랜드파티도 많았고. 지금은 대형클럽들도 생기고 있고, 문화가 많이 넓어진 편이죠.”

공간을 가득 채운 음악, 몸으로 느낀다

그가 즐겨듣는 음악은 덥스텝(Dubstep), 드럼앤베이스(Drum N Bass) 등 베이스뮤직이다. 보통 클럽음악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춤추기 편한 음악은 하우스 뮤직으로 130bpm 언저리에서 진행된다. 여기서 조금 복잡한 리듬이 테크노고 베이스뮤직은 그보다 더 심오하다.

베이스뮤직은 가청주파수 범위를 벗어난 저주파수의 소리를 많이 쓴다. 우리 귀에는 들리지 않지만 부피가 큰 저주파수의 음악이 공간을 가득 채운다. 베이스뮤직의 사운드 시스템이 발달한 자메이카는 스피커를 여러 개 쌓는데, 그런 식으로 소리를 쌓아 공간을 채우면 소리가 몸으로 느껴진다. 그는 몸으로 느껴지는 소리를 경험하러 클럽에 간다고 말했다.

▲ 사진제공=sabina ahn(facebook.com/sabina.ahn)

“음악을 좋아해서 집에도 사운드 시스템을 잘해놨어요. 음악만 듣자면 클럽보다 환경이 훨씬 좋은데도 클럽을 찾는 이유가 그거거든요. 클럽은 소리를 몸으로 느끼는 경험을 제공해요.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인데, 한번 느껴보시면 잊지 못할걸요. 큰 볼륨과 공간을 가득 채운 소리가 귀에만 닿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느껴진다는 것.”

그는 꼭 한번 경험해봐야 한다며 강력하게 추천했다. 클럽의 매력을 전하는 목소리에 힘이 있다.

강남·이태원·홍대 각자 취향 따라 선택 

클럽하면 보통 떠올리는 강남, 이태원, 홍대. 클럽문화가 주로 분포된 지역이다. 딱 잘라 말할 순 없지만 지역에 따라 성향이 조금 다르기는 하다. 강남은 대형클럽 위주로 문화가 형성돼 있는데, 불특정 다수가 대중적 음악을 즐기는 편이라 화려하고 생각 없이 놀러가기에 좋다. 서너군데 대형클럽이 주를 이루고 있으니 적당한 곳을 골라볼 수 있다.

이태원의 경우는 라운지가 많이 분포해 있다. 라운지는 플로어 위주로 꾸며진 일반적인 클럽에 비해 테이블이나 술마실 공간이 넉넉하고 볼륨도 작은 편이라 캐주얼하게 즐기기에 부담이 없다. 케이크샵(cake shop)이나 베뉴(venue)가 추천할 만하다고.

홍대는 여러 가지가 공존한다. 대형클럽도 있고, 특색 있는 음악적 시도를 하는 소형클럽도 있다. 대체로 클럽에서 트는 음악은 하우스뮤직인데 홍대는 좀 더 다양한 스팩트럼을 보여준다. 그는 콰드로(Quadro), 바엑시트(bar EXIT), 명월관 등을 추천했다.

이밖에 연말파티로는 12월 24일 홍대 뮤지엄AA에서 예정된 볼드에이지(Volt Age)와 31일 워커힐에서 열리는 데드엔드(DEADEND) 등을 꼽았다.

하 대표에게 클럽파티를 처음 가는 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더 있는지 물었다.
“클럽은 DJ가 음악을 트는 곳이에요. 미리 음악을 들어보고 가면 더 제대로 즐길 수 있겠죠. 아, 그리고 부디 DJ에게 신청곡은 요구하지 마시길. 그는 자신의 플레이 리스트대로 음악을 준비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혹시 아직도 클럽 문턱을 높게 느끼시는 분들에게는 클럽사장님들도 자영업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그것도 운영이 힘겨운. 언제든지 환영한답니다.”


▲ 영기획 하박국 대표

하박국(31) 영기획 대표
인디 씬으로 문화적 소통을…

클럽문화는 언제부터 어떻게 즐겨왔나?
고등학교 때 클럽파티의 맛을 알았다. 음악은 그전부터 좋아했고. 공연기획, 파티, 밴드매니져, 음악잡지 기자 등 관련된 일을 해왔고, DJ로 직접 활동도 한다. 올해 영기획을 시작했고, 상상마당 웹진, 아레나(ARENA), GQ 등에 음악관련 글을 기고하고 있다.

영기획(Young Gifted & Wack)을 소개해준다면?
회사 이름은 흑인연가 “Young Gifted & Black”에서 살짝 비틀었다. 영기획은 기본적으로 레이블이다. 거기에 한없이 확장 가능한 웹미디어의 성격을 이용해 비슷한 음악들을 소개하는 미디어의 역할과 이런저런 공연기획도 겸하고 있다. 지금까지 리믹스 컴페티션을 몇 번 열었는데, 포크에 가까운 음악들과 전자음악의 접점을 만들어 보려는 시도였다. 최근 프로젝트는 [RE:BORN]이라고 90년대 말, 음반이 품절돼 맥이 끊긴 1세대 음악을 불러와 추억을 역사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1세대 음악가들을 인터뷰하는 출판물도 준비하고 있다. 조만간 팟캐스트도 계획중이다.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장점과 비결은?
영기획을 시작하면서 미공개트랙을 씨디로 제작해 나눠줬는데 SNS에 인증샷이 올라오면서 의외로 반응이 뜨거웠다. 처음에는 유통채널로만 이용하려던 SNS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근데 SNS의 비결은 그저 끊임없는 소통이다. 한마디로 품이 많이 든다. 하지만 팬베이스라서 여차하면 유통까지 책임져 줄 수 있는 엄청난 채널이다. 영기획의 경우 50% 이상이 소셜미디어로 유입돼 더 신경을 쓰게 된다.

앞으로 영기획이 하고 싶은 일은?
내가 좋아하는 음악과 음악가가 지속되고 새로운 음악이 계속 수혈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영기획을 시작했다. 씬의 위상이 갑자기 올라가거나 이런 건 바라지 않지만 수평적으로 지반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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