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도 국민도 외면한 축구 평가전
언론도 국민도 외면한 축구 평가전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3.02.0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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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이기면 무한 열광, 지면 무관심…‘승자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더피알=서영길 기자] “대패 한 경기라지만 정말 해도 너무 하네.”

어젯밤 있던 국가대표 축구경기 결과와 분석 기사를 볼 요량으로 오늘 아침 포털사이트를 찾은 직후 튀어나온 말이다.

포털사이트에 가면 당연히 한국 대 크로아티아 전에 대한 기사를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건만, 웬일인지 눈을 씻고 찾아봐도 해당 경기에 대한 기사가 없다. 어젯밤에 경기가 취소된 것으로 착각할 정도다.

무슨 일인가 싶어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크로아티아 전’이라고 쳐 넣은 후에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어젯밤 진행된 경기 결과가 참담했던 것.

지난 6일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은 크로아티아와의 축구 평가전에서 0:4으로 대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자 언론들도 일제히 침묵했다. 경기에 이겼거나 대등한 수준의 경기를 펼쳤다면 포털사이트에 도배 됐을 법한 축구 경기에 대한 기사가 오늘 아침에는 거의 눈에 띄지 않고 있다.

경기가 어땠다는 둥, 누가 활약했다는 둥, 대표팀 전력이 어떠했다는 기사는 물론, 어제 축구와 관련된 가십성 기사 따위도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고 있다.

실제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을 살펴 본 결과(7일 오전 9시 30분 기준), 네이버 뉴스스탠드에 올라온 톱뉴스 59건의 기사 중 대표팀 축구 평가전에 대한 기사는 단 한 건도 없었고, 다음의 경우는 84건의 톱뉴스 중 3건이 전부였다. 국내 양대 포털 톱뉴스 기사 중 고작 2%(총 143건 중 3건)만이 ‘국가대표 A매치 축구경기’ 결과를 다뤘다는 뜻이다. 또 두 포털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도 해당 경기에 대한 검색어가 10위권 안에도 없는 실정이다.

아무리 실망스러운 경기 결과였다지만 언론도 외면하고, 국민들도 외면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질 않으니 소위 ‘클릭장사’가 될 리 없어 언론도 다루지 않고, 언론에서 이슈화를 시키지 않으니 어젯밤 0:4의 형편없던 경기는 그냥 묻히는 모양새다.

철저한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우리의 이런 모습을 보며, 어제 경기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축구 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경기 결과에만 집착하는 이런 현실에,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우스갯 소리가 새삼 떠올라 씁쓸해 하지는 않았을까.

‘관심’ 만큼 좋은 약은 없다. 대한민국을 대표해 나간 선수단에게 지금이라도 언론에서 쓴 소리도 뱉고, 네티즌들이 댓글도 달며 어젯밤 졸전에 대한 관심을 보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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