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뉴스스탠드, 언론판도 변화가능성 ‘점화’
네이버 뉴스스탠드, 언론판도 변화가능성 ‘점화’
  • 이동익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2.12.2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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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신문 80~90% 트래픽 저하 우려
…생존·대응 전략 마련에 부심

[The PR=이동익 기자] 언론사들이 2013년 새해를 앞두고 깊은 시름에 빠졌다. 이유인즉슨 네이버가 내년부터 그동안 선정성 기사 제목으로 문제가 됐던 ‘뉴스캐스트’를 폐기하고 ‘뉴스스탠드’로 개편하기 때문이다.

▲ 2013년 1월부터 네이버 메인에서 서비스될 뉴스스탠드 서비스 화면.

네이버는 지난 10월 19일 명동 전국은행연합회 국제컨벤션홀에서 뉴스스탠드 설명회를 열고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네이버가 새롭게 개편하는 뉴스스탠드는 그동안 언론사들의 개별적인 기사 헤드라인을 노출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기사보다는 ‘언론사 로고’를 전면에 내세운다. 네이버 초기화면 중앙에 ‘52개의 언론사 로고’를 게재해 이용자들이 직접 언론사를 선택해 받아볼 수 있게 했다.

이용자가 언론사 아이콘을 클릭하면 ‘와이드 뷰어’라는 별도의 창이 생겨, 홈페이지의 편집 스타일을 그대로 반영한 20여개의 기사가 노출되게 된다. 이용자는 네이버 로그인 여부와 상관없이 뉴스스탠드를 통해 직접 노출하고 싶은 언론사를 설정할 수 있다. 즉, 이용자에게 언론사 선택권을 맡겨 네이버는 온라인 가판대 역할만 하겠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일단 이용자의 혼란을 막기 위해 기존 뉴스캐스트와 병행할 방침이다. 뉴스캐스트를 기본화면으로 노출하되, 캠페인 프로모션을 통해 자연스럽게 뉴스스탠드로 설정하도록 안내할 계획이다.

언론사들, “거대 포털이 횡포 부리고 있다” 울상

네이버의 뉴스스탠드 개편에 대해 언론사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상의나 협의 없는 일방적 통보라는 데에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A 언론사 관계자는 “네이버가 거대 포털로서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매번 언론사와 동반자라고 말하면서도 형식적인 설명회만 개최하고 상생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B 언론사 관계자도 “갑작스런 발표로 처음엔 ‘멘붕’ 상태였다”며 “다른 언론사들과 함께 내부적으로 압박도 했었지만 네이버는 그대로 가겠다는 입장이다”고 어수선한 언론계 분위기를 전했다.

사실 언론사들의 이같은 반발은 뉴스스탠드 개편에 따른 트래픽 저하 우려가 주된 이유다. 그동안 뉴스캐스트는 하루 평균 1500만명이 이용할 정도로 광고와 직접적인 연관이 되는 언론사들의 트래픽 상승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에 언론사들은 뉴스캐스트에 매몰돼 기사내용과는 상관없이 선정적이거나 낚시성 제목을 달기 시작했고, 이를 통해 광고와 직접적인 연관이 되는 자사 트래픽을 쉽게 늘려왔다.

▲ 2009년 1월에 오픈해 현재에 이르고 있는 네이버 뉴스캐스트는 언론사들에겐 트래픽을 올릴 수 있는 주요 통로로 활용됐다. 때문에 언론사들의 과도한 경쟁이 벌어져 '충격','경악' 등 선정적인 헤드라인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때문에 주요 언론사들은 이번 뉴스스탠드 개편으로 자칫 광고수익에 타격을 받을까 부랴부랴 대책마련에 고민하는 모습이다. 한 메이저 언론사 관계자는 “네이버의 뉴스스탠드 개편으로 현재 혼란스러운 것은 맞다. 내부적으로 트래픽 시뮬레이션을 돌리며 대응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며 “각 매체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메이저 언론사는 30~40%, 인터넷 매체들은 80~90% 트래픽 하락이 예상돼 이들은 생존 자체를 걱정할 처지에 놓여 있다. 평균적으로 광고매출이 3분의 1정도 줄어들 것 같다”고 매출 하락에 대한 우려감을 토로했다.

