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콘텐츠 전쟁’ 돌입하나
네이버-카카오, ‘콘텐츠 전쟁’ 돌입하나
  • 이동익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3.01.1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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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내세운 카카오에 ‘무료’로 반격하는 네이버…주도권 어디로?

[더피알=이동익 기자]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가 무료로 유통되는 왜곡된 콘텐츠 시장을 바꾸겠다며 야심차게 내놓는 ‘카카오페이지’가 난항을 겪게 됐다. 네이버가 오는 15일부터 무료서비스로 네이버 웹소설을 내놓기로 하면서 유료 콘텐츠 플랫폼에 제동이 걸린 것.

▲ 올해 1분기 출시 예정인 카카오페이지

11일 업계에 따르면 NHN은 PC와 모바일에서 소설을 연재 형태로 읽을 수 있는 ‘웹소설’ 서비스를 15일 발표한다. 네이버 웹소설은 기존 네이버 웹툰 플랫폼과 비슷한 형태로 콘텐츠는 판타지·무협·로맨스 등 장르문학에 한정했다.

NHN은 장르문학이 두터운 마니아 독자층을 보유하고 있어 시장성이 확실하다는 판단하에 현재 콘텐츠 수급을 위해 전자책 출판사 등에 공문을 보내 기성 작가의 콘텐츠를 요청하고 있다. 또 공모전을 열고 신인 작가 발굴에도 나섰다.

NHN 관계자는 “현재 출판시장이 안 좋은 상황이다 보니, 출판사마다 호의적인 반응이다”며 “네이버 웹소설 서비스가 소설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장르소설의 활성화를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무료 콘텐츠 고수하는 네이버, 업계 시장 죽이는 행위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지난해 말 한국신문협회의 뉴스콘텐츠 가이드라인 발표에 이어 카카오페이지 출시로 촉발된 콘텐츠 유료화 논의로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일고 있는 마당에 네이버가 찬물을 끼얹었다는 우려 섞인 시각도 있다.

아울러 업계에선 네이버 웹소설이 유료 플랫폼 카카오페이지를 정면으로 겨냥해 무료 서비스를 내놨다고도 보고 있다. 카카오페이지가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콘텐츠에 대한 최저가격제를 도입하는 등 유료화 정책에 강력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 카카오페이지 유통구조

카카오페이지는 카카오 자체 저작툴(웹디터)을 활용해 디지털 콘텐츠를 누구나 쉽게 제작·판매할 수 있는 구조로, 콘텐츠 공급자에 대해 수익의 50%를 제공한다. 구글과 애플이 마켓 수수료로 30%를 가져가고 나머지 20%만 카카오가 갖는다. 콘텐츠 저작자는 연회비를 납부하고 등록 승인이 나면 콘텐츠 수에 대한 제한 없이 제작과 판매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그동안 포털에게 헐값으로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면서도 ‘트래픽 유치’ 때문에 숨죽이고 있던 언론사들은 카카오페이지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언론 관계자는 “그동안 포털 네이버가 뉴스 콘텐츠를 싸게 구입하면서도 뉴스 제휴를 무기로 언론사들을 맘대로 주무르고 있었다”며 “포털보다 파급력이 더 높은 카카오페이지가 생긴다면 네이버의 독과점 행태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웹소설의 주요 콘텐츠가 될 전자책 출판사들도 콘텐츠 공급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 전자책 출판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출판이나 전자책 시장에는 관심 없고 자기 시장만 키우려 한다”면서 “네이버가 지난해 전자책 사업을 의욕적으로 하다가 실패하자 무료로 트래픽을 늘려 보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이어 “기존 언론사들이 포털 트래픽에 매몰돼 네이버에 종속됐다”면서 “콘텐츠 사업자에겐 콘텐츠가 생업이다. 포털의 무료 콘텐츠 정책은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도 “네이버 웹툰이 양적으로는 성장했을 수 있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일부 스타 작가 외에는 수많은 작가들이 형편없는 고료를 받으면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며 “네이버 웹소설 역시 작가들에게 헐값으로 콘텐츠를 사들이고 트래픽 상승을 미끼로 이용자들에게 무료로 배포해 포털만 배부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NHN 관계자는 “(카카오스토리 출시와) 시기적으로 비슷해진 것 뿐(유료 플랫폼) 카카오스토리를 의식해 네이버 웹소설을 내놓은 것은 아니다”며 “콘텐츠 부분에 대해서는 오는 1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웹소설 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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