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기’에 빠진 중국 솔로들
‘흔들기’에 빠진 중국 솔로들
  • 이동익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3.01.0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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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식 新소통방식 ‘웨이신’, 젊은층에 ‘쉐이크(Shake)’ 열풍 일으켜

[더피알=이동익 기자] 크리스마스를 앞둔 지난해 12월 SNS와 주요포털은 SNS를 이용한 신개념 대규모 미팅인 솔로대첩이 매일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온라인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주요 언론들도 이를 대대적으로 다루기도 했다. 인기 레이싱걸인 이예빈도 참석의사를 밝히는 등 솔로대첩은 크리스마스를 앞둔 솔로들에겐 한줄기 구원의 빛과도 같았다.

이를 반영하듯 행사당일 24일 여의도공원은 한파 속에도 불구하고 3000여명이 모였다. 다만, 기대와는 다르게 남성들만 가득했다. 행사 이후 트위터엔 졸속행사로 끝나버린 솔로대첩 관전평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경찰이 제일 많았고, 다음 비둘기, 그 다음이 남자, 그리고 여자.”

화제를 모았던 솔로대첩의 실패 원인은 뭘까? 디지털시대 대세로 떠오른 SNS로 촉발돼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지만, 정작 방식은 아날로그였다는 점이다. 8.90년대에나 통할 “저기, 시간되시면 차라도 한잔…”으로 맘을 표현했던 것. 한국의 이같은 ‘인연찾기’ 행사가 지극히 아날로그 방식이었다면,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선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신’의 흔들기 기능이 솔로탈출에 단단히 한몫하고 있다.

▲ 중국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

한국은 카톡, 중국은 ‘웨이(微)질’

웨이보(微博, 블로그)에서 시작된 중국의 ‘웨이(微)’열풍이 중국인들의 생활전반 깊숙이 침투했다. 웨이샤오슈오(微小说, 소설), 웨이디엔잉(微电影, 영화), 웨이뤼싱(微旅行, 여행) 등에 이어 모바일메신저인 웨이신을 활용한 인연찾기의 인기가 뜨겁다. 인터넷이 ‘사회화 미디어’로 자리 잡아 중국인의 생활방식, 감정 전달 및 인간관계까지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웨이신은 중국 최대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텐센트(腾讯, TENCENT)가 2011년 1월에 출시한 모바일 메신저다. 이후 3개월 만에 500만명 가입자수를 기록했고 같은해 11월엔 5000만명을 넘어 중국 내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다운로드 횟수는 중국 전체 애플리케이션 가운데 2위로 1억8000만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웨이신이 이처럼 급속도로 인기를 끈 이유는 위치기반 서비스인 LBS기술을 이용한 ‘흔들기(Shake)’, ‘병편지’ 기능의 영향이 크다.

▲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신은 흔들기(shake), 병편지 기능으로 중국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웨이신의 흔들기 기능은 독특한 친구찾기 서비스로, 휴대폰을 흔들면 1km 이내 같은 시각 휴대폰을 흔든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폰을 흔든 사람들끼리 서로의 정보가 떠 서로 연락이 가능하게 만들어 현실적으로 많은 청춘남녀들이 이를 통해 교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맘에 드는 이성이 나타나면 자신의 휴대폰을 흔들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아울러 메시지를 담은 병을 다수 이용자가 볼 수 있는 바다에 빠뜨리면 그 병을 주운 사람이 메시지를 읽고 답장을 보낼 수 있는 ‘병편지’ 기능도 인기다. 최근엔 ‘흔들어 사진 전송’ 기능이 추가돼 이용자들이 저장해둔 사진을 휴대폰으로 전송 할 수도 있다.

코트라 칭다오무역관 김주철 차장은 “실제로 중국내 많은 젊은이들이 웨이신의 흔들기 기능을 이용해 이성을 만나 교제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중국 대도시에는 ‘웨이신 때문에 부킹하는 젊은이들이 없어 클럽 매출이 줄어들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웨이신은 젊은이들 사이에 헌팅의 주요 필수품이 되었다”고 전했다.

중국 대세 웨이신에게 도전장 내민 ‘라인’

웨이신의 이런 괄목한 성장은 중국의 애플리케이션이 세계시장의 문턱을 넘지 못한다는 기존의 여론을 불식시키기도 했다. 웨이신을 서비스하는 텐센트는 중국을 넘어 해외시장도 노리고 있다. 웨이신 해외판인 ‘위쳇(wechat)’은 동남아, 유럽과 미국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중광촌 온라인이 발표한 웨이신 다운로드 횟수는 1700여만 건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이 웨이신에 도전장을 내밀어 주목된다. NHN은 지난해 12월 12일 자사 모바일 메신저인 라인을 ‘连我(리엔워)’라는 브랜드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13억 중국 대륙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웨이신과 맞붙는 라인은 다양한 표정들의 이모티콘을 내세우고 있다. 또 웨이신이 아직 서비스하고 있지 않은 모바일 게임을 지원해 웨이신과 맞선다는 전략이다.

한편, 국내에서는 웨이신의 흔들기 기능을 당분간 사용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 관계자는 “현재 국내는 블루투스 기반으로 서로 폰끼리 부딪쳐서 친구추가가 가능한 범퍼기능이 있다”며 “단지 폰을 흔드는 것만으로 멀리 있는 사람과 친구 추가가 가능한 기능은 아직 없다. 당분간 이와 비슷한 기능을 새롭게 추가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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