각 언론사들이 내건 대책마련은 네이버 의존도를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네이버에 맞서 언론사끼리 연대해 공동대응을 논의하는 한편, 언론사별로 트래픽 전략을 세워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SNS, 블로그,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독자와 접점 포인트를 다양화하거나 콘텐츠 제휴로 트래픽을 모은다는 전략이다. 일례로 중앙일보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지난 2010년부터 ‘JoinsMSN’라는 자체 포털을 운영하고 있고, 한국경제와 머니투데이도 인터넷 업체를 인수해 트래픽을 높이고 있다. 일부 언론사들은 스마트기기의 인기에 힘입어 자체 모바일 어플을 개발해 뉴스콘텐츠를 공급하고 있지만, 기존 네이버로 인한 트래픽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 뉴스스탠드의 언론사를 선택하면 와이드뷰어가 팝업으로 열린다. 이용자들은 이제 스스로 뉴스스탠드 와이드 뷰어에서 'my 언론사'를 설정해 언론사를 선별할 수 있다.

네이버, “트래픽 감소는 우리도 마찬가지”…부담 안고 개편하는 것

뉴스스탠드 개편으로 촉발된 언론사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네이버는 ‘적반하장’이라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사실상 각 언론사들의 그간의 트래픽은 네이버에서 만들어 준 것이지 않느냐”며 “기존 뉴스캐스트도 네이버의 트래픽을 언론사들과 나눠보자는 뜻에서 만든 것이다. 다만 이번 개편은 언론사들의 경쟁으로 인해 이용자 불만이 발생해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감행한 것이다”고 개편 배경을 밝혔다.

언론사들이 제기하는 트래픽 감소 우려에 대해서는 “서비스 초기에는 기존보다 트래픽 감소는 분명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트래픽 감소는 언론사뿐만 아니라 네이버도 마찬가지다. 언론사에서 이를 두고 횡포라고 말하면 우리도 억울하다. 97개에 달하는 언론사가 나눠서 갖는 부담을 네이버가 혼자 떠맡고 가는 것이다”고 항변했다. 이어, “메이저 언론사도 그동안 매체를 구분할 수 없어 기존방식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며 “네이버가 이용자를 우선해야지, 언론사를 고려해 서비스를 진행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네이버의 뉴스스탠드 개편으로 경쟁업체인 포털사이트 다음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한 언론사 관계자는 “기존 기사제목 노출 방식에 익숙한 이용자들이 뉴스설정의 번거로움으로 인해 대거 다음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네이버가 언론사와 월정액 개념으로 콘텐츠 제휴를 맺는 것과 다르게 다음은 해당 기사 콘텐츠에 대한 광고 수입을 언론사와 나눠 갖는 방식이라 이용자 이동은 언론사들에겐 그리 나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단순 트래픽 유치는 의미 없어…양질의 차별화된 콘텐츠로 승부해야

이번 네이버 뉴스스탠드 개편에 대해 전문가들은 그동안 언론사들의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자초한 결과라는 의견이 많다. 언론사들도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그동안 여러 문제가 있었다는 것은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 경제지 관계자는 “그동안 언론사들이 변화에 대비해 전략적으로 준비하지 못한 결과, 단순 트래픽 유치를 위해 여러 부작용이 생겨났다”며 “이번 개편으로 인해 당장은 타격을 입겠지만 결국 정도로 접근해야 한다. 포털의 개편에 상관없이 언론의 역할을 다하는 양질의 콘텐츠로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 인터넷 매체 관계자도 “기존 매체 중 일부가 마이뉴스 설정 캠페인 전개, 연예기사 노출 등 갖가지 편법을 동원하며 트래픽을 높이려고 하고 있지만, 낚시 경쟁이 사라지는 뉴스스탠드에는 자칫 독자들에게 버림받을 수 있어 조심스럽다”며 “트래픽 감소를 감수하더라도 차별화된 콘텐츠를 마련해 정면 승부한다면 뉴스스탠드가 오히려 충성 독자를 많이 확보할 수 있는 루트로 클릭당 단가가 높아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언론 관계자도 “사실 트래픽 유치 전략은 바람직한 전략은 아니다”며 “현재 네이버로 통하는 트래픽이 절대 다수이지만, 언론입장에서는 의미가 없는 트래픽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개편을 통해 네이버를 통하지 않고도 충성 독자를 확보하는 기회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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