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한 우리나라는 ‘승리의 함성, 하나된 한국’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유쾌한 도전’에 힘이 될 수 있는 응원과 힘을 불어넣을 국민의 염원을 담았다고 한다. 아르헨티나는 ‘종착지, 그것은 영광’이란 슬로건에 우승 염원을 담았다. 독일의 ‘월드컵 우승으로 가는 여정!’, 멕시코의 ‘새로운 챔피언을 위한 시간’ 역시 우승을 향한 속마음을 표현했다. 세르비아의 ‘가슴으로 경기하고 미소로 이끌어라’나 개최국 남아공의 ‘하나의 나라, 무지개 아래 자랑스럽게 하나가 됐다’는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겠다는 각오와 인종 대립 문제를 월드컵으로 승화시키겠다는 의지를 엿보게 한다.
이문종 기자 roy@the-pr.co.kr
기업 슬로건은 불특정 다수의 고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하나의 문구로 강렬하게 표현하고 있다. 따라서 슬로건을 보면 그 기업이 추구하는 경영 방향과 사업목표를 분명히 알아볼 수 있다. 특히 기업 슬로건은 기업을 대변하는 표어이자 이미지 메이킹의 좋은 수단인 만큼 기업 광고에도 자주 등장한다.
삼성화재는 지난 7월 1일 기업 미래 핵심가치를 표현하는 브랜드 슬로건을 기존의 ‘Happy Forever’에서 ‘think NEXT’로 공식 교체하고, 본격적인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들어갔다. 브랜드 슬로건 ‘think NEXT’는 ‘미래를 위한 새로운 생각을 앞서 제안하고 먼저 실천한다’는 삼성화재 기업 핵심가치(BI)인 ‘Innovation(혁신)’ 정신을 담고 있다. 삼성화재는 ‘고객의 미래를 위해 새로움을 실천한다’는 메시지로 새로운 슬로건과 연계해 온·오프라인 통합 캠페인을 전개한다. 오는 9월부터 집행하는 2차 TV 광고, 이벤트 및 프로모션 활동 역시 동일한 테마로 집행할 계획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브랜드 슬로건 개편을 계기로“국내외에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로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이끄는 보험업의 선도자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2020년에는 ‘글로벌 톱 10’으로 진입한다는 비전을 달성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통합LG텔레콤은 지난 7월 1일부터 변경한 새로운 사명 ‘LG U+’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통합LG텔레콤은 지난 6월 15일부터 TV CF를 통해 ‘LG U+’ 기업이미지 광고를 시작했다. TV광고는 ‘-텔레콤’이라는 빙산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이어 빙산 위의 펭귄이 날갯짓을 하며 날아올라 얼음으로 덮인 빙산을 지나 푸른 초원이 펼쳐진 신세계를 향해 날아간다. 이어 펭귄의 모습에 떠오르는 ‘+YOU’로 광고는 끝이 난다. ‘-’와 ‘+’의 명확한 대비 구조로 쉽게 표현하고 있으며, 펭귄의 비상이라는 의외의 화면으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통신사 슬로건 경쟁 치열
광고를 기획한 통합이미지관리팀 송범영 팀장은 “날지 못하는 펭귄이 하늘을 날게 한 것은 고객에게 더 많은 가치를 주기 위해서라면 불가능도 가능하게 만들겠다는 회사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LG텔레콤의 슬로건을 알고 있다면 CF가 알리고자 하는 바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통합LG텔레콤의 슬로건은 ‘Personal Value Provider’로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KT의 슬로건 ‘olleh’나 SK텔레콤의 ‘알파라이징’도 이들이 추구하는 바를 쉽게 알 수 있게 한다. KT의 ‘olleh’는 기존에 없던 신조어로 스페인어 ‘ole’와 맥락을 같이하는 감탄사로서의 의미가 강하다. 또 영어 ‘hello’의 역순으로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는 첫 인사, 또는 역발상을 뜻하기도 한다.
SK텔레콤의 ‘알파라이징’ 또한 신조어다. 기업광고를 통해 처음 소개된 ‘알파라이징’의 ‘알파’는 그리스어 자모의 첫 글자로 ‘첫째가는 것’, ‘처음’이라는 의미를 뜻한다. ‘어떤 미지수’의 뜻으로 ‘+알파’ 등의 표현으로 쓰이기도 한다.
SK텔레콤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세상의 진화를 만드는 ‘+알파 컴퍼니’가 되겠다는 비전을 담아 ‘서로 다른 무엇과 무엇이 만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로 ‘알파라이징’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는 SK텔레콤이 1위 이동통신 사업자로서 고객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이동통신과 다른 영역과의 연결을 통해 산업의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IPE(Industry Productivity Enhancement, 산업 생산성 증대) 영역으로 확장해 나가겠다는 기업의 의지를 담고 있다.
기업 슬로건은 기업 이미지와 비전을 내포하고 있다. 이에 기업이 새로운 각오나 경영목표를 세울 때 슬로건도 함께 발표되는 경우가 많다.
동국제강은 당진 후판공장의 본격 가동과 함께 올해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Proud DK(자랑스러운 동국)’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Proud DK’는 ‘Pride of us, DK(우리의 자부심, 동국)’를 의미하는 말로 55년 철강 역사와 나보다 우리를 생각하는 가족애, 동국인이라는 자부심을 바탕으로 2010년 새로운 도전에 맞서 더 큰 성장을 이루자는 뜻을 담고 있다고 홍보 관계자는 설명했다. 동국제강은 브라질 제철소 등으로 오는 2015년까지 글로벌 철강 1천만톤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올해로 탄생 60주년을 맞은 스포츠용품 기업 헤드(Head)는 브랜드의 탄생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슬로건 ‘Live Light’를 발표했다. 헤드의 새로운 철학인 ‘Light’는 브랜드 창시자인 ‘하워드 헤드’가 나무로 된 스키가 무겁고 불편했던 점을 개선하고자 최초로 가벼운 알루미늄 스키를 개발했던 창조적 정신에서 그 모티브를 찾았다. 헤드는 이러한 브랜드 철학을 바탕으로 보다 쾌적한 라이프스타일과 혁신적인 기능의 진보적인 스포츠웨어를 지향하는 슬로건으로 ‘Live Light’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도전·가치 창출·혁신 강조
신동아건설은 변화와 혁신을 다짐하는 슬로건 ‘One Family, Change Together’를 지난 2월 선포했다. 신동아건설은 ‘하나의 가족으로 다함께 변화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이 슬로건을 선포하고 올해 목표 수주액 1조5000억원을 달성할 것을 다짐했다.
최초로 1조원 매출 달성을 위해 분주한 게임업계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월 창립 10주년을 맞아 ‘글로벌 리더 위메이드, 위메이드의 위대한 도전은 계속된다’라는 새 슬로건을 발표했다. 위메이드는 2010년을 ‘제2의 도약과 변화의 해’로 선포하고 우수한 국내외 문화엔터테인먼트 콘텐츠 확보와 서비스, 전 세계 유수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한 성장동력 마련 및 해외사업 강화, 다양한 플랫폼 및 영역 확장 등을 통해 종합 게임업체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한진해운도 올해 첫 타운홀 미팅에서 변경된 기업 슬로건을 공개했다. 한진해운은 단순 해상운송기업이 아니라 종합물류기업으로서 넓고 거친 대양을 건너 보다 넓은 세상으로 가자는 의미의 ‘Beyond the Ocean’이라는 슬로건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주요 글로벌 기업 슬로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