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탠드, 뉴스 소비자·생산자 모두에게 ‘불편’?
뉴스스탠드, 뉴스 소비자·생산자 모두에게 ‘불편’?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3.02.05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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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편 한달 성과 저조…순방문자 네이버 전체 2% 수준

[더피알=강미혜 기자] 네이버가 ‘낚시성 기사’ 경쟁을 줄이기 위해 지난 1월 1일자로 뉴스캐스트를 뉴스스탠드로 개편했지만 그 성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방문자들의 뉴스스탠드 이용률 자체가 매우 저조할 뿐만 아니라, 언론사들도 연예·사건 기사 등 트래픽 유입률이 높은 기사 위주로 해당 페이지를 꾸미는 탓에 뉴스 콘텐츠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서 뉴스스탠드가 크게 어필되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코리안클릭이 최근 발표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지난 12월 31일부터 1월 20일까지 3주간 뉴스스탠드의 순방문자는 평균 46만명, 페이지뷰는 500만 건에 그쳤다. 이는 주간 평균 네이버 순방문자의 약 2% 수준에 해당되는 것으로, 뉴스캐스트가 네이버 전체 방문자의 50% 가량의 이용률을 보이는 것과 비교해도 상당히 저조한 수치다.

뉴스스탠드에서의 체류시간 역시 평균 1.9분으로 동일 기간 네이버 뉴스 섹션 평균체류시간인 28.0분 대비 턱없이 짧았다. 평균 재방문 일수도 3주 평균 1.3일로 네이버 뉴스 섹션의 평균 재방문 일수 2.5일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스탠드에서 개별 언론사로 넘어가는 페이지뷰도 15%에 불과했다. 이는 뉴스스탠드를 넘겨보긴 하지만 관련 기사를 실제로 클릭하는 비율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뉴스캐스트 체제에서 ‘제목 낚시’로 트래픽을 끌어올렸던 언론사들의 난항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 최근 3주간 뉴스스탠드 순방문자 및 페이지뷰 추이.(자료출처:코리안클릭)

뉴스스탠드 체류시간·재방문일수↓…개별 언론사 유입률도 15%에 불과

시행 초기라고는 하지만 뉴스스탠드에 대한 사용자들의 뜨뜻미지근한 반응은 당사자인 네이버측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인 포털사이트 다음이 메인페이지를 개개의 기사 형태로 노출시키는 것을 유지하기 때문에 네이버 뉴스스탠드에 익숙치 않은 사용자 상당수가 다음측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

네이버측도 이런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뉴스캐스트에서는 언론사 편집권을 네이버가 쥐락펴락한다는 사회적 비난과 제목 낚시에 따른 사용자 불만의 목소리가 컸다”며 “단기간 (네이버가) 손해를 볼 수 있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언론사 편집권을 개별 언론사들에 보장하고 이용자들에게 보다 다채로운 뉴스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네이버 못지않게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이 군소 언론사들이다. 뉴스스탠드는 이용자가 선호하는 특정 언론사를 ‘MY뉴스’로 설정하면 해당 언론사의 기사만 노출된다. 여기에 이용자들의 MY뉴스 설정 수에 따라 순위를 매겨 6개월 단위로 상위 52개 매체가 기본형으로 걸리기 때문에 구독자가 많은 언론사일수록 기사 노출도나 트래픽 유치전에서 훨씬 유리하다.

자연히 유력지에 비해 매체파워나 대중인지도 면에서 뒤떨어지는 군소 언론은 방문자수 급감과 독자 이탈, 이에 따른 광고 유치의 어려움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빠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 인터넷신문 대표는 “뉴스스탠드로 바뀌면서 군소 언론들의 설 땅이 줄어들었다”고 비판했다.

뉴스캐스트에선 기사 제목만 노출돼 매체 간 차이나 매체력 구분 없이 독자 유치가 가능했는데, 뉴스스탠드에선 매체에 따라 독자가 움직이기 때문에 군소언론 입장에선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 이 대표는 “마이뉴스를 설정하라고 하지만 사실상 소수의 고정 팬들을 제외하곤 다수의 일반 사용자들은 잘 알려진 매체 위주로 선별할 것 아니냐”면서 “결국 많이 알려진 언론사, 지명도 있고 영향력 큰 메이저쪽으로 편중될 수밖에 없다”고 쓴소리를 냈다.

군소 언론사들, 트래픽 저하로 심각한 경영난 우려돼

이같은 분위기 속 언론사들은 뉴스스탠드 체제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벌써부터 ‘구독경쟁’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 채널을 풀가동해 ‘○○○을 MY뉴스로 설정해주세요’ 식의 홍보전이 한창이다. 이 과정에서 파워 트위터리안으로 통하는 유명 언론인이 자사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트윗을 계속해서 날리는가하면, MY뉴스로 설정하면 선물을 준다는 구독자 대상 이벤트도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중견 기자는 “신문 구독자 유치를 위해 오프라인 배급소에서 무차별 선물공세를 하던 행태가 온라인으로 고스란히 옮겨왔다”며 “언론이 콘텐츠(기사)로 승부를 걸려고 하기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트래픽 유지, 광고 유치 때문에 구독 경쟁을 벌이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는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뉴스스탠드에 ‘입점’한 기성언론들의 뉴스 연성화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이다. 뉴스캐스트에서 뉴스스탠드로 바뀌면서 이용자 트래픽이 눈에 띄게 줄어들자 언론사마다 온라인판 주요 기사를 연예·사건 기사 등 선정적인 가십거리로 도배해 유입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실제 현재 뉴스스탠드에 이름을 올린 51개 언론사 중 연예·스포츠지는 6곳에 불과한데 연예기사를 톱으로 올리는 곳은 이보다 훨씬 많다. 뉴스스탠드를 도입해 언론사별 특성을 가감 없이 보여주겠다는 네이버측의 의도와 달리, 뉴스스탠드에 맞춰 ‘제목 낚시’ 대신 ‘기사 낚시’라는 ‘꼼수’가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뉴스캐스트 ‘제목 낚시’, 뉴스스탠드에선 ‘기사 낚시’로

상황이 이렇게 되자 네이버 뉴스스탠드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기존 뉴스캐스트 체제에서의 기사 선정성·낚시성이 근절되지 않고, 또다른 문제점이 속속 불거지는 데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속속 올라오는 실정. 특히 군소 언론사를 중심으로 뉴스스탠드 체제에서 빚어질 언론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선 콘텐츠 유통에서 ‘수퍼 갑’인 네이버가 언론사 사정은 고려하지 않은 채 자사 편의대로 정책을 변경했다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는다.

하지만 네이버측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뉴스캐스트의 문제점을 개선코자 뉴스스탠드 서비스를 내놓았는데 시행이 본격화되기도 전에 여러 잡음이 나오는 것을 두고 “너무하다”는 것. 네이버 한 관계자는 “사실 네이버는 뭘 해도 욕을 먹는다”며 “어느 회사건 모든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100%로 반영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니냐”고 항변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뉴스캐스트의 낚시성·선정성도 따지고 보면 언론사들이 만든 것이고, 뉴스스탠드 문제도 언론사들끼리 경쟁하면서 빚어지는 측면이 크다”면서 “뉴스스탠드를 통해 그간 문제가 됐던 언론사 편집권을 언론사로 돌려준 만큼 향후엔 뉴스 구독자들에 의해 자정활동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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