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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가 헬스커뮤니케이션인가?
어디까지가 헬스커뮤니케이션인가?
  • 유현재 (hyunjaeyu@gmail.com)
  • 승인 2013.01.14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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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재의 NOW 헬스컴

이번호부터 ‘유현재의 NOW 헬스컴’을 시작합니다. 이 칼럼은 ‘헬스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독자 이해도와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된 코너입니다. 최근 헬스커뮤니케이션의 트렌드 및 이슈 등을 조명함으로써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건강한 소통인 헬스커뮤니케이션의 참 의미를 전달코자 합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더피알=유현재] 헬스커뮤니케이션(Health Communication. 이하 헬스컴)에 대한 정의는 연구자와 출처에 따라 다양하겠지만, 대체로 ‘건강과 관련된 인간의 모든 행위들 가운데 커뮤니케이션, 즉 소통이 담당할 수 있는 영역을 다루는 학문’ 정도의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하지만 헬스컴이 우리나라에서 비롯된 학문도 아니고, 그렇다고 외국에서도 오랜 역사를 지닌 분야는 아니기에 헬스컴이라는 용어를 접해도 그 정의를 쉽게 떠올리는 사람들은 많지가 않다.


실제 필자가 ‘헬스커뮤니케이션 전공’이라고 적힌 명함을 내밀었을 때 상대방이 보이는 가장 흔한 반응은 “아하~ 건강과 관련된 무언가를 하시나 봐요”라든가, “보건 쪽에 계시나 봅니다” 등이다. 무엇보다 기쁜 점은 명함을 받아든 대다수가 “어쨌든… 참 좋은 학문을 하시네요”라는 말을 전해온다는 것이다.

이후 이어지는 대화 속에서 필자가 수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예를 들어 ‘자살예방 웹사이트 및 온라인 광고 제작을 위한 효과적 메시지 개발’이나 ‘식품의약품 안전청의 대국민 기관 신뢰도 개선방안 연구’ 등을 말하면, “그래요? 그런 주제도 헬스컴입니까?”라고 되묻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같은 상황을 경험하면서 서로가 질문하게 되는 핵심 화두는 바로 ‘과연 어디까지가 헬스컴이며, 어디까지 확장될 것인가?’일 것이다.

헬스컴 관련 서적에 헬스컴의 주요 특성들로 정리돼 있는 요소 가운데 하나가 ‘멀티페시티드(Multifaceted)’, 즉 다방면의 특성을 아우르고 있다는 점이다. 헬스컴 분야는 특정한 단일 학문이나 분야에만 배타적으로 연관돼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학문들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을 맺으며 발전해 왔고, 현재도 진화하고 있는 소위 ‘다방면적 학문’이라는 뜻이다. 실제 책에서 헬스컴은 홍보학, 보건학, 의학, 약학, 생리학, 광고학, 신문방송학, 심리학, 행정학, 국제관계학 등 대단히 다양한 학문들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며 연구된다고 밝혀져 있다.

헬스컴은 다방면적 학문…다양한 학문과 밀접하게 연관

그렇다면 헬스컴 연구자들은 도대체 어떤 근거로 이처럼 다양한 분야 및 수많은 개념, 원칙들이 헬스컴에 적용되며 공생발전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일까? 과거에도, 지금도 헬스컴이 다루는 주제들이 언제나 다방면적으로 영역 확장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이는 최근 헬스컴이라는 이름 아래 연구되고 있는 주제들을 살펴보면 이해될 수 있을 듯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헬스컴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토론하는 대표적 그룹인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회장: 김영욱 이화여대 교수)가 주관하는 세미나와 학술대회의 콘텐츠를 살펴보면 영역의 다양성과 확장성을 관찰할 수 있다.

