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 불황, ‘현대사 열풍’이 돌파구 되나
출판계 불황, ‘현대사 열풍’이 돌파구 되나
  • 이슬기 기자 (wonderkey@the-pr.co.kr)
  • 승인 2013.01.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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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NO’…젊은 여성층 위주 자발적으로 불붙어

#. 지난주 구간 판매량을 살피던 돌베개출판사 마케팅팀은 눈에 띄는 현상을 발견했다.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1988년에 출간된 <다시 쓰는 한국 현대사>(박세길)의 약진이 도드라진 것. 꾸준히 판매되던 책이긴 했지만, 연말부터 약 2주 동안 판매량이 2011년 한 해 동안의 판매량을 육박한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더피알=이슬기 기자] 18대 대선 후 현대사 관련도서를 찾는 손길이 급증하고 있다. 젊은층이 주도하고 있는 이 흐름은 별다른 마케팅 없이 자발적으로 일어난 열풍이라 온라인 서점, 출판사 등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 서울시내 한 서점의 인문도서 매대.

인터넷 서점 예스24가 대선 전, 후 2주간의 판매량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사 세트>(한겨레/한홍구), <특강:한홍구의 한국 현대사 이야기>(한겨레/한홍구),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웅진지식하우스/서중석), <다시 쓰는 한국 현대사>(돌베개/박세길) 등 현대사 관련도서 판매는 대선을 전후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주 구매층은 20~30대 여성들이었다. 알라딘, 교보문고가 내놓은 결과도 이와 비슷했다.

이에 대해 알라딘 관계자는 “총선 등 다른 선거에서는 나타난 적이 없는 이례적인 현상이다. 대선을 기점으로 20~30대를 중심으로 현대사를 알아야겠다는 자각이 생긴 것 같다”고  평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 도서의 급증이 별도의 마케팅이나 기획 없이 자발적으로 일어난 움직임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출판계 관계자들도 지금과 같은 현상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따로 코너를 신설하는 등 별도의 마케팅이 없었음에도 대선 전 판매량의 두 배 이상 판매가 되고 있다”며 “대선 후 자연스럽게 현대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매출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고 전했다.

돌베개출판사 관계자는 “박세길의 <다시 쓰는 한국 현대사>는 90년대 대학을 다닌 이들에게는 ‘다쓰현’ ‘다현사’ 등으로 불리며 현대사의 교과서로 통했지만, 아무래도 출간된 지 30년이 넘다보니 수정이 필요한 부분들도 있다. 꾸준히 판매가 된 스테디셀러이긴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 별도의 마케팅은 하지 않는데, 판매량이 급증해 반갑기도 하지만 다소 의아하기도 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 현대사 관련도서를 구입해 보고 있다는 강은정(29·여)씨는 “역사공부가 정규교육에서도 뒷전이었던 세대”라며 “특히 근현대사는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라 막연하기만 했는데, ‘나꼼수’나 대선후보 검증과정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와서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궁금해서 책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정치권의 보수와 진보의 공방에 앞서 내가 정확한 사실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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