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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경악’ 남발한 언론사들 딱 잡혔다
‘충격’ ‘경악’ 남발한 언론사들 딱 잡혔다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3.01.11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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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따로, 기사 따로…‘낚시성 기사’ 줄줄이

▲ 이준행씨가 지난 4일 개설한 ‘고로케(hot.coroke.net)’ 사이트.(해당 사이트 캡쳐)

[더피알=서영길 기자] ‘충격’적이거나 ‘경악’할만 사건도, 또 ‘헉’ 하거나 ‘숨막힐’ 만한 내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낚시성 제목을 단 언론사들을 한 자리에 모아 볼 수 있는 사이트가 만들어 졌다.

지난 4일 프로그래머 이준행씨가 만든 ‘고로케(hot.coroke.net)’란 이름의 사이트가 그것. 이 사이트는 포털에 올라 온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제목들 중 ‘충격’ ‘경악’ ‘속보’ ‘헉’ ‘알고보니’ ‘숨막히는’ 등의 단어로 나눠, 어떤 언론사가 이런 단어들을 가장 많이 남발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이씨에 따르면 각 언론사들이 클릭수(트래픽)를 높이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일명 ‘제목 낚시질’에는 ‘충격’이란 단어가 가장 많이 쓰였다. 지난 1일~11일(오후 3시 현재) 기간 중 해당 사이트에 검색된 충격적인 기사 제목들은 총 316개였고, <중앙일보>가 가장 많은 충격적 제목을 쏟아냈다.

이 기사들을 보면, ‘귀여운 팬더 온 몸 털 깎았더니…충격 반전’<중앙일보> ‘갑부 얼짱 딸 충격고백 나는 태어날 때부터’<매일경제> ‘라리사 “성공하려면 성접대해야…” 충격 발언’<동아일보> ‘절도 들킨 30대 임산부, 할머니 폭행 충격’<중앙일보> ‘北 사모님, 아들 주려고 영양제를…충격’<매일경제> 등 대체로 선정적, 자극적이었고, 기사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제목도 허다했다.

같은 기간 중 충격 다음으로 낚시질에 많이 쓰이는 단어는 ‘경악’과 ‘헉’(각 121건) 이었다. <중앙일보>는 충격에 이어 경악하는 기사도 가장 많이 쏟아냈고, 헉소리 나는 기사는 <매일신문>이 가장 많았다. 특히 <매일신문>은 오늘 하루에만 6건의 ‘헉’ 하는 기사를 양산했다. 제목도 ‘키보드 팔렸나요 에릭 “헉~알고 보니…”’ ‘한지우 11자 복근 “요즘엔 11복근이 유행? 헉…”’ ‘여대생 15% 짝짝이 다리 도도한척 다리 꼬다가 헉…’ 등의 가십성 기사였다.

이와 함께 ‘알고보니(99건)’ 경쟁도 언론사 사이에서 치열했는데, 가장 많이 알아낸 언론사는 <동아일보>였다. 대체로 ‘자살 막은 꿀벅지 협객녀 알고보니…’<동아일보> 같은 식이었다. 또 ‘속보(49건)’ 면에선 <경향신문>이 가장 많았다. 속보라고 제목 붙은 기사 또한 ‘[속보]고영욱 구속…미성년자 성추행 혐의’<경향신문> 등의 연예·가십 기사가 많았다.

해당 사이트를 만든 이씨는 이들 언론사가 이같은 단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나름의 주석을 붙였다. 충격이란 단어에는 “부디 꼭 클릭해달라고 독자에게 간곡하게 부탁하거나 독자를 낚아보기 위해 언론사가 기사제목에 덧붙이는 일종의 ‘주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속보를 제목에 붙이는 이유에 대해선 “언론사가 자기 기사를 포털 검색어 순위에 올리기 위해, 또는 독자로 하여금 클릭하지 않으면 소식에서 뒤쳐질 것만 같은 두려움을 주어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기사제목에 덧붙이는 일종의 ‘마법주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언론사들의 행태에 대해 이씨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rainygirl_)을 통해 “집계 결과가 저지경이니 메시지 전달은 충분히 된 것 같다”며 “중앙 일간지 현직 기자들과 나름 사회 지도층부터 저널리스트들까지 책임 있는 분들은 (해당 사이트를) 거의 다 봤다. 이분들 위주로 이제 우리 사회 ‘언론’이라는 녀석에 대한 나름의 고민들을 각자 하고 계실거라 생각한다”고 적었다.

아울러 이씨는 “상위를 차지한 언론사들은 이제 어찌 할 것인지,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기사와 언론은 무엇인지, 왜 사람들이 이 사이트에 열광하며 좋아하는 것인지, 모두들 곰곰이 사유해보셨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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