초기 헬스컴이 다루는 주제들의 상당 부분은 각종 질병을 중심으로 하는 논의, 즉 질병의 예방 및 치료에 대한 대국민적 홍보와 금연 및 음주 등 소위 건강 위험 행동에 대한 개인과 집단의 태도, 행동에 대한 분석 등이었다. 하지만 최근 진행되는 헬스컴 논의에는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주제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2012년 11월 24일 개최된 학회 추계 세미나에서는 OECD 국가 중 최고 자살률을 수년 째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짚어보는 ‘자살관련 보도의 형식과 내용에 관한 연구: 기사유형 및 필자유형 등에 따른 권고안 준수여부’, 분쟁은 다양하고 해결책은 요원한 의료 사고의 현실을 다룬 ‘의료사고 보도와 제 3자 효과 분석’, 전 국민의 관심사가 돼버린 몸무게와의 전쟁을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는 ‘다이어트 행동요인에 관한 연구-계획된 행동이론을 중심으로’를 비롯해 건전한 국제관계의 설정과 발전방안을 토론한 ‘2012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를 통해 본 국제 외교커뮤니케이션의 모든 것’과 원자력 시설의 설치에 대한 개인의 반응을 연구한 ‘위험 지각과 개인의 위험성향이 위험 수용에 미치는 영향: 삼척 원자력 발전소 유치이슈를 중심으로’ 등의 주제들이 각계 연구자들에 의해 발표됐다.

주제의 확장 차원에서 보면, 현재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청소년 자살과 비정상적 다이어트 등이 헬스컴의 영역으로 편입됐음을 볼 수 있다. 또 국가 안전, 인적 및 자연적 재해 등과 관련 있는 핵 안보, 원자력 발전소 유치 이슈 등도 헬스컴이라는 큰 틀 안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최근 헬스컴은 소셜마케팅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인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 lity) 관련 논의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소셜마케팅이나 CSR이 일반 기업들에 애용되고 있는 이면에는 최근 기업들이 전통적인 광고나 홍보 활동의 한계를 경험하고 직시하는 현실이 존재한다. 이런 상황을 배경으로 대안 및 보강책으로 활용되고 있는 소셜마케팅이나 CSR 또한 헬스컴 영역에서 연구되기 시작했다.

기업들이 소위 개인의 건강 및 사회적 건강과 관련된 활동을 적용해 마케팅을 수행할 경우 헬스컴적 논의에 포함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청정원이 진행하고 있는 학교폭력 예방캠페인인 빨간우산 프로젝트, 삼성생명이 후원하는 자궁경부암 및 자살예방 프로젝트 등은 모두 헬스컴 연구자들의 주목을 새롭게 받고 있다. 앞서 언급한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의 세미나에서도 소셜마케팅과 기업의 사회 공익적 활동은 이미 주요한 주제로 논의됐다.

질병 예방 및 치료 홍보 → 소셜마케팅, CSR

헬스컴이 다루는 주제의 지속적 확장은 학문의 영역을 넓히며, 헬스컴에 대한 저변 확대로 이어지는 순기능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헬스컴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할 수 있으며, 이같은 확장과 진화는 대중의 관심을 증폭시키는 결과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존하는 어떤 학문 분야가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들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마는, 특히 헬스컴은 오늘날 벌어지는 다양한 사회현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논의의 다양성을 지속적으로 확장시킬 것이다.

자살과 성형중독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토의되고, 전문의약품의 광고허용 여부와 연예인 등장 의약품 광고에 대한 판단이 논의되며, 게임중독과 학교폭력 예방에 대한 홍보활동이 연구되는 것은 분명 헬스컴이라는 학문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나 사회의 다양성 추구라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이같은 활발한 연구는 서방에서 비롯돼 한국으로 유입된 헬스컴이라는 학문을 주요한 사회 밀착형 미래 학문으로 발전시킴과 동시에, 서방의 그것이 아닌 한국형 헬스컴이라는 명제를 탐구하고 정리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움직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헬스컴의 멈추지 않는 영역확장과 진화를 기대해 본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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