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 단골 톱기사는 ‘연예뉴스’
경제지 단골 톱기사는 ‘연예뉴스’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3.01.15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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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스탠드 9개 경제지 중 대부분이 연예·가십 기사

▲ 경제지 톱으로 실린 기사들.

[더피알=서영길 기자]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올해부터 뉴스캐스트를 뉴스스탠드로 개편한 가운데 경제신문들의 무분별한 톱기사 선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 때문에 언론사들의 ‘낚시성 제목’을 근절하려 도입한 제도가 또 다른 ‘꼼수’를 낳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피알>이 확인해 본 결과, 15일 오후 3시 현재 네이버 뉴스스탠드에 진입한 경제지 9곳 중, 매체 성격에 맞는 기사를 톱으로 내건 언론사는 단 3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6곳은 연예기사나 가십기사를 톱으로 올려 경제지를 표방한다는 언론사 본연의 목적과는 괴리가 있었다.

이같은 경제지들의 행태를 신문 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발행·유료부수 면에서 4위를 차지한 <매일경제>는 ‘김하늘, 거액 스폰서 알고보니…한국이 아닌’이란 제목 아래 연예인과 관련한 기사를 톱으로 배치했다.

그 아래 중간 크기의 기사 또한 홍콩 액션배우 성룡과 관련한 기사였고, 그 밑엔 ‘北 리설주, 주변 男 알고보니…기관총을’이란 제목을 달아 독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했다. 이 외에도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방송인 고영욱에 관련한 기사도 오른쪽 상단에 배치해 놨다. <매일경제>란 언론사 제호가 빠져 있으면 흡사 연예신문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연예, 가십 기사 비중이 높았다. 

매일경제에서 운영하는 종합편성채널 MBN의 톱기사 또한 연예기사였다. 종편사의 홈페이지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연예기사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MBN은 톱기사로 ‘고은아, 동생 ‘근친상간’ 논란 입열다! 사실…’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을 달았다.

이같이 경제지 본연의 성격을 벗어난 현상은 다른 신문사들에서도 엇비슷하게 나타났다. <헤럴드경제>와 한국경제TV는 배우 김래원과 관련된 기사가 톱이었고, <아시아경제>도 마찬가지로 고영욱과 관련된 연예 기사가 메인을 장식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약간의 변칙을 사용해 본연의 임무를 다 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뉴스스탠드에 노출되는 1면 기사는 ‘쓸데없는 스펙 2위 석·박사 학위, 1위는?’이란 제목의 가십성 기사를 톱으로 올렸지만, 링크를 타고 언론사 홈페이지로 들어가면 이같은 기사는 그대로 있되 그 아래 경제지 성격을 띤 기사들이 전진배치 돼 있었다. 즉 홈페이지를 상단과 하단을 나눠 상단엔 뉴스스탠드에 노출되는 가십성 기사를, 하단엔 언론사 성격에 맞는 기사를 나눠놨다.

이런 상황에 대해 조정숙 네이버 홍보실 차장은 “뉴스스탠드는 언론사가 직접 편집을 해 우리에게(뉴스스탠드) 올리는 것이기 때문에, 기사 내용이나 톱뉴스에 대해 우리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라면서도 “하지만 언론사들이 신문 성격에 맞지 않는 연예나 가십기사 혹은 선정적인 기사만 다룬다면 결국 독자들이 ‘마이뉴스’ 기능 등을 통해 그런 언론사들을 걸러낼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조 차장은 또 “독자들의 선택권과 언론사들의 자중하려는 노력이 더해지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결국 좋은 방향으로 바뀔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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